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두열(문화 기획자)

[부천신문] 화투로 할 수 있는 많은 놀이가 있지만 지금은 거의 고스톱이 화투놀이 점유율의 99%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정확한 통계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고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화투(花鬪), 정확하진 않지만 어렴풋한 기억으로 고등학교 다닐 때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화투는 놀이를 가장한 민족성 말살 정책중의 하나로 일본이 의도적으로 민중에게 배포한 것이니까 가까이 하지 말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그때는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를 못하였다가 세월이 지나 화투라는 것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나이가 되면서 그 말의 의미가 조금씩 이해는 되었지만, 이후 별로 화투라는 것과 친하게 지낼 일이 없어서인지 제대로 느낄 수는 없었다.

가끔씩 친구들과 놀이를 할 때면 거의 카드(세븐오디나,훌라 같은)를 했었고 화투는 별로 접 할 기회가 많진 않았다.

일년에 두 번 찾아오는 설,추석 명절 때나 가족들과 모여서 한, 두 번 씩 치는 기회가 있었는데 요즘 가끔씩 주위 사람들과 고스톱을 치는 기회가 생긴다. 물론, 친목을 위해서이다.

그런데 그 친목을 위해서라는 명분이 무색하게 가끔씩은 이게 뭐하는 짓인지 하는 생각이 드는 사건들이 종종 발생하면서 예전 고등학교때 선생님이 했든 그 말의 의미를 이제 제대로 이해를 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명절 때 고향에서 가족들과 가끔씩 고스톱을 칠 때도 잦진 않지만 분쟁거리가 생겨 판이 본의 아니게 깨지는 상황도 있었다.

같은 지역, 피를 나눈 가족들과 놀면서도 그런 일이 생기는데 하물며 각각 다른 지역의 가족이 아닌 사람들( 가끔씩 모여서 놀고 있는 예닐곱 지인들의 구성원을 생각해보니 공교롭게도 경상권, 강원권, 전라권, 충청권, 수도권이 골고루 다 있다.)이 모여서 놀면서 분쟁거리가 생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분쟁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분쟁의 타협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같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각각의 생각이 틀리고 해석이 틀려서 정확하게 이게 맞고 저게 틀리다라는 정답이 있는 문제라면 다툼의 여지가 해결이 되겠지만 이건 네이버에서도 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들이라는 것이다.

어린나이도 아닌 사람들이다 보니 나부터 시작해서 다들 고집도 있고 성질 급한 사람도 있다 보니 판이 깨진 적도 있고 그로인해 관계가 서먹해지는 경우도 발생 한다. 그중에는 그로인해 아직도 서로 안보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화해를 하여 다시 관계가 회복되는 경우도 있긴 하다.

나 역시 그런 다툼의 주체가 되어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것이 싫어서 안치면 그만이다라는 생각에 한동안 고스톱을 안치고 있지만 같이 어울리는 시간에 나만 같이 하지 않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고 재미없기도 했다.

그리고 이후 화해를 하긴 했지만 고스톱으로 인해 생긴 다툼에 화해를 했다 하더라도 계속 고스톱을 같이 안하면서 화해를 했다는 것이 약간 어색하기도 하였다.

같이 어울릴까 말까 엄청 많은 고민을 하면서 화투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서두에 말했듯이 인간관계를 파괴하는 도구가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친목도모가 되고 스트레스만 풀 수 있는 놀이만으로서의 고스톱이면 얼마나 좋을까?

잦진 않지만 가끔씩 치는 고스톱~!! 안칠려니 그렇고 칠려니 또 다툼이 있을까 걱정되고... 살아가면서 생기는 수많은 고민거리가 있는데 이런 쓸데없는 것에까지 고민을 하냐고 생각을 할지 모르겠지만 고민이 많다. 다시 어울린다면 과연 다투지 않고 즐길 수만 있을까?

花鬪!(꽃싸움) 다툼만 없다면 지인들과 함께 맛있는거 먹으면서 정도 생기고 스트레스 풀기는 좋은데... 고스톱! 칠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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