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영목사 칼럼]

[부천신문] 탤런트 J씨가 TV에 출현하여 자기 남편의 바람에 관하여 이야기 하였다. 바람은 이해한다. 그러나 사랑은 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 했다. 이에 한 출연자는 현모양처라고 칭찬으로 맞장구를 쳤다. 그 장면을 보면서 우리의 보편적 성모랄을 생각하게 하는 단면이 보이는 듯하다. 바람은 무엇이고, 사랑은 무엇인가?

영국 BBC와 몇 언론이 한국 상점에서 게를 산 체로 비닐포장을 한 것을 놓고 동물학대라고 보도하고 있다고 한다. ‘게가 동물인가?’라는 생각도 좋지만, 살아있는 상태에서 진공포장을 하여 고통스러운 시간을 오래 겪게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게를 수족관에 보관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게는 음식물이기에 죽어가는 고통을 염려하려거든 차라리 잡지를 말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우리의 문화이다. 바람은 신체적 사귐으로 보자. 그렇다면 한국문화에서 신체적 사귐은 이미 그의 정신을 넘어선 결과적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의 성문화는 철저히 신체 노출을 꺼린다. 지금이야 노출은 여성 각자의 권리이자 자기 아름다움의 표현이다. 따라서 어느 누구도 탓하지 않지만, 농경사회에서나 산업사회에서는 노출을 정신적 해이로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유흥가에서 접대를 하는 여성과 가정에서 주부로 지내는 여성의 화장법, 의상, 노출의 정도가 확연히 달랐다. 지금이야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도 입술에 립스틱을 바른다.

그러나 엄격한 유교가문에서는 화장은 금물이다. 자기 얼굴은 조상이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 얼굴로서의 아름다움을 소중히 여겼다. 한국의 화장과 일본의 화장도 차이가 있다. 일본의 화장은 아예 딴 사람이 될 만큼 매우 진하게 화장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화장은 자기 자신의 얼굴과 외모가 돋보이게 하기 위한 보조역할을 하는 정도이다.

한국의 성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숙이었다. 결혼하기 전 여성은 친정 가문의 전통과 문화와 정신을 지키는 것이 최고 가치였다. 결혼 후는 시집의 전통과 정신을 지키는 것이 부덕(婦德)이었다. 결국 정신적 가치가 최고 우선이고 보니 몸가짐은 자연히 경건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속치마가 겉치마 밖으로 나오면 정조를 지키지 못한 여성으로 보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여기에 독소가 있었다. 남성 우위 사상과 가부장 문화이다. 결국 일부다처제를 용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남성위주 사회의 악인 여성인권의 사각지대는 성문화의 두 얼굴을 만들어 놓았다.

양반집 여성이 지켜야 할 엄격한 품행과 그렇지 않는 집안 여성의 품행은 차이가 많았다. 소위 하녀는 인권이 없다. 더 나아가서 이들의 성은 남성의 쾌락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인권 불평등의 문화는 인간의 존엄성까지 차별하기 시작했고, 양반집 남성은 부인에게는 강한 성 윤리를 요구 하면서도 다른 여성의 성 권리는 허물어뜨리는 두 얼굴을 갖게 된 것이다. 

농경사회와 산업사회에서는 기생산업이 버젓이 수출 상품처럼 취급되었고 술과 여성은 항상 필연적 관계에 놓여있었다. 정보사회에 들어오면서 이젠 많이 달라졌다. 인권의 소중함을 알고 인권을 존중하면서 각자 성에 대한 존엄성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인권을 존중치 않던 지난날의 잔재가 있어 불법 성매매나 성을 상품화하여 쾌락의 수단으로 삼는 의식이 일소가 되지 않고 있다.

성은 사랑의 열매이다. 어떤 이유에서도 사랑하지 않은 행위는 인권 유린이다. 인권은 자기 인권부터 소중히 볼 줄 알아야 타인의 인권도 소중히 여길 수 있다. 그렇다면 전인격적 사랑의 결과로서 성적 나눔만이 정당하다. 일시적 감성에 치우치거나 환경에 영향을 받거나 순간적 충동에 의한 성적 행위는 자기 인격과 인권에 대한 비하, 더 나아가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탤런트 J씨의 소박한 생각은 남편이 다른 여성과의 관계를 허락하거나 용인하는 뜻은 아니리라. 쏟아진 물 일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을 맞으면서 가정을 지키려는 한국여성의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재해석된다. 그러나 성 즉, 인권이다. 바람은 불가하다. 다만 사랑만 존중되어야 한다. 사랑은 전인격이 하나가 될 때 가능하다. 몸과 마음은 나누어 질 수 없다.

윤대영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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