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동 선사유적지 공원화, '역사문화도시' 유명무실
‘선사유적지역사체험문화공원’ 및 문화재등록등 통해 선사유적지 위상 높여야
민간 배드민턴클럽, 입회비 3만원에 매월 1만원씩 회비 받고 1년 365일 사용

고강동선사유적지 입구에 설치돼 있는 배드민턴 경기장 모습.
고강동선사유적지 입구에 설치돼 있는 배드민턴 경기장 모습.

 

[부천신문] 부천시가 ‘고강동 선사유적지’를 공원화하면서 배드민턴 경기장 등 체육시설 및 운동기구를 설치해 유적지를 훼손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가 조성해준 배드민턴 경기장을 민간 체육단체인 A배드민턴클럽이 들어와 회원모집을 통해 회비를 받고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다.

부천시는 고강동 선사유적지 총 면적 7만9천㎡ 중에 시민체육시설 등 공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면적은 2만5천㎡이며 그 안에 315㎡ 면적의 배드민턴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처음에 게이트볼장이었는데 고강다목적체육시설로 이전하면서 배드민턴장으로 이용하게 됐다. 지난 2019년부터 3년 6개월 동안 배드민턴 경기장을 조성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이곳은 시유지이며 역사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고강동 선사유적지가 있는 중요한 역사문화지역이다. 이곳의 선사유적지를 적극 보존하고 유적지 위상에 걸맞게 역사체험문화공원을 조성하거나 문화재 등록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시가 공원화를 추진하면서 유적지와 전혀 관련 없는 대규모의 체육시설 등을 설치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고강동 선사유적지’ 내 시유지인 배드민턴 실외 경기장에서 민간 배드민턴클럽이 들어와 회원모집 및 회비를 받고 사용하고 있는 현장 모습
 ‘고강동 선사유적지’ 내 시유지인 배드민턴 실외 경기장에서 민간 배드민턴클럽이 들어와 회원모집 및 회비를 받고 사용하고 있는 현장 모습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민간 체육단체인 A배드민턴클럽이 신입회원을 모집한다는 현수막을 걸어두고 입회비 3만원에 매월 1만원의 회비를 받으며 이곳 배드민턴 실외 경기장을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1년 365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배드민턴글럽 회장은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이곳에 사는 주민들이고 회비를 받아 배드민턴볼을 사거나 단체 티셔츠를 구입해 회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선사유적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가 시유지에 조성해준 밴드민턴 경기장에서 민간 배드민턴클럽이 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 클럽 회원 60여 명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으며 모 스포츠에서 아침마다 찾아와 배드민턴채를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역사문화 전문가와 지역주민들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주민 A씨는 “이곳이 선사유적지이고 시유지인데 어떻게 대규모의 배드민턴 경기장이 들어설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그리고 민간 배드민턴클럽이 시유지에 들어와 회비를 받고 경기장을 사용한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역사문화의 보고인 이 일대 유적지를 잘 보존하고 확장해야 함에도 오히려 축소시키고 있다”며 개탄했다.

그리고 이곳 배드민턴 경기장은 유적지 입구에 조성돼 있어 선사유적지를 관람하기 위해 찾아온 시민과 관광객들이 갑자기 나타난 낯선 체육시설의 등장에 눈살을 찌푸리며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선사유적지 입구를 차지하고 있는 배드민턴 경기장 때문에 이곳을 관람하기 위해 찾아온 시민과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선사유적지 입구를 차지하고 있는 배드민턴 경기장 때문에 이곳을 관람하기 위해 찾아온 시민과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가뜩이나 각종 운동기구와 쉼터용 정자와 의자 등이 유적지를 차지하고 있어 유적지 규모가 점점 협소해지고 작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급기야 선사유적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며 시민들은 우려를 표명하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가 이곳 고강동선사유적지를 공원화로 추진하면서 배드민턴장과 각종 체육시설 및 운동기구를 설치했다. 민간 클럽의 동호회가 회비를 받고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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