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공정, 공평, 공감, 공존 등 신뢰받는 리더쉽 돋보여...
3월5일로 개서(開署) 40주년 맞는 부천소방서를 찾아서

생사를 넘나드는 재난사고 현장에서 맨몸의 소방관들이 벌이는 사투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명과 감동을 준다. 그래서일까 타워, 터널, 판도라 등 흥행에 성공한 한국 재난 블록 버스터 영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단연 영웅적 요소를 가진 소방관들을 꼽을 수 있다. 생사를 넘나드는 고난의 현실속에서 약한자들을 구해내는 영웅을 통해 열광하는 현대인들에게, 소방관의 몸을 사리지 않는 활약상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때론 경외스럽게, 때론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 주인공들을 만나봤다. 3월5일자로 개서 40주년을 맞는 부천소방서의 이야기다. 편집자 주.

Q: 먼저 부천소방서 개서 4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시민들에게 한말씀 해주시죠.

A: 1977년 3월5일 개서 이후 큰 사건 사고없이 올해 40주년을 맞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부천시는 인구 87만의 수도권 대표도시로 서울, 인천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로 유동 인구가 많고 영화, 애니메이션 등 국제 행사가 개최되는 문화도시입니다. 부천시의 재난 예방 활동과 대응역량을 강화하여 시민 행복의 가장 기본인 안전이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민에게 헌신하고 든든한 안전 지킴이로 무한 감동을 전달할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Q: 재난을 소재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소방관들의 영웅적인 활약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습니다. 사고가 발생해 신속히 수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특별히 직원들에게 강조하시는 사항이 있다면?

A: 사실 소방관의 역할이라는 것이 뮤지컬에 등장하는 오케스트라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컬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지만 결코 무대에서 드러나지 않는... 큰 사고가 나면 소방관에 대한 존재감을 느끼지만 사실 평상시에는 존재감이 없는 그러한... 예를들어 화재가 발생해 불을 끄는데 5시간정도가 걸린다면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하는데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재난이 발생해 영웅적인 활동하는 것보다 영웅은 못되더라도 시민들에게 찾아다니면서 화재예방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누구보다 더 헌신하는게 소방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Q: 부임하신지 2개월이 지났습니다. 부천지역과는 인연이 깊으신 듯 합니다.(김권운 서장은 지난 2001년 부천소방서 방호계장으로 3년간 근무했었다)

A: 부천지역은 소방하중이 높은 편입니다. 일례로 인근의 고양시와 비교해보면 면적은 고양시의 1/5에 불과한테 인구밀도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286명의 소방인력으로 87만명에 이르는 지역을 커버하다보니 소방업무에 부담이 큰 편입니다. 15년전에 비해 도시화가 많이 진행되다보니 고층화, 대형화 건물이 많아져 다중 이용시설만도 3천여개에 달하는 등 소방업무가 과중되어 있는 편입니다. 부천은 소공원과 광장 등이 많고 영화제, 만화축제 등 축제도시의 이미지가 강해 유동인구도 많습니다. 시민들이 모이는 곳에는 늘 소방이 함께 할 것입니다. 행사시 부스를 따로 만들어 예방교육도 강화하고 유사시 신속한 상황조치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인력이 부족한 편이기는 화재발생시 시민들이 초동 진압할 수 있도록 호스 릴 소화전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1차로 재래시장에 각 2개소씩 호스 릴 소화전을 설치하고 화재 취약지역인 원도심지역에 집집마다 소화기 비치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예산이 많지는 않지만 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취약계층 가구에는 소화기를 무상으로 지급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도 예방이 우선입니다.(웃음)

Q: 평소 책을 즐겨 읽으시고 늘 공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직원들에게 특히 강조하는 사항이 있다면?

A: 1인 1자격증을 꼭 따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소방관이 사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만능으로 보여지지만 소방과 관련된 전문분야에서는 사실 문외한에 가깝습니다. 해서 직원들에게 소방업무와 관련된 국가기술자격증을 꼭 딸 것을 틈나는데로 권하고 있습니다. 격무에 힘들더라도 공부하는 소방관이 되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직원들도 많이 공감하고 있어서 연말이 되면 많은 직원들이 하나이상의 자격증을 딸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연말 종무식때 결과를 파악해 우수 직원에 대해서는 표창도 할 계획입니다.

▲ 시민들에게 다가서는 소방행정

Q: 부천소방서장으로 부임하신 후 특색사업으로 전개하시는 것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A: 큰 틀을 말씀드리자면 대외적으로는 내부적인 행사를 탈피해 시민들과 호흡하는 행사를 가지려고 합니다. 내부적으로는 팀으로서의 일체감 조성에 힘쓸 계획입니다.

먼저 시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로는 개서 40주년을 맞는 부천소방서의 변천과정을 직원만이 아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부천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시민안전 페스티벌, 부천역 마루광장에서 시민안전 플래쉬 몹(불특정 다수가 정해진 시간, 장소에 집결한 뒤 모버레이터(moberator: 지시서를 나눠주는 사람)들이 나눠준 지시서에 따라 특정행동을 하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행위), 시민과 함께 하는 소방의 날 축제 등 강당에서 직원끼리 하는 행사를 탈피해 시민과 함께 하는 소방행정으로 탈바꿈하고자 합니다. 내부적으로는 소통공감 워크숍을 개서 기념으로 팀별로 1박2일씩 개최해 팀으로서의 일체감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매주 1회씩하는 9개 안전센터와의 영상회의도 지시사항 일변도의 회의방식에서 탈피해 직원들이 5분 스피치를 통해 자기만의 독특한 이력을 소개하는 자리도 갖고 있습니다. 회의가 재미있어졌다는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행복했습니다.(웃음)

Q: 마지막으로 올 한해 부천소방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하는 시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시죠.

A: 화재현장 도우미 소화약제 지원센터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화재 현장 주면 주민이 자발적으로 화재 진압, 인명 피해 방지를 위해 화재 초기 개인소화기를 이용해 도움을 주는 사례가 많은데 이에대한 보상이 미흡하다는 판단입니다. 해서 개인 소화기를 이용해 초기 진압에 도움을 주시는 분들에게 손실을 보정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소화기를 지급하려고 합니다. 또하나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전통시장에 동력 호스릴 소화장치를 확대해서 설치할 계획입니다. 최근 대구 서문시장의 화재 등 부천시에서도 원미 부흥시장 화재발생 등 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의 안전강화가 요구되고 있어 화재 초기 대응을 통한 대형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재래시장 19개소에 각 두 개씩 우선적으로 동력 호스 릴 소화장치를 설치하고 차츰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 서장실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보드판에 빼곡히 붙여진 무기명 포스트 잇. 김권운 서장이 직원들과 소통하는 방식중 하나이다.

서장실에서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유독 눈길이 가는 곳이 있었다. 하얀 보드판에 빼곡이 붙여진 포스트 잇.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쑥스러워 하면서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부임후 직원들에게 무기명으로 서장에게 바라는 건의사항을 써달라고 했다는 것. 틈틈이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체크해 업무에 반영시키고 있다는 그의 답변에서 직원들과 격의없이 소통하는 리더의 덕목이 엿보였다. 앞서의 40년보다 앞으로의 부천소방서 모습에 더 큰 기대를 걸어보게 하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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