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대 영 목사

[부천신문] 너의 목숨을 이웃을 위해서 주어라. 이것보다 큰 사랑은 없다라고 한 가르침은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지고한 진리이다.

그러나 이 진리를 믿는다. 믿고 행동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실제 생활 현장에 나서면 실천하기가 어렵다.

자신을 위해서 살지 말고 타자를 위해 살라는 말도 그렇다. 맞다. 수백번 긍정하고 옳다고 믿는다. 그러나 막상 타자를 위해 살다 보면 나는 존립조차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종교는 말한다. 신의 보상이 틀림없이 있다. 믿으라고 한다. 이러한 실례를 적어 놓은 책이 성서이다. 이 성서의 기록된 계시와 약속대로 살다간 사람들이 많다.

남과 북, 남남 아닙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이 날을 기다렸다는 자기표현은 진실하고, 감동적이며 남북한 모든 사람들에게 찡한 감동을 준다. 북으로 넘어오는 것이 뭐 어렵습니까? 지금 내려오십시오라고 월북을 바로 시행하는 두 정상을 보며 그렇다면, 남북의 갈등은 소꿉장난이던가? 라고 생각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서로가 평화를 위해서 만나고, 대화를 하는 것이라면 이것만은 분명히 갖추어야 할 것이 있다. 지난 1948년 이후 북한은 유물론 철학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공산주의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체제는 종교체제와 같았다. 백두혈통의 사람만 북한을 통치할 수 있고 그 분들은 조선인민공화국의 아버지이시다. 모든 음식도 아침밥은 아버지가 주셨고 입을 옷도 아버지가 주셨으며, 학교를 다니는 것도 아버지가 학비를 다 부담해주신다고 믿고 배운다.

‘학습’이다. 이 학습이 인간의 의식구조를 만들어간다. 학습을 받는 자가 학습을 시키는 자 보다 더 철저해지기도 한다. 학습내용이 사실이든 않던 믿어진다. 이런 세월이 반백년이 흘렀다.

북한 사람의 표현과 북한 사람의 생각은 남한 사람의 잣대를 가지고 이해하면 이중적으로 이해된다. 북한 사람들의 표현을 남한식으로 이해하면 항상 진실된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남한으로 넘어와 악수를 그토록 친절하게 하고, 핵을 완전히 파기하겠다고 한 것은 북한적 사고로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저 사람들은 재판 없이 얼마든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회에서 살아왔다.

어떤 계기가 오면 진실은 상관없이 마치 카멜레온처럼 변할 수 있는 것이 그들의 인격이 그렇게 변해버린 것이다. 자기나라의 지도자의 얼굴이 비를 맞고 있다고 해서 눈물을 펑펑 흘리는 사람들이다.

말은 하는 이의 뜻과 듣는 이의 뜻이 같을 수가 없다. 사람들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을 알고 대화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 전문가가 있어 면밀히 점검하고,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니 빈틈없이 처리하리라고 믿는다.

또 하나는 북한 사람들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중국만 하더라도 한국의 종교인들을 추방하고 있는 중에 있다. 종교는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가 결정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옳고, 자기의 결정이 가장 완벽하다고 확신을 한다.

그러나 이 상대적인 결정을 완전하고 옳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뜻을 금하지 아니하려고 한다. 그러나 종교를 가진 사람은 절대 진리를 신봉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자신의 뜻을 절대 진리에 비추어본다.

절대 진리와 상충되고 있으면 다시 한번 생각한다. 절대 진리를 따를까? 자기의 결정을 따를까? 한번쯤 마음에 검증을 한다. 그리고 만약 그래도 자기 뜻대로 하고자 할 때는 상대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이해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이 결정된 일이 진리에 가깝고 쌍방공평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함이다.

이런 만남에서 어느 누구도 김정은 당신 왜 갑자기 생각과 말을 바꾸었소? 라고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은 생각과 말과 행동이 180도 바뀔 때는 분명히 어떤 계기가 있었을 것이다.

자기 변화, 자기 당의 변화, 자기 조직의 변화의 이유를 솔직히 밝혀야 한다. 이것을 표현하지 않고, 현재 돌출적이고, 즉흥적이며, 갑작스럽게 변한 행동은 분명히 꽃꽂이 꽃 같다고 해야 할까? 곧 시들어 버릴 수 있다. 너무 조급히 감동할 이유도 없다.

그저 그렇게 만나고, 손이라도 잡아주고 가겠다면 초청하고 가겠다면 배웅해 주는 정도로 하고, 사람들의 변화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사람이 안 바뀌면 무슨 말과 행동을 해도 모든 것은 허위이다.

자국민을 파리 목숨같이 죽이고, 종교인을 자강도에 집단 연금하고 최악의 가난한 생활을 하게 하고, 헤일 수 없는 정치범들이 강제노동을 하며, 탈북자들을 학대, 사형하고, 인간을 절대가치로 여기지 않는 사람들은 남한 국민도 역시 동일하게 보고 있다.

북한교(北韓敎)를 믿는 신도들은 세계에서 가장 우매한 지도자의 말을 믿을지 모르나 이성적이고, 냉철한 합리성으로 보는 사람은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저 두고 볼일이다. 사람이 바뀐 이유를 알기 이전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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