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④> 부천시의회 김승동 건설교통위원장


시민들의 편안하고 안전한 삶, 그리고 ‘행복한 스물 네 시간’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말하는 부천시의회 김승동 의원. 진정한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에도 늘 귀 기울이고 있다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의원 당선되기 전 어떤 일을 하셨는지


20년간 지방행정 공무원으로 소신껏 그리고 자랑스럽게 일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자생문학단체 중에 가장 규모가 큰 복사골문학회에서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예술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부천예술포럼을 만들어 복합전시공연을 기획하는 등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초대 이해선 민선시장이 1995년도에 당선되셨는데, 당시 정책담당비서로 핵심역할을 했었습니다. 그때 제가 만든 슬로건이 ‘21세기의 새로운 미래 영상문화도시 부천’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바뀌면서 보직을 박탈당하고 그때 ‘공직에 대한 매력이 다했구나’ 하면서 미련 없이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제가 만들어놓고 나갔던 만화정보센터가 위기에 처하자 도와달라는 요청이 왔고 그동안 애정을 갖고 진행했던 사업이라 다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오직 만화만 생각하며 홀대받고 천대받던 만화를 부천에 머물게 하는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덕에 국제만화가대회라는 국제기구를 창설하면서 본부를 부천에 두게 만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정치에 입문하시게 됐는지


공무원 생활을 그만둘 때, 언젠가는 못다 한 지방행정의 꿈을 꼭 선출직으로 만회하겠다는 다짐을 했었습니다.


저는 행정과 정치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행정학이라는 학문이 정치학에서 나왔듯이 정치가 곧 행정이고 행정이 곧 정치입니다. 두 가지 다 목표는 같습니다. 오직 하나, 시민을 등 따시고 배부르게 하는 것입니다.


시민들의 편안하고 안전한 삶, 행복한 스물 네 시간이 행정이자 정치의 목표입니다. 다만 행정에는 행정의 기술이 정치에는 정치의 기술이 서로 달리 있을 뿐입니다. 저는 그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의정활동 중 가장 큰 성과는


시정을 좀 더 시민들 가까이 가져다 놓는데 애썼습니다. 저도 경험해 왔지만 시 행정은 시민들의 요구를 법적 테두리 내에만 가두어 놓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칫하면 공무원들이 다치기 때문입니다. 그 안전망을 조금 더 시민 쪽으로 당겨놓으면 그만큼 시민들이 편안합니다.


상동신도시에 보면 엄연히 시민들이 공용으로 통행하는 보도가 동서 양쪽에 있는데 한쪽은 시가 설치 운영하는 가로등이 있고 또 한쪽은 가로등 없이 단지 내 조명만 있습니다. 내용을 알아보니 가로등이 없는 곳은 보행자 통로가 아파트 소유의 사도라는 것입니다. 소유가 어떠하든 시가 엄연히 도시계획으로 똑같은 길을 내어놓고는 형평성을 잃은 행정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바로잡기는 했지만 그 불편을 주민들이 5년이나 감수하면서 살았습니다.


이런 사례의 민원을 많이 해결했습니다. 오랜 행정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해결의 실마리, 맥을 짚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것이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진정한 봉사라고 봅니다.


그리고 전국 최초로 ‘시책일몰제 조례’를 발의해 제정했습니다. 집행부의 불필요한 사업들에 대해 의회가 폐지를 권고할 수 있는 견제 수단으로, 아직은 실례가 없습니다만 앞으로 두고 보시면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타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을 하고 있는 시책일몰제 조례는 잘 활용하면 집행부의 정책실패를 사전에 예방할 수도 있고 불필요한 예산의 낭비도 줄일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인생이나 정치생활에 있어서 의원님의 멘토는


이해선 전 시장님입니다. 제가 초대 민선시장님으로 모시면서부터 인연을 맺었는데 정말 존경합니다.


이해선 전 시장이 지금의 말 많은 영상문화단지에 유니버설이나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같은 테마파크를 유치하겠다고 선거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미국을 몇 번 방문해서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최종적으로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워너브라더스였습니다. 워너브라더스 관계자가 부천을 방문해 영상단지를 내려다보고는 ‘지상최고의 위치’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의회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당시 문화산업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무산되지만 않았더라면 도시 전체가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영화, 만화 등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영화인들과 만화가를 만나 간담회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우선순위를 영화에 두고 창설한 것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입니다.


이해선 전 시장은 매사에 판단이 빠르고 생각이 날카롭습니다. 아이디어가 뛰어나고 추진력이 있습니다. 단점이 있다면 남보다 너무 많이 앞서간다는 것일 겁니다.


아마 제가 평생 배워도 다 못 배울 장점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고 무엇보다도 사심이 없는 것이 공인으로서의 양식을 갖추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고, 늘 저의 귀감이 되어주시는 분입니다.


부천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가지신 분으로 지금도 자주 뵙고 조언을 듣고 있습니다.


 


요즘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분야와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늘 문화예술과 문화산업 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지역에서 20여년 문학 활동을 해온 터라 문화예술인들이 곧 저의 지인들입니다. 그분들의 바람과 불편, 어려움을 돌봐드리는 것이 저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시정질문에서도 지적했습니다만 기초예술이 발전하지 않고는 문화도시도 문화산업도 없는 것입니다. 부천이 진정한 문화도시로 거듭나려면 기초예술분야에서 열심히 작업하시는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을 이해해야합니다.


그러한 문화예술 인프라 속에서 문화산업이 발전하도록 해야합니다. 부천은 이미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같은 문화콘텐츠를 산업으로 육성시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들 문화산업의 성장은 물론 부천필 같은 양질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문화산업의 폭을 더욱 넓혀 나가야 합니다.


또 하나 제가 누누이 강조하는 것입니다만, 앞으로의 도시 가치는 그 도시가 얼마나 숲으로 가득 차느냐 하는 것입니다. 나무가 울창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도시, 그런 도시가 각광받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민들의 편의시설은 앞으로 어느 도시나 똑같아집니다. 상하수도 같은 기반시설은 물론이고 아파트나 쇼핑몰, 교통 환경 등 도시가 갖출 기본적인 것들은 시간이 가면 모두 다 갖추게 되어있습니다. 이제는 푸른 숲, 맑은 공기가 도시의 기준 가치가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시대변화를 예측하는 녹색도시를 만드는 일에도 힘을 쏟을까 합니다.


 


부천시 발전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의회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집행부의 사업을 감사나 예산으로 통제하고 견제합니다. 이런 의회에 대한 시선을 이제는 좀 곱게 봐주시고 또 시정의 제 분야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언제든지 의회에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부천의 미래를 위하여, 아니 부천의 현재를 위하여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부천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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