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부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의원평가 보고서

[부천신문] 2019년 부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가 6월 10일부터 18일까지 주말(토, 일)을 제외한 7일간 실시되었다. 

총 28명의 의원 중 초선이 20명, 또 20대 8의 여대야소(與大野小)의 특징을 가지고 제8대 부천시의회는 출발한지 1년이 지났고 두 번째 행감을 실시했다.

행정감사는 부천시의회 의원들이 부천시의 주요정책과 과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그들의 질문과 지난 1년 동안의 의정 활동을 통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부천시민연합은 지난 7일간의 행감 속기록 분석과 함께 부천YMCA와 부천시민연합의 회원 43명이 참여한 2019 행감 부천시민방청단의 활동도 참고했다. 

그리고 2019 행감 의원 평가보고서를 내놓는다.

시민들에 의해 선출된 의원들의 공적활동을 시민의 눈으로 평가하여 시의회가 시민의 눈을 의식하며 보다 공적인 역할을 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평가작업을 진행하게 된 이유이다.

평가방법으로는 정량평가(질문수)와 정성평가(질문내용) 두 가지를 평가지표로 정하고 각각 30/70의 비율로 적용했다. 

■ 행정사무감사 총평

전체적인 의견은 몇몇 의원을 제외하면 다수의 의원들이 별 준비 없이 행감에 임했다는 평가다. 심지어 위원회별로 제출된 사업보고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주요정책에 대해 면밀히 따지고 대책을 요구하는 모습이 없고 별 준비 없는 즉흥적인 질문도 적지 않어 질문 당 평가 점수가 낮았다.

흔히 행감에서 보여지는 긴강감도 전혀 없었으며 심하게 표현하면 행감이 하나의 요식행위로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처음 방청단 활동을 한 사람의 평가 중엔 의원들이 딴짓을 하며 의욕이 없어보였다고 첫인상을 얘기했다.
초선의원이 많아서 그런건지, 여대 야소의 지형 때문인지, 의원들의 자질문제인지 딱히 한가지로 말할 순 없지만 모든 문제가 관련이 있다고 본다. 

■ 회의시간 비교
서론에서 밝혔듯이 8대 의회는 민주당이 20명이고 자유한국당이 8명인 거대한 여당 대 약소한 야당의 구조를 갖고 있어서인지 거대한 토건개발의 주요정책에 대한 긴장된 행감의 분위기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야당의 신랄한 비판도 엿보기 힘들었다.

우린 최근 5대 부천시의회부터 현재 8대 부천시의회 2년차 행감까지 14년 동안의 행감 회의 시간을 비교해 보았더니 5대부터 7대까지 매년 7일 동안 실시된 행감의 회의시간이 평균 192시간인 것에 비해 8대 부천시의회는 1년차인 작년에 127시간이고 올해 행감은 가장 적은 124시간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거대여당 대 약소한 야당으로 이루어진 행감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평가의 지점을 가져본다.

그동안 행감 부천시민방청단 활동을 했던 이들은 너무도 긴장감이 없는 행감이라는 평을 하면서 공무원들이 참 편했을거라는 뒷말을 남기기도 했고 이정도면 나도 시의원을 할 수 있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 우수의원

이번 행감 평가에서 우수의원을 꼽는다면 박명혜 의원과 곽내경 의원이었다는 평이 많다. 시민방청단 간담회와 속기록 분석 평가단의 간담회 등에서 두 의원이 돋보였다는 평에 거의 이견이 없었다.

■ 다선의원 평가

평가대상 24명 중 초선의원이 19명이고 재선의원이 3명, 3선의원이 2명이었다.
다선의원들이 초선의원들을 위해 질문을 양보하는 경향도 있을 수 있다고 보아 재선, 3선 의원들의 평점을 따로 분석해 보았다.
그러나 질문의 양은 그렇다 치더라도 질문의 질(질문수의 평균평점)이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감을 통해 본 평가에서 다선 의원들이 경험을 바탕으로 초선의원에게 뭔가를 보여주는 모습은 발견되지 못했고 오히려 속기록 기준으로는 초선의원만도 못했다는 평이 많았다.

■ 강평채택 부재
지난 대에서는 매일 행감이 끝날 때마다 소관부서별로 주요 질문에 대한 시정사항과 대안 검토 등에 대해 강평을 채택했었다. 그러나 8대 시의회에서는 강평을 작성하는 전문위원의 노고와 공무원들의 시간을 뺏지 않으려는 것인지는 모르나 매일매일의 강평 채택이 사라졌다. 

강평은 행감 후 주요내용을 공무원이나 시민들이 알기 쉽게 함축적으로 평가해 공유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시교통위는 행감 마지막 날에 총평 형식으로 강평을 했고, 재정문화위는 위원장이 그때그때 의원들의 주요지적사항을 정리하는 형식으로 진행했지만 행정복지위는 회의 마지막 날까지 아무런 강평이 없어 크게 아쉬웠다. 

