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대 다니엘종합병원 병원장 정희원 박사
서울대병원장·대통령 자문의 두차례 역임한 뇌종양분야 세계적 권위자
지난 3월1일자로 부임... 24일 취임식 갖고 제2의 도약 선언
[부천신문]실력이 있는 명의(名醫)는 대개 차갑고 인간미가 없다고 한다. 반면 인간미가 있고 친절한 의사들은 실력이 없다고 한다. 어느쪽에게 자신의 생명을 맡겨야할까. 이른바 환자의 딜레마다.
평생 병을 많이 앓았던 조선조 세조는 평생 병이 많았는데 그가 접했던 많은 의원과 의료체험을 바탕으로 지는 팔의론(八醫論)에서 으뜸가는 의원으로 환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기를 안정시키는 심의(心醫)라고 밝힌바 있다.
AI(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아 국내 의료계에도 본격적으로 암환자 진료에 IBM 로봇 의사 '왓슨'을 도입해 암진단과 치료에 활용키로 한 가운데 서울대병원장 출신의 정희원박사가 대인의료재단 다니엘종합병원 제2대 병원장으로 취임했다.
두차례에 걸친 대통령 자문의, 서울대병원 병원장, 대한신경외과 학회 학회장 및 이사장, 한국인 최초의 세계신경외과 학회장, 뇌종양분야의 세계 권위자인 정박사는 소위 의료계에서 손꼽히는 명의(名醫)다. 그것도 세조의 팔의론(八醫論)에서 으뜸으로 치는 심의(心醫)다.
그런 그가 부천의 한 종합병원에 병원장으로 취임했다. 실력과 인간미를 겸비한 우리 시대 몇 안되는 휴머니스트 의사인 다니엘 병원 정희원 병원장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Q : 취임을 축하드린다.
A : 얼마전 다니엘 의료재단을 설립한 고 강대인 이사장님이 영면에 드셨다. 고인은 남다른 소명의식과 담대한 비전, 그리고 강한 추진력으로 의료계와 지역사회에 큰 업적을 남기셨다.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다니엘병원이 최고의 인술을 펼치는 초일류 병원을 실현한다는 설립이념을 성실히 수행하고 싶다.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다니엘병원이 되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늘 마음속에 새기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Q : 병원장으로 재임 기간중 꼭 이루고자 하는 추진 사항이 있다면?
A : 재작년 메르스 사태의 원인도 알고 보면 기본적으로 마땅히 챙겨야 할 사랑을 챙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진단과 치료에 대한 친절한 설명, 진료과정에서의 인간미 있는 서비스, 철저한 원내 감염관리 등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을 항상 확인하고 이를 체계화할 계획이다. 또 일부 진료 영역에 있어서는 대학병원 수준의 실력과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시설과 장비 투자, 의료진 확충 등에도 힘쓸 계획이다. 신속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 그리고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부천시의 자랑'이 되는 병원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Q :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A : 외국의 사례를 보면 유명한 지역병원(Community Hospital)들이 있다. 지역사회에 다양한 공헌을 하고 이로인해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기도 한다. 우리 다니엘 병원도 앞으로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돌보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함으로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자랑스럽게 여겨지는 병원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 주민과 지역 의료계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다니엘 병원의 성장이 시민의 건강증진이 되고 나아가 부천시 발전의 한 축이 되도록 모든 임직원들이 온 마음과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Q : 서울대학교 병원장과 시립 보라매병원 병원장을 역임하시면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이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경영 노하우가 있다면?
A : 서울대병원장을 지내며 크고 작은 성과를 이루어 냈지만 이에 못지 않은 성취감을 느낀 것은 서울 시립 보라매 병원장을 지냈던 기간이었다. 돌이켜보면 그 성취감은 비록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병원의 모든 구성원들이 의기투합하고 일치단결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부임당시인 2005년만 해도 보라매병원은 규모도 작고 시설이나 장비도 열악한 조그마한 시립병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과 10년만에 환자가 3배로 늘고 현재 하루 평균 외래환자 수가 3,500명에 육박하는 병원으로 성장했다. 시설과 전략 등의 요인도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은 '우리도 할 수 있다', '한번 해보자!'라는 자신감과 '내가 이 병원의 주인이다!', '이곳이 내 평생 직장이다!'라는 주인의식 두가지 였다고 생각한다. 다니엘 병원도 이러한 자신감과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경쟁력과 비전을 갖춰나가겠다.
Q : 의사로서의 좌우명이 있다면?
A : '환자는 의사의 스승'이라는 좌우명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으며 교수시절 제자나 후배들에게도 강조해왔다. 예를들어 환자를 자신의 가족이라고 생각한뒤 수술여부, 어떤 수술법을 택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그래도 답이 안나오면 자신을 환자로 가정하고 치료법을 고른다. 또 환자를 치료하면서 겪은 경험을 기록해두었다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환자를 통해 자신이 성장하게 되는 셈이다. 이같은 환자 중심의 사고를 통해 의료사고도 줄일 수 있으며 휴머니즘의 의술을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이런 가르침 덕분에 정박사는 ‘후배들이 존경하는 서울의대인’, 모 언론사가 국내 11개 대학병원의 신경외과 교수 42명에게 ‘가족이 아프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 뇌종양 수술분야에서 베스트 닥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Q : 마지막으로 부천시민들에게 인사말씀 부탁드린다.
A : 병원의 문턱은 이미 낮췄으며 실력있는 병원으로 만들겠다. 굳이 먼 곳을 가지 않더라도 편리한 진료, 신속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다니엘 병원이 되겠으며 지역 공동체 병원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나가겠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관심과 기대감이 헛되지 않도록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돼 노력할 것이다.
정희원 박사의 다니엘병원장 취임은 지역 의료계에 긴장과 함께 경외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인생 이모작을 통해 다니엘 병원을 지역 공동체 병원으로 성장시켜보겠다는 그의 신선한 도전에 많은 관심도 쏠리고 있다. 배려와 화합, 그리고 감복의 리더십을 가진 정희원 박사의 또다른 성공신화가 부천의 한 중소종합병원에서 조용하지만 야심차게 태동하고 있다.
‘이제 안식의 시간 속에서 지나간 모든 영욕의 시간을 내려 놓으며 나의 페르조나를 벗어 던지고 싶다. 신경외과 교수, 학회 이사장, 병원장 같은 사회적 가면 속에서 숨어 있는 참 나를 찾으려고 한다. 진정 나자신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이제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겠다.’ - 제자들이 정년을 기념해 헌정한 ‘휴머니스트의 길’이라는 기념집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