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예비사회적기업 부천오페라단 채관석 단장

▲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 부천오페라단 채관석 대표

 

“무작정 찾아간 사회적기업 지원센터, 부천오페라단은 그렇게 시작됐다”

 

소사구 소사본동 217번지,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인 부천오페라단 단원들이 매일 얼굴을 맞대고 노래를 부르는 곳이다. 작은 교회가 먼저 눈에 띄는 건물 2층에 그들이 둥지를 틀고 있었다.

 

부천오페라단 채관석 단장은 서울신학대 종교음악과를 졸업하고 수원시립합창단에서 4년간 근무를 하다가 이탈리아와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독일의 한 극장에서 3년간 상임단원으로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음악가다.

 

하지만 그가 국내로 돌아왔을 때, 생각과는 다른 현실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눈에 띈 것이 바로 사회적기업의 일자리정책사업 공고문이었다.

 

채 단장은 무작정 전화를 걸어 ‘사회적기업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는 거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고 말하면서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온 건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채 단장은 유한대학교 내에 있는 사회적기업 지원센터를 안내 받았고, 그길로 달려가 한 시간이 넘게 자신이 만들어가고 싶은 사회적기업에 대해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상담을 받으러 갔더니 ‘성악하는 사람들이면 돈 많은 사람들 아니냐. 무슨 사회적기업을 만들겠다는 거냐’고 묻더라. 하지만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한참을 설명했더니 크게 공감해주셨고 이후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지금의 부천오페라단이 탄생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부천오페라단은 2010년 창단했고, 부천시가 인큐베이팅해 창업한 제1호 사회적기업이다. 2012년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그는 ‘문화특별시’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마음에 와 닿아 부천에서 오페라단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에서 할 수도 있고, 인천에서도 할 수 있지만 그는 부천을 선택했다.

 

채 단장은 “부천 곳곳을 누비며 시민들과 많이 만나고 싶다. 뜨거운 열정은 있는데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모르는 것 투성이라 조바심이 난다”고 말했다.

 

    

“다섯 살 딸아이도 즐길 수 있는 오페라 만들었다”

 

채관석 단장은 부천오페라단을 통해 자신의 다섯 살 막내 딸아이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국어로 번역해 60분으로 재구성한 오페라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년간 성주, 부일, 계남, 삼정, 소사, 일신 초등학교에 ‘찾아가는 음악회’를 비롯해 어린이집, 아동센터, 교회 등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공연을 펼쳤다.

 

채 단장은 “아이들에게 외국어로 된 오페라는 지루하고 어렵다. 그래서 한국어 번역 작업을 통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는 오페라를 만들고 있다. 그런데 그 작업이 만만치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유아들을 위한 공연을 만드는 작업이 힘들지만 그래도 꾸준히 공연을 하는 이유는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고 싶기 때문”이라며 “K-POP을 보고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긴 하지만 아이들이 너무 흥분하게 되는 걸 느낀다. 반면 클래식은 차분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클래식에 자주 경험하게 되면 정서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연사업이 주를 이루지만 교육사업도 지금보다 확장하고 싶다는 채 단장은 초·중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스콰이어 합창단을 만들어 운영해보고 싶다는 꿈을 내비쳤다.

 

특히 지역 아이들에게 합창을 가르치면서 개인 레슨을 받을 기회가 없는 아이들에게 재능기부를 통해 양질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채관석 단장은 “부천오페라단이 1인당 100시간 재능 기부를 목표로 예술적 재능을 나누는 사업에 앞장설 예정”이라며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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