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문 열면, 특별한 사랑이 찾아와요”

<부천신문>과 <부천타운>은 공동기획으로 입양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사랑을 행동으로’를 4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①입양으로 행복해진 엄마

②위탁모에서 입양가정으로

③입양, 부천의 현주소는

④사랑을 행동으로 ‘입양’

 

 

위탁모를 하다 입양부모가 된 이군재·김숙진 씨 부부는 “우리가 아이에게 주는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다. 그리고 우리 보다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입양하신 분들이 대단하신 것 같다”며 “장애아동을 사랑으로 돌보는 위탁모들만 봐도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입양부모들의 마음은 따뜻하고, 웃음은 환하다.

 

봉사의 맘으로 위탁모 시작 

두 아이를 키우며 ‘부모 없는 아기를 데려다 기도하며 축복의 마음으로 키우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위탁모, 생후 6일된 종희를 만났다. 입양가정을 기다리며 6개월간 종희를 키웠다. 하지만 종희의 외모는 걸림돌이 됐다. 양부모 미팅이 3차례 진행됐지만 외모 때문에 입양되지 못했다.

부천에서 입양이 안 되면 서울로 보내져 6개월을 보낸 뒤 해외입양이 된다는 말을 듣고 결심했다. “이 아이는 우리가 키워야겠다”고.

“위탁모를 하다 보니 아이가 가슴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종희가 우리 집에서 떠난다는 것을 상상도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한 가족이 됐죠”

이군재(47)·김숙진(47)씨는 “부부가 같은 마음 이었다”고 했다. 외반족이 의심돼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을 때까지 입양추진이 늦어진 것도 가족의 인연을 깊게 했다.

 

생후 6일, 종희와 첫 만남

올해 대학에 입학한 큰아이와 중학교 2학년이 된 둘째아이도 흔쾌히 마음을 보탰다. ‘부모 유고시 동생으로 책임진다’는 협약서에도 서명했다.

“우리도 입양 전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가족이 되고 나니 종희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아요. 위탁모 경험이 육아에 대한 두려움도 없애준 것 같아요”

주위에 입양계획을 밝히니 ‘좋은 결정’이라는 격려와, ‘어떻게 키우려고 하느냐’는 우려가 이어졌다.

“입양 후 주위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우리가 풍족하게 아이를 키울 수는 없지만, 사랑으로 키울 수는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요”

“‘내 아이처럼 키울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막상 입양해 보니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김씨는 “안고, 우유를 먹이고,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내가 낳은 아이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었다”고 했다.

 

외모로 인해 국내입양 좌절

입양결정이 물론 쉽지는 않았다. 40대 후반, ‘종희가 성장하고 결혼할 때까지 뒷받침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하지만 입양 후엔 걱정대신 즐거움이 자리했다.

“아이가 우리에게 주는 기쁨이 참 커요. 무엇보다 웃는 일이 많아졌어요. 아이들과 종희를 키우며 가족이 함께 성장해가고 있어요”

홀트복지회 부천사무소를 통해 위탁모를 하거나, 위탁모를 하다 입양부모가 된 이들로 구성된 후원회 는 종희와 이들 부부에겐 든든한 벗이다. 입양 선배 부모들의 경험과 조언을 듣고 정보를 교환하며, 어려운 문제들이 있을 때면 서로를 돕는다.

“가끔 종희를 보며 ‘이 아이가 다른 곳으로 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요. 더 좋은 부모, 환경을 만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평범한 가정의 한구성원으로 사랑받으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지금도 좋지 않을까요”

“종희가 우리에게 주는 사랑을 생각하면 감사하다”는 부부는 “목표를 가지고 자신이 가좌 하는 방향으로 건강하게 나아갈 수 있는, 행복한 아이로 커가길 바란다”고 했다.

 

 

“우리 가정서 키우자” 결심

가끔은 종희에게 입양사실을 알려야 할 때를 생각하면 가슴부터 아려온다.

“입양됐다는 걸로 인해 아이가 마음 아파하고, 평생 안고가야 할 짐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6~7살이 되면 입양을 알려주는 주어야 한다고 해서 지금부터 미리 준비하고 있어요”

김씨는 “‘언니, 오빠는 엄마 배를 통해 주셨고, 너는 다른 이를 통해 우리에게 주셨다’고 이야기 하려고 한다”며 끝내 울먹였다.

인터뷰 내내 환한 웃음을 잃지 않던 그녀가 처음으로 보인 눈물이다.

하지만 부부는 입양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조금만 생각을 바꾼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입양에 대한 주위의 관심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아이가 주는 행복은 상상할 수 없이 크다”고 덧붙였다.

 

인터뷰·글/ 부천타운 김영의 기자

영상 촬영·편집/ 부천신문 임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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