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동 선사유적지 장기간 관리 엉망으로 사라지고 있다
부천에 없는 우리 유물 빨리 되찾아 시립박물관 확장건립 후 전시해야
‘역사문화예술의 도시’ 부천, 다시 세워야 다시 뛰는 부천이 된다

[부천신문] 부천시 오정구 작동 산 3번지 일대에 위치한 ‘고강동 선사유적지’에 대한 장기간 관리부실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들은 관내 중요한 역사문화 유적지를 보존 및 발굴을 통해 역사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약속했던 부천시가 예산 편성과 지원이 부실하다며 대책방안을 촉구했다. 실제로 부천시가 역사문화유적지를 보존하고 ‘역사테마공원’으로 개발해 사회교육적인 차원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1호 움집자리’는 보존을 위한 안전 휀스와 안전 유리관 안팎에 흙먼지와 낙엽 등이 쌓여 있어 제대로 관람할 수가 없다.
‘1호 움집자리’는 보존을 위한 안전 휀스와 안전 유리관 안팎에 흙먼지와 낙엽 등이 쌓여 있어 제대로 관람할 수가 없다.

 

그러나 부천 고강동 선사유적지에 설치된 유적지 안내판에 씌어진 설명 문구가 전부 지워져 보이지 않거나 훼손돼 있다. ‘1호 움집자리’는 보존을 위한 안전 휀스와 안전 유리관 안팎에 흙먼지와 낙엽 등이 쌓여 있어 제대로 관람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유적지에 애완견의 분변과 각종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부천 고강동 선사유적지에 설치된 유적지 안내판에 씌어진 설명 문구가 전부 지워져 보이지 않거나 훼손돼 있다.
부천 고강동 선사유적지에 설치된 유적지 안내판에 씌어진 설명 문구가 전부 지워져 보이지 않거나 훼손돼 있다.

 

선사시대 제사 유적지인 ‘적석환구유구 발굴터’와 천재지단 제사터 주위가 정자만 보이는 쉼터 같아 이곳이 선사시대 제사를 지냈던 유적지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유적지 복원 상태와 안내가 부실하다는 주민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이 중요한 유적지임을 알리는 큰 안내판과 함께 유물 모형을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다. 또한 ‘선사유적길’ 중간중간에 이곳이 유적지임을 안내하는 안내판과 함께 유물의 모형을 세워둔다면 시민과 관광객의 유적지에 대한 이해와 호응이 높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김문겸 성곡동 주민자치회 회장이 유적지를 설명하고 있다.
김문겸 성곡동 주민자치회 회장이 유적지를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유적지 발굴터에 오르는 산비탈 나무계단이 썩고 흙에 묻혀 있어 주민들과 관광객의 이용이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나무계단에 흙의 유입을 막고 안전하게 오를 수 있도록 안전휀스 설치를 요구하며 둘레길 1구간 향토유적숲길에 썩어 방치돼 있는 나무의자를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유적지 발굴터에 오르는 산비탈 나무계단이 썩고 흙에 묻혀 있어 주민들과 관광객의 이용이 불편하고 위험하다.
유적지 발굴터에 오르는 산비탈 나무계단이 썩고 흙에 묻혀 있어 주민들과 관광객의 이용이 불편하고 위험하다.

 

주민 A씨는 “관리인이 단 한 명도 없으니 관리가 엉망이다. 이곳이 유적지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 이렇게 중요한 역사적인 유적지를 널리 알리고 홍보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둘레길 1구간 향토유적숲길에 썩어 방치돼 있는 나무의자
둘레길 1구간 향토유적숲길에 썩어 방치돼 있는 나무의자

 

이러한 전반적인 관리부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즉시 역사문화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 편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리고 관내 유적지에 ‘문화·숲 해설사’와 ‘유적지 관리인’을 당장 배치해 운영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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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지단 제사터 주위가 정자만 보이는 쉼터 같아 이곳이 선사시대 제사를 지냈던 유적지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유적지 복원 상태와 안내가 부실하다. 

 

사실 더 시급한 문제는 부천에 없는 우리 유물들을 빨리 되찾아와 시립박물관에 전시해 더 많은 시민과 전 국민이 관람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문화예술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 편성해 부천시립박물관을 확장 건립해야 하며 이와 더불어 다각적인 홍보방안을 통해 부천시가 역사문화예술의 도시임을 대대적으로 다시 알려야 한다. 이를 통해 전 국민이 다시 찾아오는 ‘역사문화예술의 도시’로 거듭 태어날 수 있으며 다시 뛰는 부천이 될 수 있다.

현재 고강동 선사유적지에서 7차례에 걸쳐 총 302건 408점의 유물이 발굴됐다. 매장문화재이기 때문에 국가에 귀속돼 문화재청이 한양대학교 역사박물관에 부천시 유물을 위탁 관리하고 있다. 그 중 일부를 부천시가 대여받아 부천시립박물관 향토역사관에 상시 전시하고 있다. 지난 2000년 5월에 도당근린공원 내 부천시립박물관에 향토역사관을 개관했는데, 2017년 6월부터 한양대 역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던 고강동 선사유적지 유물 88건 101점을 대여해와 이곳에 특별 전시했다. 현재는 전시관이 협소해 극히 일부인 72건 80점을 장기 대여해 유물을 교체해가며 전시 운영하고 있다. 관내 역사문화예술계에서는 적지 않은 408점의 소중한 유물들을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전시 및 홍보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개탄하며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실 부천시가 역사문화예술의 도시인만큼 소중한 역사문화 유적지와 유물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홍보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을 증액해야 하며 부천시를 대표할 만한 대규모의 역사문화 전시관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시의회와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관련 예산 대폭 증액 편성 및 개선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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