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상단지 주민감사청구 나선 박성철 씨

"고압선 지중화, 심곡천, 중동특구...동네가 망가졌다"
"난 더민주 당원, 살다보니 내가 알던 부천 아니었다"
"영상단지가 시민 위한거라면 왜 시민에게 설명하지 않나"


[부천신문]속도를 내고 있는 상동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에 대한 일부 의혹을 두고 경기도에 주민감사청구가 제기될 예정이다. 부천시민에 의한 주민감사청구 요구가 일어난 것이다. 그간 영상단지 개발에 반대해 왔던 시민단체 회원들과 일부 시의원도 합세했다.

현재 영상단지 개발은 부천시의회가 5월 의회를 통해 관련 부지 매각안을 통과시켜 공이 우선협상대상자인 신세계컨소시엄과 부천시로 넘어간 상태지만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번에는 신세계컨소시엄의 개발계획에 포함된 이마트트레이더스 입정으로 동네상권이 붕괴할 것이란 지적에서 해당 부지 헐값매각 의혹으로 번졌다. 재벌특혜 의혹이 그것이다. 

주민감사청구의 운을 띄운 이는 부천에 거주하는 박성철 씨다. 만화작가로 지난해까지 영상진흥원 입주작가로 활동해 왔지만 최근에는 인근 개인작업실을 이용하고 있다. 지역 협동조합 언론인 콩나물신문 조합원이기도 하다. 이번 주민감사청구도 지역언론이 SNS를 통해 제기한 의혹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박 씨가 6월 7일 주민감사청구를 제안한 이래 8일에는 관련 밴드가 개설돼 현재 100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에 이에 동참했다. 릴레이 지지성명도 이어지고 있다. 박 씨는 이런 관심이 놀랍다고 했다.

지난 10일 박 씨를 만나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에서 박 씨는 “부천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살다보니 지역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거주지 인근 한국전력의 고압선 지중화 공사가 주민에게 제대로 된 설명도 하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심곡천 개발도 마찬가지다. 개발정책으로 동네가 망가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이기도 하다. 지난해 부터는 당비도 꼬박꼬박 낸다고 했다. 하지만 주민감사청구 이후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으로부터는 “새누리당 인증했다”, “김만수 시장 싫으니까 그러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영상단지 주민감사청구 제기를 제안한 박성철 만화작가. 그는 부천에서 살다보니 지역문제가 보였다며, 소통부제를 제기했다.(사진 : 박성철 씨 페이스북 캡쳐)

-SNS를 보니 지역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갑자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니다. 시청 옆 부지(중동특별계획1구역을 말한다.)도 매각과정에서 문제가 많았고, 내가 살고 있는 집 앞의 고압전선이 들어오는 문제(지난해 주민민원이 들끓었던 한국전력 경인건설처의 지중화 사업을 말한다. 현재 해당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심곡천 개발한다는 것도 우리동네 일이다.

부인과 심곡천 공사지역 인근 호프집을 자주 이용하는데 심곡천 공사 이후 악취 발생은 물론이고 그 동네 바퀴벌레가 늘어난 것 같다. 공사하고 난 다음에 우연치 않게 인근 동네 화단을 봤는데 바퀴벌레가 득실득실하더라.(이 부분은 개인 경험으로 사실 확인은 되지 않은 것이다.-편집자주-) 동네가 완전히 망가졌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염증이 났다. 내가 알던 부천시가 아니었다.

대전에서 살다가 부천으로 왔다. 만화가들은 부천으로 유학간다고 표현을 한다. 앞으로도 이곳에서 삶을 이어가기 위해 관심을 갖다보니 지역문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거다. 문제제기 이후 누구는 새누리당 인증했다고 하고, 김만수 시장이 싫으니까 그러는 것 아니냐고 한다. 난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다. 권리당원증도 받을 예정이다.  

-영상단지 문제는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나. 반 김만수 진영이 모였다는 평가절하의 시선도 있다. 
-영상단지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인 것으로 기억한다. 개발부지에 신세계 이마트트레이더스가 들어온다고 듣고 나니 이건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다.

지역언론을 보니 문제가 많았다. 시의회에서 부지 매각안을 통과시키기 전에는 포털사이트에 반대 성명서도 발표했다. 생각만큼 관심이 높지는 않았다. 

나는 정당도 더불어민주당이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에서 정책만화도 그렸다. 더불어민주당을 싫어할 이유가 없다. 단지 우리 지역 더불어민주당이 잘못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을 뿐이다.

알아보니 영상단지 문제를 제기할 가장 효과적인 제도가 주민감사청구라고 생각을 했다. 내가 원래 이런 짓을 잘한다. 정청래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을 때에는 피켓시위도 했었다. (주민감사청구 제안이후)이번에는 지역 기자님이 찬성도 해주고 놀라웠다. 갑자기 밴드도 만들어지고 지지하는 사람도 늘어나는 것이 놀라웠다.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단지 개발에 왜 반대하나. 부천시는 원도심 지원하겠다고 한다.
-개발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이 문제를 두고 지역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과도 페이스북을 통해 설전도 벌였다. 생각해 보라. 개발효과가 없다. 신세계에 퍼주는 것이다. 결국 타 지역에 건물 지어주기 위해 재벌에 땅을 팔아치우는 것 아니냐.

토지 매각대금으로 신세계에서 받은 돈을 원도심에 투자하겠다는 건데, 그래서 시민에게 어떤 이득이 돌아오는지 구체적인 설명도 없다. 시민위한다면서 왜 설명하지 않나. 지역언론의 문제제기에 부천시가 내 놓은 반박보도자료도 봤다. 문제의식이 풀리지 않는다.

신세계에 매각한다는 토지 용도도 상업 30%, 준거거용 70%라고 들었다. 신세계가 매입 토지 대부분을 상업시설을 건설한다는데 왜 준주거용지가 왜 70%가 되나. 땅값을 낮춰줄려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 부천시가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니 주민감사청구가 필요한 거다. 만약 개발이 필요하다고 해도 매각대금을 더 많이 받으면 원도심 투자도 더 많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만화작가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나.
-단체장은 바뀌지 않나.(웃음) 나같이 연재하는 작가는 업체와 협의해서 연재를 하고 중국에 컨텐츠를 팔수도 있다. 부천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영상진흥원이 많은 일을 하고는 있지만 최근에는 창작자들에 대한 지원도 많이 줄었다. 물론 웹툰협회 설립 등 바쁜일정에서 시간을 빼야하는 불편은 있지만 일단 일을 시작했으니 책임은 져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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