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중 폭행 당해도 10명 중 4명은 ‘별다른 조치 안해’

▲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성인남녀의 57%는 데이트폭력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신문]‘데이트폭력’이 사회적인 이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변심한 연인들이 상대방을 무차별 폭행하고 심지어는 살인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이에 젠더폭력 근절을 위한 범부처 종합대책 마련이 지난 1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취업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 대표 이광석)가 자사 회원 6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데이트 폭력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데이트 폭력 혹은 그로 의심되는 일’을 목격하거나 경험해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43%가 '목격한 적 있다'고 답했고, 15%가 '직접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성인남녀 10명 중 5명 꼴로 직간접적인 데이트 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한 셈이다.

이 중 상당수는 '생면부지 타인'의 폭력 현장을 목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생면부지 타인'의 데이트 폭력 현장을 목격했다는 응답자는 74%였고, '지인'이었다는 응답이 26%로 나타났다.

데이트 폭력을 목격한 응답자들의 말에 따르면, 모욕이나 고함/폭언/협박/위협 등 '감정 및 언어적 폭행(41%)' 사례가 많았다. 이어 뺨을 때리거나 팔목 비틀기, 세게 밀치기 등의 '신체적 폭행'도 28%로 높게 나타났다. 간섭이나 감시와 같은 소극적 차원에서부터 스토킹 또는 몰래카메라에 이르는 적극적 차원의 '통제적 폭행'은 20%, 강제 추행 및 강제 스킨십과 같은 '성적 폭행'은 10%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들 경험자는 폭행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간접적 경험자의 과반수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63%)'고 고백했다. '연인 간의 자잘한 다툼이라 생각(30%)'하거나 '괜히 불똥이 튈까 우려(25%)' 혹은 '휘말리면 귀찮아질까봐(24%)' 방관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피해 당사자의 상당수(38%)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역시 '단순한 사랑 싸움 중 하나라고 여겼거나' '내 잘못도 있다고 판단'해서다. (각 21%)

한편, 데이트폭력 근절을 위해 어떤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지 묻는 질문에는 39%의 가장 많은 응답자가 '가해자 처벌 강화'를 꼽았고, '단순 치정으로 인식하는 사회의식의 전환(19%)', '연인을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12%)', '피해자의 법적 보호 방안 마련(7%)' 등의 답변이 줄이었다.

인크루트 이종서 주임은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선행과제로 지목되고는 있지만, 데이트 폭력이란 '어느 정도의 피해가 오고 갔느냐'라는 차원에서만 문제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크고 작은 연인 간의 다툼 중 어느 수준까지를 데이트 폭력의 범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인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설문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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