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현 원장(부천자생한방병원)

[부천신문] 벨마비는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 마비로 인해 그와 관련된 안면 근육의 움직임에 문제가 나타나는 특발성 말초신경장애이다. 벨마비는 성별이나 인종에 따른 발생률의 차이가 없으며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만 명당 20명 정도에서 발생한다.

48시간 이내에 안면 근력 약화 증세가 뚜렷해지는데, 경우에 따라 귀 뒷부분 통증이 선행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미각장애, 청력장애 등은 동반되지 않지만 염증이 심한 경우 이러한 증세가 동반될 수 있다. 눈을 감으려고 하면 마비된 쪽의 안구가 외측 상방향으로 향하게 되는 소위 벨씨 현상이 나타난다. 이 현상은 외안근 기능이 마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하며 중증근무력증과의 감별 진단 시 유용하게 사용된다.

대부분의 벨마비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2~3주 후에 회복이 시작되어 2~3개월 안에 완전히 회복되는데 그 완전 회복률은 75~85%로 보고되고 있다. 벨마비 환자들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저절로 좋아지며 완전하게 회복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30%에서는 6개월까지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또한 7~12%의 환자에게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천자생한방병원 (032)320-8813

양방에서는 벨마비 환자에게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 등의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스테로이드 투여에 대해서는 발병 후 72시간 이내에 고용량으로 적어도 5일 이상 투여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24시간 이내에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또한 추정되는 바이러스 원인을 치료하기 위해 항바이러스제도 함께 경구 투여해야 한다.

안면신경 마비의 정도는 House-Brackmann grading system(H-B grade)를 이용하며 평가할 수 있으며, 안면신경 손상에 대한 후유증에 대한 예후를 판정하기 위해서 근전도검사(Electromyography, EMG), 신경전도검사(Electroneuronography, ENoG), 신경자극 검사(Nerve Exitability Test, NET) 등을 할 수 있다. EMG와 ENoG는 안면신경의 손상 정도를 객관적이면서 양적으로 기록할 수 있으므로 발병 2주 차에 검사를 시행하면 안면신경 마비의 예후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방에서 안면신경마비는 증상을 위주로 하여 입과 눈이 모두 돌아간 경우 ‘구안와사’라고 칭하며 구안와사의 원인은 안면 경락상에 풍, 한, 열 사기의 침입과 기허, 혈허, 내상 등이 근본이므로 원인에 따른 치료를 꾀하고 있다. 따라서 약물치료는 견정산, 이기거풍산, 보중익기탕 등을 기본방으로 하여 환자 상태에 따라 가감하고 기타 변증에 따라 다른 처방을 사용한다. 침구치료는 안면 부위의 소속 경락인 족양명경과 수양명경, 수태양경과 기혈 등을 사용할 수 있고, 거풍통락 작용이 있는 예풍, 풍지혈을 사용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의 ‘벨마비 환자의 한의학적 치료 시작 시기에 따른 신경 손상률 비교:후향적 관찰 연구’ 논문에 따르면, 급성기 양방치료를 동일하게 받은 벨마비 환자에 대해서 한의치료의 시작 시기별 EMG 검사 손상률의 후향적 분석을 통해 그 치료의 효과를 확인한 결과 치료 시기가 늦어진 군일수록 손상률의 평균이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안면신경마비가 시작되었다면 전문의와의 진료 및 상담을 통해 필요한 양, 한방 치료를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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