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약사회 총회의장 이진희약사

억수 장맛비가 쏟아지는데도 불구하고 이진희 약사를 만나러 고강사거리 큰마을약국으로 향했다. 약국을 들어서니 비오는 날 찾아오느라 고생했다며 오히려 미안해하면서, 비개인 후에 햇살처럼 밝은 표정으로 반갑게 맞아주어 한결 마음이 편안했다.
이진희씨 약사는 고강동에서만 23년 동안 약국을 경영해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약을 지으러 오는 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귀담아 듣게 되었고, 어려운 이웃들의 사연을 많이 듣기도 했다.

“이웃은 또 다른 나의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약국을 경영하면서도 늘 약국에 오가는 돈이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지내기 때문에 오히려 누군가 필요한 사람에게 조금만 도움을 주면 그 사람에게는 삶에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해서 기쁜 마음으로 돕고 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했고 약국 일 외에 강의료나 회의 참여비 등을 조금씩 꼬박꼬박 모아서 기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이전엔 여비가 들어오면 주변 지인들과 가족에게 선물을 살 때가 많았지만 그것보다 더욱 보람되게 쓸 방법을 직접 찾은 것이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고교 동문회 모임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나눔의 의미를 알리고 나눔의 기쁨을 함께 하고자 제안하기도 했고 실제로 조금씩 모인 회비는 시간이 지나 고교 동문 장학금으로 기부되었다. 만원, 이만원의 적은 액수지만 모이고 모여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일 때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눔은 행복의 시작

“나눔이란건, 행복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스스로 나눠줘서 주는 기쁨이고 어려운 분들은 힘든 상황에서 받아서 힘을 얻을 수 있어서 조금이나마 행복해 질 수 있으니까요.

이밖에도 드러나지 않게 여러 곳에 후원과 기부를 했지만 때로는 기대만큼 의미있게 쓰이질 않아 고심도 많던 중 부천희망재단의 발촉 소식을 듣고 기부릴레이에 동참하기로 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김범용 이사님의 말씀을 듣고 부천에서도 희망재단이 1%의 기부를 받아 좋은 일에 두루 쓰인다고 하기에 미미하지만 보탬이 되고자 기부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오히려 부천희망재단의기부에 동참하게 된 것에 더없이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거의 12시간을 약국에서 일에 매여 생활하면서도 부대끼며 사는 고강동 사람들의 어려운 삶의 모습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여기시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나에게 소중한 것 세가지

저는 가족, 일,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누구나 소중하고, 일은 사는 게 자전거 타는 것과 같아서 가만히 서 있으면 넘어지기 일쑤이지요. 새로운 일을 추구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서 자신의 삶을 가꾸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희망도 생기고 행복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본적도 이곳 고강동으로 옮길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지역주민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건강비결에 대해 물었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긍정적인 사고로 또한 순리대로 열심히 살면 건강하고 행복해 질 것입니다.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니까요. 의학용어에 플래시보 효과(placebo effect)와
노시보 효과가 있는데요, 플래시보 효과는 약효가 전혀 없는 거짓 약을 진짜 약으로 가장해서 환자에게 복용토록 했을 때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것을 말합니다.

즉,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믿으면 심리적 치료가 더욱 잘 된다는 것이죠.

반대로 노시보 효과(Nocibo effect)는 적절한 처방이나 약도 정작 환자 본인이 믿지 않고 의구심을 품고 약을 먹는다 해도 잘 낫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진짜 약을 줘도 환자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다시 말해 불신하면 되는 일이 없다는 뜻이니 마음이 건강해야 모든 일이 수월하게 잘 되고 몸도 건강하게 될 겁니다.

이진희씨는 주민들에게 병을 고치는 약을 조제할 뿐만 아니라, 마음과 삶에 대한 치유도 함께하는 따뜻한 분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풋풋한 젊은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어려운 이웃에게는 사랑과 긍지를 심어주시는 이진희 부천시 약사회장님의 올곧은 삶은 부천시민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국민 모두가 나눔과 기부문화가 정착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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