한겨울 온천욕을 즐기는 부천 SK, 눈 치우기 바쁜 타 구단.
부천 SK가 희희낙락이다. 국내에 남아 있는 타 구단들은 한반도를 강타한 매서운 추위에 오금을 못펴고 있는데 자신들은 외국에서 추위를 잊은 채 차질없이 전력을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천이 겨울 캠프를 차린 곳은 중국 제2의 섬 하이난다오(海南島). 지리적으로 대만보다 밑에 있고 태국보다 약간 위에 있는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따뜻한 남쪽 나라다.
1월 평균 기온은 섭씨 24~29도로 약간 무더운 편. 하지만 동북 아시아를 급습한 한랭전선의 여파로 요즘은 20도 안팎으로 내려가 오히려 훈련하기엔 제격이 돼 버렸다.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부천이 지난 3일 일찌감치 해외전훈에 나섰을 때 '좀 이르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 한반도 일대에 보기 드문 한파가 몰아 닥쳐 국내에 남아 있는 타 구단들이 정상 훈련에 애를 먹고 있는 반면 부천 선수들은 매일마다 숙소 내 노천 온천을 들락거리며 국내에선 꿈도 꾸지 못할 '호사'를 누리고 있다.
'남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란 말은 조금은 정 떨어지는 표현이지만 사실 승부세계에선 맞는 말이다.
"요즘 국내에 남아 있는 팀들은 아마 눈 치우기 바쁠 것"이란 얘기를 들은 조윤환 감독이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야릇한(?)' 미소를 흘린다.
'우리는 잘 나가는데 저쪽은 뭔가 차질이 있구나' 여기는 눈치. 어쨌든 국내 프로구단으로선 처음으로 하이난다오를 찾은 부천 SK는 탁월한 선택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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