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영 목사칼럼]

[부천신문]어느 날 젊은 청년이 낯선 외국 귀부인에게 다가갔다고 한다. 외국 귀부인의 승용차가 고장이 나서 쩔쩔매고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란다. 젊은 한국 청년은 친절하고, 겸손하게 승용차를 즉석에서 수리하여 주었다고 한다.

너무나 고맙게 생각한 외국 귀부인은 감사한 마음을 금할 길 없어 연락처를 알려주시면 고맙겠다고 했고, 그 청년은 무심히 연락처를 알려 준 것이 인연이 되어 외국 부대의 수출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나아가서 강남 수송의 특수까지 누리게 되어 오늘의 한진그룹이 생겨났다고 한다. 신화다. 소설 같지 않은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바다와 하늘의 심부름꾼의 역할을 열심히 하였다. 무럭무럭 자란 기업은 세계 7대 해운 기업에 들어갈 정도로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자랑스런 기업이었다. 한국 상공인 역시 한진해운에 수출할 수출품이나 수입할 수입품을 실어 나르는 것에 자부심도 있고, 신뢰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한진은 우리의 자랑이기도 하였다.

배를 타고 여행을 하거나 비행기를 타고 날아보면 망망대해에 한진이라는 선명한 마크의 컨테이너를 산더미처럼 싣고 떠있는 배를 보면 세계 바다가 우리의 바다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런데 전후 사정은 알지 못하지만 현재 44척의 한진 배가 바다에 표류하고 있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이 기업의 경영자나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격려와 애잔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기업이야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인류사에 영원한 기업은 하나도 없다. 기업의 흥망성쇠를 누가 감히 탓할 수 있으랴? 사람의 노력으로는 불가항력적인 장애나 어려움이 있어 할 수 없이 문을 닫을 수도 있고, 경영의 실수로 인할 수도 있다. 경영에는 어려움이 있고, 암초도 많아 기업의 운명을 놓고 성공하면 박수치고, 실패하면 비난하는 태도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한국 기업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치권력이다. 대그룹이 하루아침에 공중 분해된 경우도 있다. 그 원인을 경영자는 정부권력에 미움을 사서 이렇게 되었다고 하소연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은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이유 있는 항변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증거로 청와대의 모든 능력을 보면 역대부터 모금하는 힘도 막강하다. 이것이 권력이 기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느냐라는 증거가 될 수가 있다.

베트남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70여층이 넘는 빌딩이 한국의 권력과 기업과의 불행스런 조합을 기념하는 조각처럼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금(現今)은 자국(自國)없이 홀로 살아갈 수가 없다. 상호무역을 통해서 경제 교류하고, 기업을 경영하고 삶의 필요를 채워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기업이 국내 정치, 경제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때 구조조정을 하여 법정관리 및 금융제제로 경제 민주화를 실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세계 대외관계가 빈번한 소위 세계적 역할을 하는 기업은 한국기업으로 볼 수 없다. 세계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세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하기까지 제재나 철퇴를 가하거나 무책임하게 내버려두는 것은 한 기업의 손익이 아니다. 국가 신임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어 한국 기업 전체에 기업이미지를 추락할 수 있는 위험성이 커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할 수 있다고 본다.

보이는 손해보다 보이지 않는 손해가 더욱 크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을 악용하여 기업이 무책임하게 자기들의 가족이나 개인손해를 입지 않기 위해 기업의 위기관리에 손을 놓아버린다면 이는 마땅히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다. 이는 인류사회의 공적이 되는 것이다.

이기적 기업정신은 글로벌 경제사회에서 생존할 수 없다. 정보사회에서의 기업의 정체는 소비자들이 모두 살피고, 보고 있다. 물론 한 기업의 소속된 일원이라 하더라도 기업이 이기적인 정신으로 기업윤리에 어긋나면 방관하지 않고 공개해 버리기도 한다. 기업이 소비자를 진실로 사랑할 때만 그 기업은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소비자가 오히려 기업 경영의 협력자가 될 것이다. 자그마한 식당을 경영하는데도 주방을 개방하고, 모든 조리 과정을 공개해서 누구나 안심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나간다.

일인 기업 역시 자기 혼자 한다 해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업 정신까지 솔직히 알려주어 소비자가 그 정신에 감동을 받도록 하여 소비자의 감성을 울려주므로 마니아가 생겨나는 것이다. 이 때, 기업과 소비자가 유익을 공유하며, 어느 한 쪽의 이윤추구가 아니라 이윤의 나눔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가 한 공동체가 되는 상태로 자랄 때, 건강하게 자라가고, 기업인도 행복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의 모든 사재까지라도 아낌없이 던져 넣어 한진을 구하려고 필사적이면 정부도 그리고 온 국민이 성원할 것이다. 기업을 위해 장렬하게 기업인이 희생을 하여야 한다. 선장이 승객을 모두 구하고 하선하는 뱃사람의 정신을 이어 받아야 한다.

신화로 시작한 기업, 신화같이 다시 일어서기를 바란다. 귀부인의 자동차를 성실히 고치던 창업자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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