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현 선생이 그린 한용운 시인의 시

부천신문에서는 부천에 터를 잡고 활동하고 계신 자랑스러운 부천의 예술인 창현 박종회 선생의 시화 및 문인화 작품을 한달에 한 번 연재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문인화의 한 획을 그인 창현 선생의 작품들 중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족시인인 '한용운' 시인의 시를 여인의 누드로 형상화 한 시화 작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不如歸 不如歸(불여귀 불여귀) 1991년 作

한용운 시인의 '두견새'

창현선생의 작품 '不如歸 不如歸(불여귀 불여귀)'는 한용운 시인의 '두견새'를 누드로 형상화 시켜 문인화로서는 파격적인 작품이다.


한용운 시인이 '두견새'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시 자체가 처절하면서도 슬픈 감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나 두견새는 애달픈 전설을 가지고 있다. 옛날 중국 촉나라에 두우라는 임금은 위나라가 망해 도망 후 복위를 꿈꿨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어 그 넋이 두견새가 되었다고 한다. 때문에 두견새는 "불여귀, 불여귀(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라며 슬피 울었다고 한다.


또 소쩍새, 두견새의 울음소리가 불여귀거(不如歸去, 돌아감만 못하다)라 들린다고 한다. '돌아갈 곳 없는 나를 보고도/불여귀 불여귀'라는 대목은 한용운 시인이 불여귀라는 두견새의 울음소리로 조국을 잃은 설움과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심정을 두견새에 빚대어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창현선생의 작품은 이러한 처절한 시를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그야말로 발가벗은 처절한 여인의 한과 절규를 통해 담아냈다. 여인의 곁에 쪼개진 바위는 사랑이 쪼개어진 것을 표현했으며 두견새와 짙은 색의 슬픈 달로 그 절규의 심정을 한 폭에 담았다.

 

 

▲ 익명의 裸婦(벌거벗은 여자) 1991년 作

한용운 시인의 '사랑의 측량'

창현 선생의 '익명의 裸婦(벌거벗은 여자)'는 한용운 시인의 사랑의 측량 중 첫 대목인 '즐겁고 아름다운 일은 양이 많을수록 좋은 것입니다'를 여인에 빚대어 표현한 작품이다.


창현선생에 따르면 누구는 문인화는 선비의 정신인데 어째서 여인의 나체를 그렸느냐고 질타 혹은 묻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창현 선생은 여인의 나체를 통해 그 여인들의 내면적인 슬픔, 환희, 절규를 표현하고자 했다. 또 민족시인들의 시는 민주적인 울분이 많이 들어가 있고 이를 누드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한다.


창현 선생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만큼 문인화일지라도 현대적인 시각으로, 또 새로운 소재, 새로운 방식으로 현재의 리듬감을 표현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문인화가 창현 박종회 선생

창현 박종회 선생은 문인화의 거장으로 현재에 이르러 문인화나 동야화가 현대 예술계에서 서양화에 비해 주목받고 있지 못한 현실에서 꾸준한 작품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프랑스 메타노이아 갤러리에서 초청받아 동양화의 매력을 전달하고 왔다. 선생은 작품활동 뿐 아니라 부천 춘의동에 화실을 열고 후진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박종회 선생은 지난 1981년 동아일보 대상 수상이후 작품활동을 하는데 있어 '가장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라는 끊임없는 한국성 찾기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대를 막론, 우리의 시를 통해 문인화를 이해하고, 또 문인화를 통해 우리의 시를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를 해왔다. 복종회 선생의 이러한 시도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은 앞으로 우리의 먼 미래, 우리의 역사에 있어서도 아주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며 문인화의 맥을 이어주는 그 가치는 시간이 흘러도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 박종회 선생 약력

1977년~2013년 개인전 13회
1981년 동아미술제 대상 수상
1989년 청년작가전, 대한민국 서예대전 등 심사 운영 등 다수 역임
1997~2001년 한국 현대 서예문인화 협회 이사장 역임
2000~2005년 원광대학교 동양학 대학원 초빙 교수 역임
2007~2011년 로또서예 문화상, 열린시학한국예술상,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수상
20013년 한국예총 명인심사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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