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약대너른마당’ 조훈영, 김대곤 씨

▲ 약대동 마을방송 '약대너른마당' 인터넷방송 진행자인 김대곤(좌), 조훈영 씨

 

약대동 주민들과 소통하고픈 청년들이 만드는 마을방송 ‘약대너른마당’이 13일 세 번째 방송을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알려드릴 소식이 있는데요. 부천신문에서 ‘약대너른마당’ 취재를 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아직 점심을 안 먹었어요. 기자님한테 점심을 좀 사달라고 얘기해볼까요. 기자님이 승낙을 해주실지 모르겠어요”

 

약대너른마당 인터넷 방송을 들으면서 담쟁이마을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라이브 방송에 접속한 일곱 명의 청취자 중에 한 사람이었다. 지하 소극장에서 두 청년이 노트북 앞에 앉아 열심히 마을 소식을 전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찰라, ‘풉’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올해 서른 살이 된 조훈영, 김대곤 두 청년을 위해 담쟁이마을 1층 식당에서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보글보글 부대찌개 끓는 소리도 좋고, 인터뷰하러 온 기자 앞에서 멋쩍은 웃음을 보이는 두 청년의 얼굴도 좋았다.

 

훈영 씨는 세 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서 왼쪽 팔이랑 다리에 마비가 왔다. 친구 없이 외로운 학창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훈영 씨와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대곤 씨도 장애를 가지고 있다. 갓난아기 때 믹서기 돌리는 소리에 놀라 경기를 일으키면서 몸이 마비가 되고, 언어에도 장애가 생겼다.

 

하지만 장애가 있다고 주저앉지 않았다. 훈영 씨는 외톨이로 지내던 학창시절일 끝으로 ‘이래선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해나갔다.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마음을 열면서 점차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훈영 씨는 장애인인터넷방송 ‘바투’에서 개인 방송을 했던 경험을 살려 대곤 씨와 함께 지난 5월부터 ‘약대너른마당’이라는 이름으로 마을방송을 준비했다.

 

“어떤 방송을 만들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약대동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부터 각종 행사 일정을 전하기도 하고, 재미있게 우리가 사는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해요”

 

방송을 준비하면서 만든 큐시트에는 약대동 주민센터에서 진행된 ‘마을영화 제작교실’, 담쟁이 책놀이터에서 열린 작은 음악회, 부천수요인문학카페 소식 등이 정리돼있었다.

 

매주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훈영 씨와 대곤 씨는 노트북에 달린 작은 캠을 통해 자신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고, 함께 살아가는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그렇게라도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세요’하고 외치고 싶었던 거다.

 

아직까지 서툴고, 부족한 점이 많은 방송이지만 두 사람은 잘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박수쳐주고 격려해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마을방송을 진행하는 저희보다 더 적극적으로 방송을 홍보해주시는 이원돈 목사님과 새롬가정지원센터 오세향 센터장님, 아하 체험마을 최재선 대표님 등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지금은 많이 부족하고 어설프지만 차츰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약대동 마을방송 ‘약대너른마당’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약 30분가량 http://ustre.am/Qlqr을 통해 라이브로 진행되고, 녹화방송도 언제든지 만나볼 수 있다.

 

“훈영 씨, 대곤 씨~! 응원할게요! 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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