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신문]성서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나무 나라에서 왕을 세우기로 하였다. 먼저 감람나무를 찾아갔다. ‘감람나무여 감람나무여 당신이 우리의 왕이 되어 주십시오.’ 감람나무는 정중히 거절하였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사명이 있다. 그것은 나의 기름으로 하나님과 사람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다. 어찌 그것을 버리고 나무들 위에 군림하며 우쭐 대리요.’라고 했다.

다시 무화과나무를 찾아갔다. ‘네가 와서 우리의 왕이 되어 달라.’고 했다. 무화과나무가 말하기를 ‘나의 단 것과 아름다운 열매를 내가 어찌 버리고 나무들 위에 우쭐 대리요. 나는 왕이 될 수 없다.’고 사양을 하였다.

다시 포도나무를 찾아갔다. ‘포도나무여 포도나무여 나무 나라의 왕이 되어 주세요.’라고 했다. 포도나무가 말했다. ‘하나님과 사람을 기쁘게 하는 내 포도주를 내가 어찌 져버리고 가서 나무 위에 군림하고 우쭐대겠는가?’ 사양을 한 것이다.

이에 모든 나무가 가시나무를 찾아갔다. 가시나무가 이르되 ‘만일 너희가 참으로 기름을 부어 너희 위에 왕으로 삼기 원하거든 와서 내 그늘에 피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불이 가시나무에서 나와서 레바논 백향목을 사를 것이라.’ 하였다. 이것은 성경에 스스로 왕이 되기 원하여 왕자 70인을 죽이고 정권을 차지한 인물을 빗대어 한 이야기다.

시대는 바뀌었다. 스스로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의 사람의 태도는 놀라울 만큼 바뀐다. 상황 따라 처신하는 사람의 변덕을 일컫는 말인 것이다.

덴마크 국회를 방문한 일이 있다. 국회의원들의 대다수가 자전거를 타고 국회 회의에 참석을 한다. 자기 나름의 직업들이 있다. 그래서 국회의원으로서의 특별한 예우를 받지도 않는다. 국회가 모이면 나아가서 의원으로서 충실히 봉사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면 자기가 맡은 직업에 충실 한다. 권력이란 냄새를 국회의원에게서 맡을 수가 없다. 소시민 그 자체가 국회의원에서 베어 나오는 체취이다.

지금 저마다 스스로 대통령감이라고 자신하며 자신이 적임자라며 열변을 토하고 있다. 나라를 위한 다른 것보다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전력을 쏟는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이고 아직도 휴전 중에 있는 국가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후보들은 여론에 따라 안보관을 엎치락뒷치락 바뀐다.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다가 다시 사드 배치를 찬성한다고 말도 바꾼다. 국민들의 민원이 나오면 무조건 다 들어주고 그대로 공약으로 채택하고 시행하겠다고 외치며 믿어달라고 한다. 바쁜 걸음이다. 청와대로 들어가고 보자는 속셈이 뚜렷하게 보인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애국이 우선시 되고 나름대로의 정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권을 잡으려는데 혈안이 되어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래도 찍어야 하나 선택해 주어야 하나 이만 저만 고민이 아니다. 아직 임기가 남은 대통령은 탄핵되고 수감 중 조사를 받고 기소까지 되었다.

이러한 와중에 대통령 선거 운동이 시작됐다. 나는 전 대통령처럼 하지 아니하겠다고 외치면서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안보는 남북간에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정한 적폐는 분단국가에서는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 북한이다. 북한과 내통하고 협력하는 자가 적폐인 것이다. 모순된 언사를 쓰지만 국민은 누구하나 말하지 아니한다. 아군과 적군이 현저히 맞서고 있고, 원자력 무기로 우리의 가슴을 겨냥하는 자들과 대화를 하고자 하는 자가 적폐인 것을 알고 하는 말인지 모르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헤겔의 두 제자가 있다. 한 사람은 키에르케고르다. 그는 유신론자다. 또 한 사람이 있다. 무신론자다. 포에르 바하이다. 헤겔의 논리 법으로는 두 진영이 합일 되어야 맞다. 그러나 역사는 두 사상이 나란히 제 갈 길만 가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뿌리는 여기에 있다. 유물주의야 유신론이냐이다. 보수와 진보의 바르게 이해하고 선택할 기준을 바로 세워야 한다. 자기를 위한 공복이냐 국민을 위한 공복이냐가 문제이다. 가시나무의 그늘엔 찔려서 들어가 쉴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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