행감이 끝날 때 본회의에서 행감 상임위별 보고서가 채택되지만 회의록을 일반 시민이 보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 정당별 평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소속의원을 나누어 평가해 보았다.의원수가 다르지만 상임위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만큼 소속 정당의 의원 평점의 평균을 내보았다. 
24명 중 민주당 16명의 질문 당 평점 평균은 1.59점(절대평가로 32점) 자유한국당 8명은 1.28점(절대평가로 28점)으로 나타나 민주당 의원들이 다소 앞섰다.
질문 수는 오히려 자유한국당 의원이 앞섰다.
민주당 16명의 평균 질문 수는 30.9개로 나타났고, 자유한국당 의원 8명의 평균은 48.7개

■ 위원회별 평가

*재정문화위원회 - 김병전위원장 / 우수의원(A등급) - 곽내경,
위  원 - 곽내경, 권유경, 남미경, 박정산, 송혜숙, 양정숙, 이동현, 이상윤

초선의원이면서 위원장을 맡고 있다. 구청장 출신인 의원이다.
본인의 질문은 많지 않으면서 비교적 원활하게 회의를 진행하는 편이라는 평가다. 
각 국 또는 시설의 행감이 마무리 되면 주요 질문과 대안에 대하여 정리하면서 다음 소관부서의 행감으로 이어지는 진행은 돋보였다는 평이다. 

*도로교통위원회 - 박병권위원장 / 우수의원(A등급) - 박명혜
위  원 - 박명혜, 박찬희, 김주삼, 박홍식, 윤병권, 이상열, 이학환, 최성운

재선의원으로 전체적인 진행보다도 본인의 질문을 많이 하는 위원장으로 평가되었다. 때론 날카롭게 질문하기도 했지만 질문과 사안에 직찹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래서 회의를 진행하는 위원장으로서의 모습은 아쉬웠다는 평이다.

*행정복지위원회 - 정재현위원장 / 우수의원(A등급) - 홍진아
위  원 - 강병일, 구점자, 김성용, 김환석, 박순희, 이소영, 임은분, 홍진아

회의를 이끌고 가는 모습이 약간은 고압적인 모습을 보였다. 피감기관의 보고도 서면으로 대체하면서 회의를 빨리 진행하려는 모습이 효율적이기보다는 진지하게 행감을 진행하지 못한다는 평이다. 중간에 몇 번 간사에게 위원장의 역할을 맡기고 이석하는 행동은 보기 좋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 출석 및 이석에 대한 평가

행감 중 속기록 상에 결석한 의원은 한 명도 없다. 속기록은 하루 8시간 회의 중 잠깐만이라도 출석하면 출석으로 기록되게 된다. 그래서 출석 현황보다는 회의 중 회의장을 벗어나는 이석에 대해 평가했다. 이 평가는 43명이 함께 한 시민방청단의 기록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10~20분 정도는 기록하지 않겠다.

행복위 행감 중 5일차와 6일차에 강병일 의원이 각각 1시간 정도 이석했다는 기록이 있다.

도교위 행감 중 1일차 이상열, 이학환 의원이 1시간 이석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2일차에 이학환 의원은 오후 2시 이석하여 끝날 때까지 들어오지 않았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17일(6일차)에서는 많은 의원들이 이석하였고 그중에 박홍식, 김주삼, 이학환 의원이 장시간 이석한 걸로 기록되었다.

재문위 2일차에 이상윤 의원이 오후시간에 이석하여 끝날 때까지 들어오지 않았고, 3일차에 이동현이 의원이 40분 지각했으며, 4일차에 이동현의원이 1시간 정도 이석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동현 의원은 잦은 이석 기록이 남겨져 있다.

이석이 많았던 의원(6명) :  강병일, 이상열, 이학환, 김주삼, 이상윤, 이동현 의원

■ 피감기관에 대한 평가

도시국장이 장기휴가로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도시계획과장도 행감에 불참해 도시전략과장이 도시국 사업에 대해 모두 답변하였다. 부천시 도시정책을 담당하는 주요부서의 국장과 과장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되는 감사는 부실할 수 밖에 없었다.

도시개발과 관련해 쟁점사항이 많은 부서에서 퇴직 전 휴가라는 이유로 감사에 불참하는 것은 감사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추진사업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로 보여 시민의 입장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정확한 불참사유와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다른 곳도 국장이 참석하지 않은 곳이 많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피감기관의 공무원들이 의례적이고 의원의 질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태도라는 평가가 있었다.


■ 평가를 마치며

7일간의 행감기록이 시의원들의 전부를 평가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른 평가지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의원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시의원들은 1년에 90일~100일 정도의 회의를 통해 상임위 활동과 시정질문, 예산결산 심의 의결 등의 활동을 한다. 이런 활동의 상시적 평가도 중요하고 회기 외에 시의원의 활동을 어떤 평가지표를 만들어 평가해야 하는가도 중요한 과제이다.

부천시민연합은 보다 객관적이고 폭 넓은 평가지표를 위해 부천시의회와 간담회 또는 공청회 등을 열기를 제안한다. 시의원들이 시민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지자체의 공적인 행정집행과 예산 집행을 감시하고 견인하는 일은 정말 가치있는 삶의 실천이라 본다.

오늘 이 평가가 시의원들의 가치있는 삶을 견인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부천시민연합은 행감만이 아니라 부천시의회의 1년 동안의 활동을 잘 들여다보면서 시민들과 시의원들의 가교역할을 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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