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대영 목사

[부천신문] 역사란, 엄연한 불변의 사실(fact)가 역사(history)이다. 그런데 또 다른 역사가 있다. 역사를 경험한 증인의 증인이다. 아무리 사실을 객관적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증인의 주관적 관점으로 보고 역사를 전하다보니 증인의 역사관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결국 전달(보도)된 역사가 있다. 또 하나가 있다. 역사를 경험한 증인과 역사를 학문으로 연구한 사람들이 역사를 가르친다. 이로 인하여 역사를 배우는 사람이 인식하고 있는 역사가 있다. 인식된 역사도 역사이다.

역사는 항상 과거이다. 그리고 시대가 지나면 그 사실을 경험하기는 불가능하다. 결국 간접 경험 역사 기록물을 보고 역사를 안다. 역사를 안다는 것은 주관적이다.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사실로서의 역사지식을 가지지 못한다. 증인이 전해주는 역사 역시 과거가 되었다.

다만 의식화된 역사를 역사라고 인지하는 역사가 오히려 사실보다 더 진실된 역사라고 믿고 있다. 누가 그를 가르쳤느냐에 따라서 인식된 역사는 천의 얼굴을 가지게 된다. 극우 보수라고 지탄 받고 있는 노년을 8.15해방과 1950년 한국 전쟁을 경험한 세대들이다. 이 분들의 역사는 사실역사이다.

공산주의가 어떠한가를 경험했다. 그러므로 자기 경험으로는 공산주의자들은 선전과 선동으로 인민을 의식화하여 거짓말로 인민을 호도하고, 이 공작이 어려운 대상은 반동으로 지목하여 무참히 죽인다. 그 분들의 경험에 의하면 공산당과 대화를 하는 것은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진실이 없는 사람들이고, 혁명만 부르짖는 사람들인데 대화한다는 자체가 합리적이며, 국민을 위한 의사결정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따. 그러나 경험 세대가 아닌 세대는 의식화된 이해를 가지고 있다. 고려연방제를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의식화된 사람들이므로 이데올로기보다 우선 순위가 겨레이다. 그러므로 겨레가 하나 되자면 이데올로기의 충돌을 피해야 한다.

공산화가 되든지 자유민주주의가 되든지 상관이 없다. 한 민족이나 한 겨레나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관을 가진 사람들은 북한의 모든 주장을 긍정적으로 받아드리는 것이다. 겨레가 하나 되는 것이 최우선 순위이다.

일본은 겨레를 고통스럽게 한 범죄국가이다. 그러므로 한 겨레가 일본은 타도해야 하고, 전법국가를 끝까지 정죄하고, 보복하고, 엄단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1965년에 박정희 군사 정부 시절 대일청구권을 뒤집어서 보복과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북한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은 극한 배일주의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현실 정치 상황을 빠르게 인식하고 박정희 군사정부가 조약한 조약이므로 존중하고, 그 바탕 위에서 발전적인 조치를 한 것이다.

징용문제는 양국합의에 의해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는 바른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위안부 문제만 서로 합의하에 보상하려고 주장하여 합의를 이루었다. 이 회의에 현 정부의 수장들이 모두 실무자로서 참여하여 잘 알고 있다. 사실의 증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징용문제 중 개인의 보상은 판결에 따라 일본이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반일주의적 역사 인식의 문제인 것이다.

칼로 쓰면 칼로 망한다. 보복은 보복을 받기 마련이다. 설사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공복으로서 최고 책임자는 일본이 보복을 한다고 표현하면 안된다.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유연한 대처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일본이 수출 규제가 보복행위라고 하는 객관적 자료가 있다고 하더라도 보복이라고 규명하면 풀어나갈 과제가 국가적 감정 대결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 해결 이전으로 또 하나의 새로운 과제가 생긴다. 국가가 보복을 당했다고 하면 국민 모두가 울분과 분노가 커져 돌이킬 수 없는 문제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일본의 단순한 자국 내의 결의라고 대응하면 국민 모두의 몫이 아니라 단순한 외교문제로 해결될 수 있으며, 상대국의 자극도 최소화하여 냉정하게 산업문제로 축소하여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도 자국민의 경제적 손해를 원치 않는다. 도날드 트럼프가 북한에 미사일 발사를 다 알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외교적 고수의 처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국민의 공복의 최고 책임자라면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경제적 삶이 윤택하게 되도록 해야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느 날 영화를 보았다. 감동이 되었다. 그 영화의 주인공을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다라고 했다. 지나친 감수성 강한 소녀 같은 판단이 아닐까? 김원봉은 분명히 남침의 괴수이다. 그를 국군의 뿌리라고 주장하면 군인들은 자신의 통수권자로 있는 분의 판단이므로 주적이 없어지는 것이다.

일간신문에서 주장(논설)을 통해 어느 병사의 말이라고 전제하고 북한군과 한국군이 싸우면 질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 병사의 말은 한 귀로 듣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 아니다.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이다 라고 에이브라함 링컨이 말한 것은 지금도 민주국가의 정신을 가장 바르게 표현했다고 누구나 인정을 한다. 국민을 생각하야 공복이다.

자기의 역사의식을 지우고, 공복이 섬겨야 할 국민만이 그의 가슴에 있어야 한다. 국민을 평안케 하는 공복이 훌륭한 공복이다. 감성에 젖어 대일문제를 해결한다면 두 국가 간에 갈등은 점점 심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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