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⑧> 부천시의회 서강진 의원

잠깐 머물렀다 떠날 줄로만 알았던 도시에 정이 들어, 어느덧 20여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부천에서 보내고 있다는 서강진 의원. 부천시에 개발되고 있는 뉴타운 사업으로 민-관이 갈등하고 있지만 자신이 그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해내겠다며 굳은 의지를 밝힌 부천시의회 서강진 의원을 만났다.




▶시의원에 당선되기 전, 어떤 일을 하셨는지.


 


서울에서 살다가 부천에는 80년대 초에 오게 됐습니다. 잠깐 머물렀다 떠날 줄로만 알았는데 막상 부천에 와서 생활하다보니 정이 많이 들어버렸습니다.




부천의 한 자생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데 당시 소사초등학교 사거리 앞은 신호등은커녕 아스팔트도 깔려있지 않았습니다. 그 앞에서 20년간 거의 매일을 아침 7시부터 8시40분까지 인간신호등이 되어 아이들의 등굣길 안전을 지켰습니다.




부천시로써는 처음으로 자율방범대를 설립해서 야간 순찰도 돌고 청소년들 지도를 하면서 그렇게 봉사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열린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해 15년간 이사장으로 지냈습니다. ‘다 함께 잘 살자’는 목적으로 열린신협을 설립한 이후 1년 만에 흑자를 냈고 이후 14년 연속 흑자경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직하게 원칙을 지키고 비용을 절감해 알뜰하게 경영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어느 단체든 정직해야하고 쓸데없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 창업을 할 때 과도한 욕심에 의해 무리한 투자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비용을 줄이면 흑자로 전환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는.




솔직히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자생단체 활동이나 지역 봉사활동을 정치활동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한 번도 그런 생각을 가진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봉사활동을 천직으로 알고 생활했는데 지역주민들이 ‘지역에서만 봉사를 할 것이 아니라 부천시 전체를 위해서 봉사를 해보라’며 출마를 권유하셨습니다.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떠밀리다시피 선거에 출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내가 지역을 위해 조금만 희생하면 주민들이 편안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선거 준비를 시작했지만 만만치 않았습니다.




당시 전국동시선거를 실시하던 때라 후보가 많아 인쇄소마다 선거 공보물 만들 종이가 없어 받아주질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또 선거비용에 제한이 없었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선거에 투입되던 때였습니다.




저는 벽보에 이름 석 자만 붙이더라도 ‘돈 안 드는 선거’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선거운동을 시작했고, 자원봉사자 5명에 일당 3만원씩 드리는 것 말고는 스스로 돈 안 드는 선거를 통해 모범이 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물론이고 어린 아이들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신 덕분에 당시 각 당에서 내천을 받아 출마한 6명의 후보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1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을 그대로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닮아가려고 무던히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묵묵히 일을 해도 주민들은 다 알고 있다는 것을 선거를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의정활동 중 가장 큰 성과는.




부천시를 포함한 지자체들의 예산회계제도가 단식부기로 처리되고 있었는데 복식부기 방식으로 도입하자는 제안을 최초로 하게 됐습니다.




복식부기를 작성하게 되면 결산 시 기업의 대차대조표에 해당하는 재정상태보고서, 손익계산서에 해당하는 재정운영보고서, 현금흐름표 등을 작성하게 돼 누구든지 지자체의 재정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제안을 끊임없이 했고 결국 부천시가 전국 최초로 2002년부터 복식부기를 도입해 시범도시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시민이 예산편성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또한 최초로 제안해서 만들었습니다. 이전의 예산 편성은 공무원들이 이미 다 편성해놓은 것을 심의만 하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시민 참여 예산편성제도를 통해 시민들에게 내년 예산은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알리고 전문가와의 토론을 거쳐서 예산을 편성하도록 했습니다.




▶인생이나 정치생활에 있어 멘토는.




김구 선생 같은 정치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국가를 위해 울라’는 마음, 항상 국가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셨던 큰 뜻을 닮고 싶습니다. 저도 항상 그런 마음을 가지고 주민을 섬기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또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의원이 되자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다음 역할이 주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영역을 넘보고 침범하려하면 싸움이 되고 다툼이 이어지게 되는데 각자의 분야에 충실하면 자연스레 사회는 맑아지고 건강해질 것입니다.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분야와 앞으로의 계획은.




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뉴타운이 되기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고 부천시도 새롭게 변할 수 있어야 됩니다.




정착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용적률을 높여서라도 부천을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부천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뉴타운을 바라보는 민-관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관에서는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주민은 정든 터전에서 계속 살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입니다. 이러한 민-관의 갈등을 완충해줄 역할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제가 그 일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힘이 닿는 데까지 그 역할을 소화해내기 위해서 전문 분야인 기획재정위원회를 떠나 건설교통위원회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부천시의 재정자립도가 93%까지 올라갔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53%까지 재정자립도가 떨어졌고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재정자립도를 높이는데 최선의 역할을 다할 계획입니다.




재정자립도를 높이려면 헛된 예산을 절감해야 될 것이고 새로운 정책을 제안해서 부천시가 수익을 만들어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야 될 것입니다. 특히 문화산업을 표방하고 있는 부천시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가지고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을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부천시 발전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부천을 동서로 갈라놓은 경인전철이 지하화 되지 않으면 부천은 더 이상 발전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부족합니다. 정치권에서 더욱 노력해줄 필요가 있고 부천시의 미래를 위해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할 생각합니다.




또한 대장동에 첨단산업단지를 만들어 기업을 유치하고 경쟁력을 높여나가 부천시의 수익을 높여야 합니다. 영상단지 또한 ‘버려진 땅’이 아니라 앞으로 발전의 계기로 만들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약속의 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 또한 오랜 의정활동과 연륜을 바탕으로 동료 의원들과 후배들의 뒤에서 조정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습니다. 지나간 과거의 시간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면서 처음과 같은 열정적인 마음으로 제가 맡은 역할을 반듯하게 수행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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