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①> 부천시의회 한선재 부의장

날카로운 눈매와 냉철한 판단력으로 정평이 나있는 한선재 부의장,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서 찾는다’는 정치철학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는 그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섹션의 첫 번째 인물로 선정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시의원 당선되기 전 어떤 일을 했었는지

▲ 울산의 모기업인 현대에서 1년여 직장생활을 하고 체육전공을 살려 1년여 교직생활을 했었는데 인기 많고 무서운 체육선생님이었다. 지금까지 교직생활에 몸담고 있었다면 교감까지 했을지도 모르겠다. 부천에는 80년대 중반에 자리를 잡았고 지역에서 유치원, 초중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교육 사업을 했었다.

- 어떤 계기로 정치에 입문하게 됐는지

▲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고 문화부장관을 지낸 박지원 현 국회의원이 당선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소사구를 선택해서 왔었다. 당시 김문수 후보에게 져서 떨어졌지만...

그리고 그때가 지방자치제도 시행 초기단계였다. 지역주민이 대표를 선출해서 자주적이고 독립적으로 지역의 특성을 살려서 경영하는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시민의 대표가 돼서 다리를 놓고 벽돌을 하나하나 튼튼하게 쌓아서 일정 부문 기여하는 것도 참 좋은 일이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시의 모든 정책결정을 의회라는 의결기구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했고 두 가지가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면서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처음 선거에 나왔을 때 주민들이 지역의 대표로 선출할만한 인물을 놓고 판단한다면 당연히 내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선거에서 한 번 떨어지면서 배운 것은 지역주민들과 어울려서 막걸리도 한 잔 마시면서 버무려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장에서 유권자들과 부딪혀서 주민에게 선택이 돼야 내가 하고 싶은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의정활동에서 가장 큰 성과는

▲ 중앙언론사와 한국정책평가원이 선정한 의정대상을 수상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국회의원·기초자치단체장·광역기초의원을 대상으로 한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서 의정대상에 선정된 것이어서 큰 보람을 느꼈다.

부천의 중동·상동 신도시 입주 후, 부천의 전통과 역사가 있는 소사 지역의 기반시설이 취약하고 낙후되어 있었다. 구도시 개발에 대한 고민 속에서 신구도시 균형발전을 위한 공약을 내세웠었다.

2003년도에 신구도심에 대한 정책에 대해 시정 질문을 했는데 마침 시 집행부도 구도시를 재정비하기 위한 20년 이상 된 노후주택비율에 대한 용역을 의뢰한 상태였다. 그렇게 딱 맞아떨어져서 노후주택과 도시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답변을 받았고 또 그게 뉴타운과 맞물려서 공약을 실천하는 결과가 됐다.

소사대공원과 한울빛도서관은 국회의원·도의원 등 공약을 제시한 사람은 많지만 준공을 마무리한 사람이기 나이기 때문에 일복도 있지만 운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구도시에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주차다. 소사가 주차하기 가장 힘든 지역이고 37개 동에서 주차장 보유율이 가장 낮았다. 그래서 주택 복판에 있던 천평의 어린이공원을 재조성하고 지하주차장을 만들었다. 교통사고 위험이나 공해 때문에 빗자루로 내려치면서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열의를 가지고 만들었고 지금은 잘 활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가장 오래 된 소사시립어린이집 확장신축준공, 노선버스 신설, 쓰레기 수거 시간예고제와 요일제 시행, 횡단보도 잔여시간표시기 설치, 하나도 짓기 힘들다는 경로당을 초선 임기동안 3채나 지었다.

의정대상 선정은 초선 4년 동안 여러 가지 균형감각과 합리성, 대안제시에 대한 언론에 대한 평가가 있었고 무엇보다 공약 8가지 사항을 거의 다 마무리 지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스스로 노력해서 이룬 것도 있지만 시장님이나 중앙정부, 국회의원·도의원들이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에 대한 회의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면

▲ 국민과 시민들은 신문·방송·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의식수준이 높아지는데 반해 정치권이 세상의 변화와 시민 의식에 앞서가지 못하고 뒤쫓아 가는 수준에 머무는데 회의감이 든다.

특히 선출직 공직자 또는 의원이라는 지위에 상응하는 품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당에서 충성공천으로 자리를 맡아 비리와 부정으로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스스로도 일반시민과 비교해보면서 ‘과연 내가 시민의 대표로서의 자격과 자질이 있는가’하는 죄의식이 들기도 한다. 한 단계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고 노력하지 않으려면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

그리고 시민들 또한 주권자로서 냉정한 판단으로 정당을 보고 투표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이나 시·도의원들을 뽑을 때 인물과 정책을 보고 선택을 해야 한다. 공천에 있어서도 충성공천, 헌금공천은 과감하게 혁파할 필요가 있다.

-전문성 향상과 자기개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

▲ 전문성과 자기개발에 앞서 유권자인 지역구 시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주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현장중심의 의정활동,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행’이라는 말이 있다. 백번을 듣는 것보다 한 번 직접 보는 것이 낫고 한 번 보는 것보다 직접 체험하고 행하는 것이 낫다는 뜻이다. 이를 행하기 위해서 10년째 동요의 한 소절처럼 ‘아침에 일어나 동네 한 바퀴’를 실천하고 있다.

또 시민들의 다양하고 복잡한 요구에 부응하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행정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관료들과의 경쟁해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공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래서 관련 서적을 찾아 읽고 신문이나 방송매체의 논설이나 토론프로그램을 통해 합리성과 균형감각을 갖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 정부 때는 민주화와 시장경제에 대한 서적을, 참여정부 때는 변화와 혁신에 대한 서적을 찾아 읽었다. 현 정부가 출범하고 실용과 선진화에 관한 정책과 이념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서울대학교 박세일 교수가 쓴 ‘대한민국 선진화전략’이라는 책의 내용과 생각을 같이 하고 있다.

- 인생이나 정치에 있어서 의원님의 멘토는

▲ 신앙을 통해서 삶의 지혜와 방향, 행동해야하는 양식을 쌓아가고 있고 정치적으로는 박지원 국회의원과 지역구의 배기선·원혜영 의원 등 지역의 선배님들에게 조언을 얻고 있다.

- 요즘 관심 갖고 있는 의정활동 분야는

▲ 부천시의 현안 사업인 뉴타운 사업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뉴타운 사업은 빨리 추진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이지만, 지금 뉴타운은 너무 성급하게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주민들은 용적률이 낮아서 사업성이 없다는 불만이 많은데 부천시의 경우 땅이 좁고 인구가 많기 때문에 좁은 땅에 몇 명의 인구가 살아야 적합한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용적률이 높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부담이 더 들더라도 문화와 복지시설이 많은 좋은 환경에서 오래 살아갈 고민을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답게 사는 동네를 만들려면 용적률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부천시 발전을 위해 당부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 부천시는 시세가 유사한 수원, 성남, 고양, 용인의 수도권 4대도시들과의 경쟁력에서 빈약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앞서가는 도시였는데 도시발전의 기본인 세수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수원, 용인, 성남은 2조원의 세수를 가지고 쓰는데 우리는 1조3천억원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세수를 늘리고 세출을 줄이는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천시에는 유능한 공무원들이 많다. 지역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지자체가 발전하려면 공무원과 의회가 발전하고 또 시민들이 호응해주고 관심을 가져주셔야 수도권 도시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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