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신문]봄이 왔는가 했더니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반팔 차림의 행보자들이 눈에 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은 구분이 된다. 자연이 주는 재난은 누가 막을 것인가? 인간으로서는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 화산은 분화구를 통해 불과 연기를 내품는 곳이 많고, 우리나라도 지진의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사실 알고 보면 불덩이 위에 춤을 추는 삐에로와 같은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물의 키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간의 욕망은 위로 위로 오르고 싶은 본능이 있는 것 같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필두로 하여 바벨론의 바벨탑, 그리고 캄보디아의 앙코르 왓트, 중국의 만리장성은 권력자의 욕망이 낳은 산물들이다. 하늘을 향해 오르는 건물은 효율적으로 사람이나 기술을 담을 수 있는 건물도 있지만, 상징성, 예술성을 앞세워서 세워진 건축물도 있다. 그러나 한번 지진이나 화산이 터지면 한 줌의 재로 변한다.

미국의 9.11 테러로 인한 국제 무역센터도 한심하기 짝이 없이 무너져 버렸다. 지구의 기후변화는 급격해 지고 있다. 점점 기온은 높아져 가고 있다. 추위도 견디기 힘들지만 더위도 만만치 않다. 해수온도가 오르면서 해양 수산물도 바뀌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작물 역시 재배가능 작물이 가능하지 않게 되기도 했다. 이러한 원인은 공해유발이다.

지금 우리는 세계 경제 대국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배고픔은 어느 정도 면했다고 할 수 있지만 호흡기 기관은 지금 숨을 쉬기가 자유롭지 못하다. 보다 편리하게 살고 싶고 보다 더 편하게 살고 싶은 욕망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무공해 세계의 개발과 제4의 산업시대의 도래로 인하여 자연의 회복이 가능한 기기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으므로 불안해하지 아니하여도 된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심각한 대기오염에 편하게 삶을 살 수 없으며, 야외활동마저 자유롭지 못하다.

아파트에서의 갑갑한 갇힌 생활에서 야외로 나아가 맑은 공기를 마음껏 쉴 수 없는 오늘의 인간은 마치 물고기가 살 물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공기 중에 사는 인간이 아닌가?

이 환경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까운 중국 덕분에 수출에 유익을 보기도 하지만 지금은 중국발 황사 미세먼지가 우리로 하여금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지금의 환경 악화문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위기라고 말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현재의 환경 문제는 이미 수십년전부터 예견되어 왔다. 한국의 근대화 초기부터 환경문제가 거론되어 왔다. 그러나 항상 정치인들은 자신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 세수를 늘리고, 공적을 쌓아서 애국하고, 애민하는 사람처럼 포장을 해왔다. 무차별 개발과 환경문제는 뒤로한채 눈앞에 그려질 GDP의 지수만 생각해 왔기 때문에 이젠 국민들이 자기 건강을 자기가 지키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직면해 있다. 누구도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

하늘이 파랗게 보여도 문이란 문은 모두 닫아 놓는다. 그리고 비싼 공기청정기를 구매하여 여기에 호흡기를 의존하며 살아야 한다. 마치 물속에 잠수부가 마우스로 공급되는 산소통에 의존하여 헤엄치는 것과 같다. 사람이 막을 수 있는 환경문제는 목소리가 작은 사람들의 외침일 뿐이다.

세계 경제 대국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자기 국가의 수입은 올리고 대기 오염은 인류 전체가 당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중국을 향하여 항의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어느 때까지 이렇게 자주적 주권행사도 하지 못하는 민족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일본이 강제로 우리를 통치할 때, 수많은 생명이 강제 동원되어 생명을 잃었다. 지금은 자기 땅에 자기 집에 살면서 이웃 나라의 부강 부산물에 의하여 생명이 무고하게 죽어가고 있다.

어느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도 감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 다급하다. 심각하다. 특히 어린이나 연세 높으신 어른들은 견디기 더 힘들다. 생명에 관한 문제다. 칼로,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눈으로 보고, 소리를 듣고, 몸으로 체험하며 당장 대항할 의분이 생긴다. 그러나 환경의 문제는 오감을 자극하지 않고 생명을 죽이고 있다.

이 처절한 보이지 않는 전쟁은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까? 내가 내뿜는 매연, 내가 버리는 쓰레기, 내가 배설하는 배설물부터 살피고 절제하고, 최대한 친환경적 삶을 살려는 굳은 결심 없이는 이 전쟁에서 살아남을 길은 없다. 절제 정신이 발취되어야 할 절실한 때가 도래해왔다. 아무도 내 생명을 책임지고 지켜주지 않는다. 내가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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