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취임 6개월' 조영숙 부천교육지원청 교육장

▲ 14일 부천교육지원청 교육장실에서 인터뷰에 응한 조영숙 교육장. 올해 교육행정의 핵심을 교육공동체의 역량강화로 들었다.

[부천신문]부천교육은 올해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23개 일반고등학교 전체에 25억 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 ‘고등학교 특성화 시범지구’ 사업이 본격 시작된다. 기존 인문계·자연계 구분을 벗어나 학생들의 진로·진학과 연계된 교과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부천교육에는 몇 가지 논쟁적인 주제들도 있었다. 지난해 부천과학고 설립을 둘러싼 논란, 상동신도시 중학교 배정구역 변경 갈등으로 교육행정이 몸살을 앓기도 했다. 최근에는 석면공사를 진행한 일부 학교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시민단체의 발표도 있었다.  

2월 14일 취임 6개월을 맞은 조영숙 교육장을 찾아 이런 지역 교육현안과 올해 핵심 교육과제 등에 대해 물었다. 조 교육장은 부천에서만 3년을 근무하고 지난해 교육장으로 승진한 지역 교육통이다.

조 교육장은 학생중심의 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촛불집회에서 보듯 아이들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며, “교육정책 수립에도 학생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생중심의 교육행정으로 최근 추진이 확정된 부천북중과 부천북여중의 남녀공학 통합 사례를 들었다. 학부모 동의를 통해 이뤄지는 학교 통폐합에 학생들도 참여시키니 부정적인 인식이 줄었다는 것.

과학고 설립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과학고 설립 논의가 필요했다”고 설명하면서, 과학고 무산에 이은 교육과정 특성화 전면시행으로 “일반고 전체 학생들에 더 좋은 교육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Q : 올해 부천교육은 어떻게 이끌어 나갈 생각인가.

A : 부천교육의 기본은 학생중심, 현장중심 교육으로 설명할 수 있다. 교사가 아이들에만 신경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주체들의 역량강화가 필수적이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 역량강화를 통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에 힘 쓸 예정이다.

이와 함께 부천교육은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역주민까지 교육공동체로 포괄하고 활용하는 교육활동이 진행된다.

‘부천아트밸리’를 통해서는 문화도시 부천의 인프라를 활용한 꿈과 끼를 키우는 융합교육을, ‘부천소나기’를 통해서는 갈등의 평화적 해결방법과 민주적 자치공동체로 학교를 만들어 나가겠다. 또, ‘부천행복날개’로 명명된 고등학교 교육과정 특성화를 통해서 부천의 모든 고등학교가 다양하고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배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Q : 지난해와 올해 촛불집회가 이어졌는데, 부천 학생들의 참가도 인상적이었다.

A : 저도 생활지도차원에서 촛불집회에 나갔었다. 어른들을 따라나갔을 수도 있고, 학생 본인의 의지대로 촛불을 들었을수도 있을 것이다. 촛불집회 참석을 좋다 나쁘다의 잣대로 보지말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기회로 삼았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학생 스스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교육에서도 중요한 과정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하지 말고 교육정책 수립에도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례로 우리지역에서 최근 확정된 부천북중과 부천북여중 통합 과정에서 학생들을 만나보니 좋은 이야기들이 나왔다. 초기 부천북여중에서 일부 반대의견이 있었지만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학부모들의 동의률도 높아졌다. 학생들을 교육의 일부로 여기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Q : 부천과학고 논란은 어떻게 바라봤나. 과학고가 교육과정 특성화 시범사업으로 전환됐지만, 그 과정에서 교육지원청 입장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A : 과학고 대신에 교육과정 특성화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부천교육지원청은 과학고 설립 논의와는 별개로 3년전부터 교육과정 특성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예산이 걸림돌이었다. 몇 개 학교 시범운영 검토하던 중 김만수 시장과 일반고 살리기에 뜻이 맞아 일반고 전체로 교육과정 특성화가 시작된 것이다.

과학고 논란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사회를 상위 1%가 끌고 간다고 한다. 과학고는 객관적으로  우수학생들이 들어가는 곳이다. 우리지역에 과학고, 특목고가 생기면 부천에 대한 인지도는 높아진다고 본다.

과학고도 설립되고 교육과정 특성화도 함께 시행되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안양이나 수원처럼 특목고가 필요하다는 학부모들의 요구는 어제오늘의 것이 아니다.

김만수 시장의 구상도 두 가지 모두 하는 것이었다. 부천시가 관련 예산을 상당부분 부담하는 만큼 우리지역의 아이들이 더 많이 과학고에 입학할 수 있도록 건의도 했지만 결국 과학고 설립이 어렵게 됐다.

과학고 설립이 어려워진 대신에 교육과정 특성화가 전면실시된다. 올해 23개 전체 일반고에  25억 원이 배정된다. 애초 과학고 설립을 위한 예산과 비교해보면 과학고 설립 예산으로 부천지역 전체 학생들이 10년간 더 나은 교육혜택을 받게 된 셈이다.

A : 상동신도시 중학교 배정구역 변경으로 민원도 상당했다. 상동중 학부모들로부터 배정구역 조정으로 폐교위험에 몰리게 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Q : 중학교 배정구역 변경은 상동신도시 개발 이후 지켜지지 못했던 근거리 배정원칙을 되살린 것이다. 2002년에 상2동과 상3동의 학생수 증가로 일부 근거리 배정이 이뤄지지 못했지만 14년이 흐르면서 학생수 자연감소로 조정이 필요했다.

그간 근거리 배정을 요구하는 민원이 45건이 접수됐고 부천시에서도 검토를 요청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검토결과 근거리 배정 원칙을 지키자는데 의견이 모아져 배정위원회를 통해 변경된 것이다.

물론, 배정구역 조정으로 상동중 학부모들의 박탈감이 있겠지만 경기도교육청에서도 올해 6학급으로 편성하는 등 가능한 범위내에서 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상동중은 교육청의 중장기 계획에 폐지계획이 없다. 그보다 더 학생수가 적은 학교도 있다. 학부모들이 염려하지 않았으면 한다. 절대 그런 일 없다.

Q : 원종초와 상지초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시민단체의 발표가 있었다. 우려는 없나.

A : 부천에는 100여 곳의 석면학교가 있다. 이를 단계적으로 줄이기 위해 석면철거 공사를 진행하던 중에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 공사이후 공기질 검사에서 문제가 없었다. 아마도 시민단체쪽에서 석면공사 과정에서 남은 조각들을 가지고 검사를 한 것 같다.

집안 청소하면 먼지가 나지 않나. 그리고 청소하고 나면 다시 깨끗해진다. 공사가 끝났고 공기질측정 결과 기준치 이내로 확인된 상태여서 학부모님들께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검출된 일부 학교에서도 우려하시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이번 논란으로 교육부 석면공사 예산 일부를 청소비로 책정할 수 있도록 해 앞으로 진행될 석면철거 공사에서 더욱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 부천에서 교육공직자로 오래 머물렀다. 보람있었던 일이라면.

A : 부천교육지원청 1층에 위치한 혜밀뜨락이다. 특수학교인 혜림학교 학생들이 와서 운영하는 카페인데, 오히려 직원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

해밀뜨락에 근무하는 장애 학생들이 이제 교육지원청의 마스코트가 됐다. 지역 교육기관과 특수학교가 협업한 좋은 사례로, 경기도에서는 처음있는 시도다. 직원들이나 교직원들이 활용하면서 행복감을 느낀다.

<본 인터뷰는 14일 진행된 부천신문 부천시민신문 부천미래신문 공동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된 것입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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