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대 영 목사

[부천신문] 한국인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다. 국토나 재물을 빼앗기 위해 침략한 적은 5,000년 역사 중에 거의 없다. 그러나 외침은 수없이 당했다. 그럼에도 생명을 절대가치로 지키기 위해 모든 민족이 하나 되어 이 조국을 지켜왔다. 그래서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6.25 한국 전쟁이라는 우리끼리 전쟁을 하는 비극을 경험했다. 처참하기 이를 때가 없다. 그 이후에는 베트남의 참전이었다. 미국과 혈맹관계이므로 미국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6.25 한국 전쟁에 희생당한 미국 군인의 유해 송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참전했지만 원치 않는 타민족의 생명을 살상했다. 그리고 생명에 대한 가치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용병’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생각의 전환이 강요되는 시기가 있었다. 군사혁명 이후 경제 개발을 통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 아래 가장 우선순위가 식량의 자급자족이었다. 식량의 자급자족의 가장 큰 어려움은 식수인원(밥을 먹는 사람의 숫자)을 줄이는 것이다. 이러한 비인도적 합리주의는 ‘가족계획’이라는 정책이 수립되었다. 산아제한(産兒制限)이다. 법률적으로는 정하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 현실의 문제와 논리의 합리성 때문에 자녀를 둘만 낳자고 하다가 결국은 하나만 낳아 잘 길러보자로까지 진전했다. 그리하여 외동아들, 외동딸을 키우고 있는 가정이 많다.

현시점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생겨났다. 생명 경시 사상이다. 태아의 생명은 생명이 아니다 라는 데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전통은 잉태만 되면, 태아의 인격을 소중히 여겨 산모의 삶은 엄격하게 규제하였다. 태아를 위한 산모의 바른 몸가짐은 필수였고, 분만을 하면 대문 앞 금줄을 치고 사람들의 무분별한 출입을 금하게 해서 생명을 위해하는 전염성 병균이 들어오지 않게 했던 것을 신성시 여기기까지 했다.

지금은 얼마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지 한 지도자가 자녀를 셋은 낳아야 한다고 하자 ‘여성이 아기 낳는 기계냐?’라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여성의 몸은 신성하다. 자기 자신을 위한 몸이 아님을 금방알 수 있다. 아기를 10개월 살 수 있게 생명의 산실이 여성의 몸에 있다. 그리고 아기가 어느 정도 자라서 일반 식사가 가능할 때까지 먹여줄 생명의 근원인 젖이 바로 여성에게 있다. 이는 하늘이 준 축복이자 신성한 것이다. 그래서 여성은 어머니가 되며 아름답다. 아기를 많이 낳아달라는 요구는 한 특정인의 요구가 아니라 모든 인류의 바람이기도 하다. 이러한 생명에 대한 존귀함과 가치를 진실로 알 때, 사랑(헌신)이 즐거워지는 인성(人性)으로 성숙되어 가는 것이다.

지금 이를 무시한 체 낙태가 합법화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는 생명을 살해하자는 운동과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이 민족이 존립하고, 맥을 이어갈 생명을 경시 여기게 되면 언젠가는 이 땅에 한 민족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우리나라의 현안 문제 중, 가장 큰 문제는 자녀 생산이다. 국민이 점점 노령화 되어가고 있고, 신생아 출산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낙태를 합법화 하자는 것은 나라의 존립을 포기하자는 것과 같다. 1967년 영국에서 낙태가 한해 2만 천건이었는데, 낙태를 합법화한 이후 2006년에는 약 21만건이나 발생했고, 49년 만에 10배가 증가했던 것이다.

낙태가 합법화되면 생명 경시 사상이 더욱 심화되어서 심각한 국민윤리 이념이 흐트러지기 쉬운 것이다. 2010년 정부조사에 따르면 연 17만 건의 낙태 수술이 시행되었다. 그러나 수술은 불법이므로 정부통계로서는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2017년 대한산부인과 의사회 발표에 의하면 낙태는 연 110만건, 하루에 300건으로 전 세계 낙태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헌법재판소에 2012년 4:4로 합헌 결정을 내린 낙태죄에 대해 재심리중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낙태죄 폐지 청와대 국민 청원에 23만명이 참여하였고, 여성 가족부가 낙태죄 폐지 의견서를 내는 등 2012년과 달리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어디서부터 생명이냐라는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태아는 분명히 심장이 뛰고 있다.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2개월이면 사람의 형태를 거의 갖추게 되는 데로 분만 되어야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리려고 한다.

우리의 미래, 한 민족의 인구 증가를 위해서는 고통과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생명의 존재의 존귀감과 생명에 대한 절대성을 다시 인식하고, 생명 경시 풍조는 바뀌어져야 한다. 사랑으로 잉태되고, 사랑으로 분만하여 사랑으로 생명이 양육되는 가정이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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