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은 외형상 결과만 볼때 ‘사람 물갈이’ 됐지만
정책 온데간데 없고 편가르기·감정 이미지 정치는 여전

“이번 총선을 통해서 국민이 국회를 걱정하는 시대, 서로 싸움만 하는 정치시대는 끝났으면 좋겠다. 이제는 국회가 국민을 걱정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어느 젊은 여성유권자가 텔레비젼 인터뷰에서 밝힌 제17대 국회에 대한 바람이다. 그리고 모든 국민의 바람이기도 하다.

되도록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오랜 세월 정치 때문에 마음고생을 해 왔다. 17대 국회는 국민의 마음고생을 덜어주는 행복한 정치를 할 수 있을까.

제17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는 부정부패와 국민의 신뢰에서 추락하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정치개혁 염원을 담아내는 자리였다. 또한 국정의 합리적인 견제, 의회정치의 다양성에 대한 강력한 요구가 민의(民意)였다.

이번 총선을 통해 우리 국민은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제17대 의회 구성원의 75%가 새로운 인물로 채워지고, 80% 이상인 250명이 50대 미만이라는 사실은 국민의 이러한 기대를 잘 반영하고 있다. 외형상의 결과만 놓고 보면, 이른바 ‘사람 물갈이’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진보정당의 원내 진출은 또 하나의 사건이다.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은 한국사회와 정치의 긍정적인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주노동당은 국회에서의 건전한 정책대결을 촉진시키고, 진성당원 중심의 정당운영 원칙을 중심으로 각 정당의 당내 민주주의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번 17대 총선은 국민의 힘으로 반민주와 부패, 냉전수구, 대결주의, 지역주의로 특징을 짓는 권위주의 시대의 낡은 정치를 심판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정치권에게 아직까지 이루지 못한 미완의 정치숙제를 남기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잊어버려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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