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권 박사의 도강칼럼⑭

▲ 주석 : 좌상단은 이집트 덴드라의 하토르(Hathor;우상단의 여신) 신전 천장에 있는 천문도를 편집한 것임. 중앙의 하마(Apet)는 북두칠성. 우상단은 아비도스의 누트여신의 천문도. 하단은 메레네1세(6왕조의-2255∼-2246)의 피라미드에 나오는 달력. 계절은 아케트(Akhet;범람기), 페레트(Peret;수확기), 세무(Shemou;열대기)로 구분되며, 1년 3계절 4달 30일 윤5-6일 체계이다.

[부천신문] 문명의 역사(歷史)는 역서(曆書)의 역사라고 해도 결코 과한 말이 아니다. 歷史란 사람들이 머물렀던 흔적의 기록인 반면, 曆書는 과거 기록의 좌표 역할뿐만 아니라 미래의 일기(日氣)를 예측하는 일까지도 겸하고 있다.

철학자들은 소크라테스 이래로 인간사를 현존재로 환원하여 떠들기를 좋아하지만, 인간의 일이란 거의 대부분 미래를 예견하고 실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모르고 떠드는 철학자들은 사실상 발언권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曆의 중요성을 단지 미래의 예견에만 국한시키고 싶지 않다. 그 까닭은 역의 중요성을 예견에만 둘 경우, 혹여 예견이 틀릴 때에는 그 중요성이 퇴색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역의 중요성은 미래의 예견과 더불어 그것을 뒷받침하는 철학이 견고해야 한다. 과연 그 견고한 철학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때에 맞추어 기준을 바꾸되 그 바뀐 기준이 모두 하나로 통해야 한다. 이는 <천부경>의 핵심테제이다. 좌상단 아페트(;Apet)는 북두칠성으로 하늘의 길잡이 별이다. 우상단 은 360/5=72의 상징이고, 북두칠성, 황소의 뒷다리와 그것을 찌른 자, 사자꼬리, 악어를 나타낸다.

황소의 뒷다리는 카펠라(Capella)고, 그것을 찌르는 별은 전갈좌의 안타레스(Antares;心星)고, 사자꼬리는 데네볼라(denebola)고, 악어로 재현된 별은 天狼星(Sothis)이다.
이집트에서 천랑성은 매년 7월 19일경 새벽녘 태양과 함께 떠오르는데, 이 때 라일강이 범람하고 토트제전()과 함께 신년을 시작한다.

북두칠성(;Apet)은 3계절 4달의 표시다. 각 계절은 밤하늘의 대삼각형을 보고 알 수 있다. ➀범람기에는 우리의 여름 대삼각형(백조-직녀-독수리)이 ➁수확기에는 우리의 겨울 대삼각형(큰개-작은개-베텔게우스)이 ➂열대기에는 우리의 봄 대삼각형(목동별-스피카-사자꼬리)이 나타난다.

우상단의 은 계절을 찾은 다음, 각 달()이 하단의 12계절 중 어디쯤 왔는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떻게 매달마다 이동하는 태양의 위치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천부경의 571에 숨어 있다.

북두칠성이 밤하늘의 길잡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것으로서 태양의 위치를 정확히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기준은 때에 따라 변한다. 말하자면, 자정에는 5번째 별, 초저녁에는 7번째 별, 새벽에는 1번째 별을 기준으로 삼고, 그것을 따라가 보면 태양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태양의 정확한 위치는 천부경의 내용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축이 23.5° 기울어져 일어나는 현상을 반영해야 한다. 섭동에 따른 북극점의 회귀주기는 360 * (72-0.235) = 25,835년이다. 이를 감안한 태양의 정확한 측정은 춘분점에 있는 태양을 기준으로 한다.

2,152년마다 변하는 황도 12궁(우상단 그림 누트여신의 우측 유두는 남회귀선 마갈궁과 좌측 유두는 북회귀선 거해궁) 중 어디에 있는가의 문제는 시대정신(zeitgeist)의 문제와 직결된다.

만일 이집트문명의 시작을 ‘태양의 위치에 따른 형이상학적 재구성’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하면 이집트학에서 추정하는 기원전 3150년경보다 훨씬 앞선다.

➀기원전 6620년경 헬리오폴리스의 쌍둥이자리의 태양(아툼-라;Atoum-Ra), 오지리스와 세트의 시기 ➁기원전 4460년경 멤피스의 황소자리의 태양, 호루스(Horus)의 승리기, 그리고 문명의 설계자 조물주 프타흐(Ptah), 헤르모폴리스의 토트(Thot)의 시기 ➂기원전 2300년경 테베의 양자리의 태양(Amon-Ra), 람세스대왕의 시기 ④그리스-로마의 지배기, 포톨레마이오스왕조(기원전 323년 ∼ 기원전 30년), 물고기자리의 태양시기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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