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영목사 칼럼]

[부천신문] 솔로몬의 지혜로운 재판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어느 날 솔로몬에게 두 여인이 한 아기를 데리고 왔다. 서로가 자기의 아기라고 주장을 하는 것이다. 요즘 같으면 간단하다. 유전자 검사를 하면 된다. 그러나 솔로몬이 살던 시절엔 전혀 판단할 과학적 방법은 없는 것이다.

이 때, 솔로몬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칼을 가져오라고 했다. 그리고 ‘아이를 둘로 잘라서 나누어주겠노라.’ 솔로몬 왕이 신하를 시켜 아기를 한 여인의 품에서 빼앗아 칼을 내어 치려고 할 때, 한 여인이 황급히 소리를 질렀다. ‘그 아이는 나의 아이가 아닙니다. 왕이여, 저 여인에게 돌려주십시오.’라고 사정을 하는 것이었다.

솔로몬 왕은 빙그레 웃으면서 ‘이 아이의 참 어머니는 바로 자기 아기가 아니라고 하는 저 여인이다. 저 여인에게 아기를 돌려주라.’고 재판을 했다고 한다.

지금 남한에서는 통일 여론이 뜨겁다. 조국이라는 아기를 남한은 남한대로 나의 아기라고 주장하고 있고, 북한은 북한대로 자기 아기라고 주장하는 격이다. 북한은 지금도 변함없이 ‘무력으로 남한을 남진통일한다’고 외치고 있다. 그리고 남한은 북한의 생활이 스스로 붕괴될 수밖에 없으므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언론사는 통일기금을 준비하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 역시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을 하면서 통일을 긍정적으로 보시고 있는 것 같다. 특히 70주년 광복절을 맞이하여 더욱 통일에 대한 염원은 강하여 지는 것 같다. ‘나의 조국이 북진통일이 되어야 할까? 남진통일이 되어야 할까’는 남과 북이 자기주장을 바꾸거나 포기하지는 아니할 것이다.

물론 남한이나 세계의 시각은 북한의 자체붕괴를 예견하는 의견이 대세이다. 문제는 남한은 이러한 정황을 알고 의도적이지 않지만 통일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에 통일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북한은 더욱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언제나 부족한 사람이 오해하고, 원인을 제공한 측이 분노하는 것이다. 진정 통일은 조국의 소원이요. 다시 한번 이 민족이 비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마치 비무장지대가 잘 보존된 자연 자원인 것처럼 북한의 노동력과 지하자원은 무한 경쟁시대의 세계에서 마치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 되는 것이다. 시급하고, 바쁜 사안이다.

여기다가 조국의 혈연을 끊은 남북 이산가족의 아픔과 그리움은 인류역사에 유일한 분단의 아픈 가슴이다. 점점 이산가족의 연세가 높아져 간다. 평생에 보고 싶은 가족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는 동족들은 어찌하랴? 한스러운 일이 아닌가? 백번 천번 통일을 주장해도 부족하다. 그러나 통일을 통일 되게 하자면 통일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평화라는 길을 걸어야 한다.

물론 평화를 논하면 북한은 먼저 경제적 원조를 요구한다는 것도 안다. 그리고 평화를 논하면, 국소적 도발을 하면서 평화를 깨는 행위를 한다는 것도 안다. 특히 남한 자체만 하더라도 평화통일 논리 뒤에 숨어 있는 종북세력들의 정치 정당화를 시켜주는 위험성도 안다.

그러나 통일을 바라는 우리는 통일 여론이 높아지고,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 이후의 설계를 하면 할수록 북한은 더욱 단단해지고, 군비 확창에 힘쓰며, 북한 주민을 통일 전선으로 몰아가며 빈핍하게 만들고 체제 유지를 위해서 갖은 수단을 다 쓰는 생지옥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평화를 위한 차원 높은 방안들이 논의 되어야 할 것 같다. 우리 외에 누가 우리의 통일을 원하는 자가 있는가? 한국의 통일을 진실로 바라는 국가가 있을까? 의문이다. 외교적으로는 화려한 미사여구를 썼지만, 실질적 행동을 하는 국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오직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가야 한다. 종교단체까지 덩달아서 수십만이 모여 통일기원 모임을 가졌다. 답답한 일이다. 기독교 경전에는 통일이라는 명제보다는 평화를 가르치고 있다. 평화를 끝까지 외치고, 이루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그 평화를 위한 노력에는 정부주도가 민간 주도의 자발적 운동이 요긴하다.

정부는 분명한 국시가 있다. 그러므로 섣불리 평화의 행동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를테면 생명 살리는 사업(의료협력), 그리고 교육사업(북한이 바라는 한도 내에서) 나아가 절대빈곤에 대한 해소, 사회 간접 자원의 개발과 에너지의 공급 등이 좋을 것 같다. 가장 손쉬운 것은 스포츠와 예술과 종교 부분이다. 이러한 평화의 노력이 무르익어 진다면 통일은 자연스러운 열매로 맺어지게 될 것이다.

햇볕 정책은 반대한다. 그러나 평화의 노력은 있어야 한다. 이 길만이 통일의 길이다. 통일 후에 상처를 최소화 하는 길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부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