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영목사 칼럼]

[부천신문] 우리가 사는 나라는 고소고발 천국이다. 의구심이 생기거나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자기의 윤리 잣대로 남을 평가하며, 자기의 주장대로 손익계산을 하고, 손해가 되면 고소고발을 한다.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담당 공무원은 조사를 해야 한다. 특히 경찰이나 검찰은 사회 안전이나 민생치한 등 해야 할 일이 태산이다. 그러나 국민의 민원 사항이니 받아드릴 수밖에 없다. 조사관의 책상위에는 사건이 쌓이고 또 쌓인다. 막상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조사하여보면 무혐의자도 많고, 억울하게 고소를 당하여 몇 년을 가슴앓이 하면서 살아가는 피의자도 많다.

유죄인 사람도 많지만, 무죄인 사람도 많다. 무죄인 사람은 허탈하다. 고소고발을 당하면 일단 법을 잘 모르니 두렵고, 불안하며, 죄를 범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혹시 나의 행위가 죄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고, 법률 서비스의 대가를 무겁게 지불해야 한다. 고소고발을 당하면 마음고생과 이로 인한 불면증 및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금전적으로 불필요한 지출이 예상외로 많이 소비될 수밖에 없다.

외국은 징벌주의가 많다. 만약 고소고발을 하여 무죄나 무혐의가 입증되면 무고죄에 해당한다. 무고죄는 중벌이다. 형량이 높다. 무고죄의 성립요건도 광범위하다. 무고 성립의 확률이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악의나 고의에 의한 고소고발이 아니면 무고가 성립되지 않는다.

누가 고소고발을 하고 악의나 고의에 의한 고소고발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공익을 위해서 정의를 위해서 혹은 잘 알지 못해서라고 고소했다고 말하면 끝이다. 우리나라는 무고죄 성립이 되는 확률이 극히 낮다. 그러니 고소고발을 당한 사람만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삼심제다. 누구든지 대법원까지 간다. 결국 짧게는 3년~4년이고, 10년도 경과할 수 있다. 그 기간 동안 가족들이 받는 심적인 고통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조사과정은 압수 수색, 증인 채택 등 주변의 친지, 친구들이 함께 아픔과 어려움을 겪는다.

누가 법정에 서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아무도 법정에 서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도 많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는 부부간에도 고소고발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지금 이 시대는 감성시대이다. 자기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분노하다보면 사소한 일로 법정 다툼이 벌어지는 일이 점점 많아진다. 이로 인하여 가정이 아픔을 겪는다.

부부가 헤어지는 것은 그렇다고 치자. 애꿎은 자녀들은 하루아침에 보금자리를 잃고 허허벌판으로 내몰리게 된다.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져 일생을 어두움으로 몰아넣는 결과가 허다하다. 고소고발하여 자기의 목적대로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미 긴 시간이 지난 다음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사정을 잘 아는 분은 법률가들이다. 우리나라의 이러한 현상을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의 생활수단이 사건으로 인하여 해갈되기 때문이다. 변호사의 대부분은 법적 분쟁을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끝에 일어나는 결과는 무책임하다. 대체로 의뢰한 자의 책임으로 돌린다. 아마도 사건의 처리과정에 있어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고 변명하고 나면, 변호사의 무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가 허술하다.

어느 변호사든 틀림없이 승소한다고 하는 변호사가 십중팔구는 될 것이다. 과연 어느 법조인이 피의자 편이나 의뢰하는 자의 편에 설까? 이것은 의문이다. 법조인 자신을 위한 변호사의 임무를 하고 있는 법조인이 많다. 의뢰인을 위하여 희생하는 법조인은 희귀하다. 무슨 사안이든 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피차가 손해를 본다. 각박한 생존경쟁의 사회일수록 너그러워야 한다.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해 보라. 입장을 바꾸어 보고 다시 생각해 보라. 온유한 마음으로 ‘내가 손해를 보자’라고 마음먹어보라. 자존심을 조금만 내려놓아보라. 그리고 대화하라. 쌍방이 손해를 고소고발로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온유한 마음을 가지면 결국 그의 삶의 윤택함이 온다. 서로가 양보하면 마음에 평안이 온다. 법을 멀리하고 마음과 마음을 열고 서로 따뜻한 가슴이 되자. 온유한 마음을 먹으면 수많은 사람이 마음의 땅을 얻는다.

윤대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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