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가이드라인 없는 자율통합이 발목 잡아

[부천신문] 지난 5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 대회의실에서는 부천시축구연합회 긴급 이사회가 열렸다.

올해 3월 개정·공포된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체육단체 통합작업이 가시화됨에 따라 부천시가 각 종목별 체육단체의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현재 부천시축구협회는 이순영 축구회장이, 부천시축구연합회는 이두식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 축구연합회는 임원들에게 그간 자율통합 추진경과를 보고하고 통합회장 선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대체적으로 축구연합회 회장이 통합회장을 맡아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는 후문이다. 회원수와 참가대회 규모면에서 축구협회에 비해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앞서 부천시는 지난해 체육회 사무국 통합작업을 완료한데 이어 올해 9월 말까지 각 종목별 자율통합을 권고했었다. 올해까지 통합체육회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통합작업을 추진할 통합추진위원회도 체육관계자 13인으로 구성한 상태로 8일 첫 회의를 예정하고 있다. 부천시 체육진흥과에 따르면 현재 3~4개 종목의 자율통합이 지체되고 있다.

특히, 축구단체의 경우 이날 이사회를 통해 나타나듯 그간 통합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 왔다. 축구연합회 관계자는 “그간 자율통합을 위해 축구협회와 지속적으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자 했지만 축구협회가 소극적이다”라고 지적하는 등 통합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축구협회의 이순영 회장은 부천신문과의 통화에서 축구연합회의 주장이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10월 13일 자율통합을 위한 두 단체의 통합추진모임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축구연합회가 이사회를 열어 임원들에게 축구협회가 자율통합에 미온적이라고 전한 것은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간 부천시의 축구발전을 위해 자비를 털어 활동을 해 온 점도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종목별 통합이 체육발전이 아닌 이익관계에 따라 결정되어서도 안 된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이런 갈등에 대해 부천시체육회 입장을 들어봤다. 체육회 오병중 사무국장은 8일 예정된 통합추진위가 독단적으로 통합회장을 선출하지는 않을 것이란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그는 “통합추진위는 10월까지 자율통합이 지체된 종목별 체육단체의 자체적인 통합을 유도할 것”이라며, “회의결과도 체육단체에 통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오 국장은 다만 그 시한은 10월 말까지로 못 박았다. 통합체육회 출범 일정에 맞춰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갈등의 중심에는 부천시체육회가 자율통합만 강조할 뿐 종목별 체육단체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통합추진위가 회원들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찍어내기식 통합회장 추인할 것이라는 우려가 내제돼 있는 것이다. 통합회장 선출에 있어 체육인들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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