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대 영 목사

[부천신문] 아프리카의 선교사가 포교를 위해서 아프리카 오지의 마을로 들어갔다. 아이들이 즐겁게 놀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의 손에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범상치 않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다이아몬드 원석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깜짝 놀랐다. 이 소식은 금방 서방세계에 전달되었고, 수많은 다이아몬드를 캐는 사람들이 도래했고, 조용하던 그 시골은 탄광촌으로 바뀌게 되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갖은 비윤리적인 행위와 심지어는 살인까지 하는 험악한 도시가 되었다.

주민들의 마음의 평안은 산산조각이 되고 말았다. 주민들도 다이아몬드가 어떤 가치가 있는가를 알게 되면서 광부로 변신하고 말았다. 소유를 모르던 사람들이 소유의 종이 되어버린, 많이 갖기 위한 아귀다툼은 평안을 잃게 했다.

평안의 반대말은 편함이다. 보통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면 사저로 나간다. 임기 말기에 사저를 마련하는 것은 통상적 일이다. 그 때마다 대통령의 마음에 평안이 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사저의 크기, 사저 마련의 재원, 사저의 등기자 명의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기 때문이다.

사저는 집이다. 집 때문에 그 집에 들어가 사는 분의 마음이 평안이 깨어진다면 그 집은 흉가에 불과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 대출을 은행으로부터 받는다. 많이 받는 사람은 집값의 60%까지 받는 것 같다.

그런데 자기 집을 마련했다고 하나 남의 집이다. 60%의 지분이 은행소유다. 은행네 집에 살면서 자기 집이라고 인식한다. 월세와 같이 이자를 낸다. 금융위원회가 금리를 올린다고 한다.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수입은 한정되어 있고, 이자는 더 부담해야 하니 마음의 평안이 깨어질 수밖에 없다.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로서 평안한 삶에서 머무를 수 없다. 이자라도 부부가 함께 감당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나간다. 하지 않던 직장생활은 몸을 고단하게 한다. 그리고 제대로 주부로서의 역할을 다 못해 마음이 평안하지 않다.

무관심하던 금리에 늘 관심이 가 있다. 마음에 평안이 없으면 웃음 대신 한숨이 나온다. 기쁨도 사라지고, 슬픔이 찾아온다. 행복이 저만치 사라지고 만다. 지난 날 좁고, 허름하던 전셋집에서는 곧 잘 웃고, 곧 잘 기뻐했다.

이젠 새 집, 더 넓은 집에 들어와 행복을 잃어버렸다. 흉가다. 행복하지 못한 집이 흉가이지 않는가? 연애 3년에 결혼을 하자고 누군가가 제안을 했다. 그렇게 하자고 받아드렸다.

그 때부터 마음에 기쁨도, 평안도, 설레임도, 긴장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양가 부모를 만나 인사하는 시간부터 듣지 아니하려고 해도 양가에서 흘러나오는 인물평이 마음을 기쁘게 하지 않는다.

가문의 우열이야기, 혼수 이야기, 신접살이 집 이야기, 가족사 이야기, 어느 것 하나 마음에 기쁨을 주는 것이 아니라 불안하고, 위기의식까지 생긴다. 편견에 가까운 평가가 하루도 마음을 평안치 않게 한다. 괜스리 결혼을 하기로 하였다.

그냥 그렇게 친구로 사귀면 좋았을 것을 결혼을 하지 않으면 이혼도 없지 않는가? 꼭 결혼을 하여야 하는가? 이젠 마음의 평안과 개인 자유를 위해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 되고 말았다. 많은 젊은이가 결혼을 하지 않으려 한다. 평안을 선택한 것이다.

누가 정죄하랴? 공공의 일을 하다보면 공의를 세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이야 자기 철학이 있고, 전문성도 갖추고 있고, 일의 추진력도 있고, 자기 헌신도 하시는 분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분들일수록 늘 긴장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공의를 지키다 보면 본의 아니게 자신은 정작 피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기업의 법인세를 올렸다고 한다. 공의로운 사람들이 볼 때,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법인은 한국 국민으로서의 공평하게 세금을 내야하는 평등의 원리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기업이 크다 해서 세금을 더 내게 하고, 기업의 규모가 작다고 해서 세금을 적게 내게 하면 공평이 깨어지는 것이다. 법은 만민에 공평하게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 아닌가?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공평한 대접을 받지 못할 때이다. 차별은 참기 힘들다. 결국은 마음의 평안이 깨어진다. 심각한 보호무역의 시대가 도래해오고 있다.

자국 상품보다 더 많이 팔린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는 우방이라는 미국부터이다. 이들과 맞서서 경쟁해야 할 기업은 대기업이다. 법인세율을 올리는 것은 원가를 더 올리는 것이다.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더 떨어뜨렸다고 싸우고 이겼다고 깃발을 흔든다. 그리고 고용도 더 많이 하라고 압력을 행사한다. 마음이 평안해야 일도 잘 할텐데 걱정이다.

자기 지역구 이익(利益)을 얻기 위해 공의는 송두리째 내팽개친 분들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지역 이익주의 대표일 뿐이다. 그리고 직업인이다. 또 선거를 위해 이렇게 소인배 행동을 하고 있다. 국민 모두의 마음이 평안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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