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신문]지구상에 사는 생물 중에 가장 오랫동안 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독립하는 생명체는 사람일 것이다. 서구에선 16세가 되면 독립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과 한국, 일본 등은 적어도 결혼을 하고도 끊임없이 돌보와 줌을 받는 것 같다. 숫제 결혼을 포기하고 평생을 부모의 그늘 아래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인간이 되게 하기 위한 양육의 기간이 오래 걸려서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가보다. 그러나, 그렇지도 않다. 긴 시간 동안 보살핌을 받았다고 해서 다 훌륭한 인격이 되는 것도 아니다. 만약 오랫동안 양육하면 훌륭해진다는 분명한 결과가 확실하다면 저마다 최선을 다하여 오랫동안 양육할 것이다.

한국 노인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자신의 고령시대의 생활문제는 안중에도 두지 않고 자녀만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살아온 노인들은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당연히 자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의식은 다르다. 어느 자녀고 부모의 노후에 대한 책임을 멍에로 알고 있다. 부모 역시 자녀에게 멍에가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일본 같은 경우 일찍부터 노인복지에 관심을 기우렸고, 선진국가일수록 노인문제를 정부주도로 준비해왔다. 그리하여 선진국일수록 노인의 복지가 잘된 나라들이 많다. 그러나 한국의 노인복지에 대한 대책은 현실성이 없는 명목상의 복지정책 외에는 없다. 노인의 생활은 행복하기 힘들다.

신체의 여러 부분이 노화로 인하여 오는 퇴행성 질병이 많다. 그래서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노령시대에 가장 크게 기여해야 할 당사자는 오히려 노인들이다.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노인문제의 가장 좋은 방법은 노인들 스스로 해결하게 하는 것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양보의 미덕이다. 병원의 전문의사가 만약 치료가 어렵다고 난색을 표한다면 병상을 양보하고 조용히 본가로 돌아가 다가오는 영원한 안식을 기다릴 줄 아는 양보가 필요할 것이다.

구순이 지나서도 중환자실에서 완치를 목표로 입원하는 경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인간다운 삶의 욕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주변에 암4기 선고를 받고 병상을 양보하고 홀로 훌훌히 떠나 산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산에 약초를 캐먹으면서 자연과 친숙하여 자연치유를 시도했다. 효과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모든 약을 끊고 산에서 맑은 공기와 맑은 물, 평안한 마음으로 살다보니 병을 치유 받았다는 노인들이 많다. 그리고 평생 필요한 만큼의 재산만 남기고 되돌려주는 양보가 필요하다. 가면 갈수록 노인들의 기부가 많아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인생을 살게 하는 원동력은 사랑할 사람으로부터 얻게 된다. 누구를 사랑하며, 그를 위해 돌보아 주려고 할 때 살 이유가 생겨나는 것이다.

부부 중에 한 사람이 투병중일 때, 힘들고 고된 간병수발을 오랫동안 하다가 환자가 사망하면 얼마 있지 않아 간병하던 사람도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노령이 되었다고 해서 사랑과 보살핌을 받을 생각은 접어두고, 사랑하려고 해 보면 삶의 생동감을 느낀다. 굳이 혈육만을 사랑하려고 고집하지 말라.

객지로 유학 온 가난한 중고등, 대학생을 양자처럼 함께 살며 보살펴 보라. 새 생명의 약동이 시작된다. 사랑을 주려는 생활은 뇌구조를 바꾸고, 몸의 모든 조직이 사랑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뀐다. 할아버지, 할머니 몸에서 아버지, 어머니의 몸과 생각으로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귀찮다. 부담 간다. 홀로 편하게 산다고 우기지 말아야 한다. 혼자 편하게 영원히 누울 날이 닥쳐온다. 원치 않아도 당신의 문을 안식이 노크를 할 것이다. 사랑하라. 생명이 붙어 있는 한 사랑하라. 사랑은 만병을 고치는 능력이 되기도 한다.

목련은 잎도 없이 스스로 피어나 꽃은 꽃샘추위 중에서도 한 겹 자기 몸을 보호할 보호막 없이도 우하하고 담백하게 피어 있다. 도움을 양보하고 오히려 고상하고 우아한 노년을 사랑으로 메워보라. 잎 없이 나뭇가지에 메어달려 핀 목련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당신도 목련처럼 아름다운 노년을 살아갈 수 있다.

저작권자 © 부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