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야당 #진보&보수 #비난&비판 #동업자 정신

▲ 김 종 미  기자

[부천신문] 내가 유일하게 사용하는 SNS 계정은 페이스북과 고향 친구들 모임인 네이버 밴드 몇 개가 전부다.

그러나 얼마 전 겪게 된 황당한 일은 페이스북에 예전만큼 방문하거나 활동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나는 지난 지방선거에 지역의 자치단체장 후보 모두를 ‘일‘ 때문에 여러 번 만날 기회가 있었고, 지역의 ’장‘ 후보들인만큼 훌륭한 인물들이었고 가끔 SNS를 통해 근황도 알 수 있는 정도였다.

이번 지방선거는 보수 야권의 주요 지도부를 궤멸시킬 정도로 여당에 일방적 승리를 안겼고, 결국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따로 똑같이’ 벼랑 끝에 섰다.  
옛말에 호랑이 백 마리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잘못된 정치라고 하지만 '정치'는 여러 권력이나 집단 사이에 생기는 이해관계의 대립이나 의견의 차이 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일이고, 국가적인 측면에서는 권력을 얻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상호간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나는 이 과정에서 여ㆍ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와 소통의 동업자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난 지 50여 일이 지난 지금 야당은 여권이 하는 거의 모든 일에 태클 걸고,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를 퍼 나르며 대통령의 자질을 논하고 있었다.
심지어 기초단체장 후보였던 한분은 장보러 갔는데 물가가 너무 올랐다며 “순실이가 할 때도 이렇지는 않았다.”는 말까지 하며 선거운동 할 때보다 더 열심히 SNS에 부정적인 글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솔직히 그런 모습이 너무나 실망스럽고 안타깝기도 해서 “정치 계속하실 거라면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다 알고 또 기억한다.”고 좋게 말했다.
그 순간 뜬금없이 나타난 그 후보의 캠프선거원 두 명에게 “너 문빠냐”부터 비겁하지 않은 사람은 안대표 밖에 없다는 둥, 처음엔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따졌더니 나중에는 마구잡이 욕까지...
자신들과 이해관계와 맞지 않거나 동조하지 않으면 무조건 적으로 협공해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한 그날 이후 한동안 페이스북에 접속하지 않았다. 

나는 현재 어느 정당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고, 내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 나라가 잘되길 바라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지금은 믿고 지켜봐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런 나에게 현 정권 편이라고 한다면 당연하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한 정부니 당연히 인정하고 따라줘야 하는 것 아닌가?
현재 우리 국민들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국정지지율이 과연 정부·여당에 전폭적인 지지에서 기인한 것일까? 상당부분 야당에 대한 실망이 반대급부인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효과는 아닐까?

선거 직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수구기득권과 낡은 패러다임에 머무는 보수는 탄핵 당했고, 저희는 응징 당했다.”고 자책하기에 이르렀고 패권주의 정당의 폐해를 극복하겠다며 제3의 길을 표방했던 바른미래당은 광역·기초자치단체장을 하나도 배출하지 못해 ‘불임정당’이라는 오명을 안았다.

선택받지 못했다면 스스로 자숙하고 선택받지 못한 이유를 고민하고 위기 극복의 기회로 삼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 모두 내부적 갈등을 보이고 있다.
야당은 잠재적 여당이고, 여당은 잠재적 야당이다. 다당제인 현재 상황에서 제1야당은 언제라도 제2, 제3의 야당으로 내려앉을 수 있고 보수의 대표도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보수 정당들이 국민의 지지를 되찾기 위해서는 시야를 넓히고 '나라를 살리는 관점'의 정책 위주로 평가받아야 한다.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협력할 부분과 비판할 부분을 엄밀하게 구분하고, 이를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막연한 비판이나 우려보다는 날카로운 비판과 설득력 있는 대안의 제시가 있어야 한다.
선제적 대안이나 비전 없이 뒷북치며 비판하는 것은 그것이 옳은 비판이라 할지라도 반대를 위한 반대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무능한 정치인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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