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대 영 목사

[부천신문] 처음 결혼에 실패한 여인은 그래도 첫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위로 삼아 홀로 살아 보았다. 그러나 생계와 자녀 교육이 역부족이었다. 할 수 없이 재혼을 결심하였다.

막상 재혼을 하고 보니 처음 만났을 때와 전혀 다른 딴판의 사람이었다. 폭언과 폭력, 알코올까지 지나치게 마시는 사람이었다. 생지옥 같은 가정이었다. 다시 헤어지기로 했다.

지난날의 결혼의 실패가 그녀의 마음에 상처가 컸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다시 결혼을 하자. 이젠 막상 아들이 혹 같이 생각이 되었고 부담스러운 존재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들은 아들대로 새로 어머니가 결혼을 할 때마다 의붓 아버지와의 관계가 부담스럽고 거북스러웠다. 특히 어머니가 의붓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하거나 폭언을 들으며 부부싸움을 할 때는 ‘내가 이 세상에 왜 태어났나? 내가 왜 살아야 하나?’ 늘 번뇌가 아들을 괴롭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세 번째 결혼을 어머니가 하였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하고 버림을 받게 되었다. 넋을 잃은 듯한 어머니, 아들과 마주 앉을 때마다 푸념을 토해왔다. "아들아, 이 세상에는 진짜 사랑이란 절대 없다. 모두 거짓 사랑이다. 사랑을 믿지 말라. 절대 믿지 말라. 네가 보고 듣고 경험하지 아니하였느냐? 의붓아버지들의 행패를, 그러니 사람을 믿지 말라" 고 늘 말해왔다.

시간은 흘러 아들이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였다. 그러나 사고를 치고 중도에 그만 두었다. 그리고 군에 입대를 하였다. 역시 군 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사고를 치고 불명예 제대를 하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방황하다가 겨우 직장을 얻게 되었다.

1963년 11월 23일 그는 직장 옥상 건물에서 서성대고 있었다. 마치 누구를 기다리는 듯한 행세였다. 그것이 아니었다. 자기 직장 건물 앞으로 지나가는 미국의 대통령 존 F. 케네디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를 저격하여 숨지게 했다. 세계적인 사고를 치고 말았다.

세상에 태어나서 한 번도 사랑 같은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고, 비정한 상황에서 자라온 사람, 그는 공격형 성격의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제임스 밥슨이라는 정신과 의사는 이 사실에 대하여 이렇게 해석하였다. "한 가정의 비극이 우리 사회의 큰 비극을 만들었다"

6월은 선거철이다. 거리를 다녀보면 눈에 보이는 것이 입후보자의 얼굴과 공약이 들어온다. 공약을 마음에 곱씹어보면 유권자들을 우롱하는 듯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실행 불가한 내용들이다.

시의원 후보가 미세먼지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도의원 후보가 치안을 완벽하게 책임지겠다. 교육감 후보가 교육을 이상적으로 바꾸어 놓겠다. 아니면 자신을 믿어 달라. 나는 훌륭한 사람이다. 스스로 자화자찬하고 있다. 유권자마다 마음에 믿음이 가지 아니하는 선전문구만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이러한 선거 현수막은 점점 시민들을 믿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실행 불가한 공약과 자기 과장된 소개를 보면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불신만 키워간다. 도지사를 출마한 분은 그의 도덕성이 연일연야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의외의 사건은 공영방송이 여권 주도자의 조직으로 운영되는데도 도지사의 절대 불리한 증인을 인터뷰하며 방송을 하고 있다. 어느 도의 도지사도 도덕성 문제로 얼굴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역시 여당 도지사이다. 그리고 현재 지탄을 받는 도지사도 역시 여당에 속해있다.

그런데 왜 여당은 감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빈들로 어린 양을 내몰듯 내몰고 있을까? 이런 모든 사건들이 믿을 수 없는 정당행위라고 의심만 증폭되어간다. 새롭게 정권을 잡는 정당마다 대동소이 하지만 현재의 집권당만큼 이전 정권에 행했던 모든 일을 부정하고 죄악시 하는 일은 건국 이래 처음 겪는 것 같다.

새 정권은 정의롭고 깨끗하며 인도주의에 입각한 ‘가지지 못하고’ ‘배우지 못하고’ 사회 낮은 계층의 국민들의 선한 이웃인 것처럼 미화, 포장하여 정사를 행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의 의심만 증폭시키며, 국민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정권으로 비쳐지지 아니하며, 냉혹하고 잔인하며, 매정하고 차가운 감만 느끼게 하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인민들을 장악하기 위해 자기 혈족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물론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녀도 부모도 희생시켜가며 정의를 세우고 법치적 권위를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들은 두렵다. 그리고 공포스럽기도 하다. 지난날의 모든 정권이 해왔던 일을 부패하고 부정하며, 불법이고 권력 남용이었다고 비판하여 바로 세우기에 안간힘을 쓰는 것도 좋지만 국민은 의심한다.

"믿을 지도자나 정치인이 없고,기업인이 없구나" 라는 의식이 습관화되면 현 정권의 적폐청산 행위 역시 믿어지지 않는다.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인식하고 마는 것이다.

가정이나 국가나 다를 바가 없다. 정당은 의붓 아버지이고 국가는 어머니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아들이다. 의붓 아버지가 자꾸만 바뀌면서 국가를 불신케 만들고 비정한 국가로 인식시키면 국민들은 사고치는 공격형 국민으로 점점 바뀌어갈 수도 있다.

사랑과 용서, 관용과 평안을 보여주는 정당과 정권이 될 수는 없을까? 바로잡기가 자기 기준일 때 편협한 바로잡기는 국가를 몰락하게 할 수도 있다.

6월은 현충일과 6.25 한국전쟁기념일이 있다. 국가를 위해 희생된 국민을 깊이 생각해야 할 달이다. 6월에는 모두가 겸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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