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신문]가나안 주변을 유랑하던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인들이 자리를 잡았다.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는 이유이다. 자기들이 믿는 신이 ‘여기에 살아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하나님의 언약이라고 믿는다.

실상은 팔레스타인에는 이미 수천년을 살아온 원주민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내쫓고 이스라엘이 차지하고 있다. 신이 준 땅이란다. 그들은 가장 중요시 여기는 문구가 있다. ‘기억하라’라는 말이다. ‘역사를 기억하라’이다.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그들을 태양의신 파라오의 손으로부터 해방시킨 힘이 바로 ‘홍해를 육지처럼 건너게 한 야훼’라고 기억한다. 그리고 이집트를 굴복시키기 위해 10가지 재앙을 내렸다고 기억한다. 그 중 마지막 재앙은 장자가 죽는 재앙이었다. 이 때, 파라오의 아들도 죽었다. 하지만 죽음의 신이 온 천지를 헤집고 다닐 때, 문설주와 인방에 양의 피를 발라 놓은 집, 즉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는 집은 한 사람도 죽은 사람이 없었다. 이 일로 인하여 출애굽 사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그 때 일을 잊지 말라고 한다.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도 그들은 ‘기억하라’를 가장 소중한 글귀로 알고 있다.

역사가 없는 민족은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역사를 잃어버리면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 술 더 떠서 그 출애굽 사건 때, 자신도 그 사건에 참여했다고 믿는 이 말을 이스라엘 사람들은 ‘기념하라’라는 말의 의미로 삼고 있다.
1950년 6월 25일은 일요일이었다. 그 당시 국방장관은 신성 모씨로 기억하고 있다. 전군은 정상적으로 외출 외박이 이루어졌고, 휴전선은 잠잠하였다. 경무대(청와대)역시 평온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소련과 중국과 함께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어둡고 고요한 침묵의 지하에서 6.25 전쟁을 준비하고 여명이 밝자 개전의 총성이 울리었다. 남한은 쑥대밭이 되었다. 전투가 아니다. 후퇴작전을 하기도 바빴다. 그 땐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전쟁이다 피난도 가능했다. 6.25 한국전쟁이 끝난 뒤 6.25 기념식이 매년 있었다. 그 때, 6.25에 대한 노래가 있었다. 첫 소절이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그 날을’로 시작된다. 하지만 현대의 시간에서는 잊은지 오래다. 언제 6.25 한국전쟁이 있었느냐는 듯하다. 망각의 은총일까?

지금 세계는 한국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 때문이 아니다. 전 대통령의 탄핵 때문도 아니다. 북한 김정은의 핵문제도 아니다. 세계 힘의 균형을 보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힘의 사용은 명분을 찾는다. 명분을 앞세우고 자기 뜻대로 힘을 쓰려고 한다. 병사가 총을 쏘고 공격을 할 때, 화기의 성능도 중요하고 공격할 여건과 환경도 중요하고, 주적 계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왜 무기를 들고 싸워야 하나라는 명분이다. 이 명분이 분명치 않으면 전투는 패전한다. 김정은, 그는 자기 힘을 과시하려고 한다. 그것이 자신의 생존의 유일한 길이다. 계속 핵탄도를 쏘아댄다.

미국의 트럼프는 김정은은 힘이 없다고 했다. 힘없는 김정은을 왜 굳이 공격을 하여야 할까? 미국의 안보에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면 굳이 미군의 화력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는가? 묻고 싶다. 중국은 왜 북한 국경 가까이 20만의 병력을 배치할까? 굳이 북한의 핵 실험을 중지시키려 한다면 중국은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미국이 북한의 핵을 요격해도 좋다고 하면서도 군사행동을 하는 저의가 무엇일까? 러시아는 왜 군사 행동을 하지 않는가? 일본은 자국국민을 위기상황에서 안전하게 대피하기 위해서 자위대가 혼동함이 마땅하다고 한다. 러일전쟁이 그러하였고, 청일전쟁이 그러하였고, 2차 대전이 그러하였다.

명분은 자국의 이익이다. 명분 있는 전쟁은 없다. 전쟁은 인간으로서 가장 본능적인 행위이므로 전쟁에 명분을 붙일 수가 없다. 사람의 생명을 죽이는데 명분이 있을 수 없다. 다만 생명을 살리는 일에만 명분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 땅 남한과 북한은 공포도, 두려움도, 위기의식도 없다. 비상식량을 사재기도 하지 않는다. 평온하다. 태풍전야의 고요함인가? 태풍의 눈이기 때문인가?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아무도 우리를 위하여 싸우는 국가는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6.25의 참상을 잊지 말자. 누가 많이 죽었는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그 날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 후보들의 얼굴에는 권력 잡기의 욕심만 가득해 보인다. 위기 대처의식은 찾아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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