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2동 주민들, 방학중 학생 및 공무무원들과 함께 정화활동 펼치며 애정 듬뿍
“옛 시골 개울가에 온 느낌”… 이심전심으로 강바닥 이끼ㆍ잡초 제거, 주변 쓰레기줍기 등 구슬땀 흘려

상동신도시 아파트단지 사이를 흐르는 인공으로 만든 ‘시민의 강’이 아파트 주민들의 국데 닫힌 마음의 문을 열게 하며 주민 곁으로 다가가고 있다.

입추(立秋)인데도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7일. 원미구 상2동 아파트 주민들과 방학중인 학생들, 공무원 등 80여명이 아파트단지 주변을 휘감아 도는 ‘시민의 강’에 모였다.

장화를 신고 나온 학생과 주민들 손에는 호미와 집게, 갈퀴 등을 들고 나와 강바닥에 낀 이끼와 잡초를 제거하고 강 주변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 등을 줍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무더운 날씨 탓에 시간이 흐를수록 이미에는 구슬땀이 맺히고 옷가지에도 땀으로 흥건히 젖었지만 얼굴 표정에는 싫은 기색을 찾아볼 수 없고 모두들 환하게 옷는 얼굴로 작업에 열중했다.<사진>

이날 ‘시민의 강’ 정화활동은 상2동 새마을부녀회(회장 이용숙)와 통친회(회장 이계영)가 주축이 돼 학생과 주민들이 공무원들과 함께 팔을 걷어부이고 특별한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시민의 강’을 손수 가꾸는데 나선 것이다.

이날 정화활동에 나선 상2동 하얀마을에 거주하는 김정근씨(44)는 “70~80년대 고향의 시골 개울가에 놀던 옛 추억이 떠올랐다”며 “삭막한 도심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연의 정서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시민의 강이 아파트단지 주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특별한 것인 만큼 직접 나와서 잡초를 제거하고 깨끗하게 가꾸는 일이야말로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산교육”이라고 말했다.

‘시민의 강’은 길이 5.5㎞이며 폭 3~10m, 수심 20~30㎝로 상동신도시 아파트단지 사이를 따라 흐르는 전국 최초의 인공하천으로, 1999년 부천 경실련을 중심으로 시민단체가 나서 제대로 된 자연하천이 없는 도시에 인공으로라도 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 부천시가 타당성 검토 끝에 착공 1년7개월여만인 지난해 10월 조성공사를 완료해 탄생했다.

‘시민의 강’ 줄기를 따라 특색있는 테마공원이 곳곳에 조성돼 있어 시민 휴식공간으로 차츰 자리를 잡아 가고 있지만, 조성 초기만해도 과연 친환경적인 자연하천으로 조성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우선 수로를 인공을 만들었듯이 강물 또한 자연수가 아닌 인근 굴포천 하수처리장에서 생활하수를 하루에 4만5천t을 정화한 뒤 2만t을 발원지인 경인전철 송내역 옆 근린공원까지 거꾸로 끌어올려 물을 흘려 보내는 이른바 중수도(中水道)를 방류하는 관게로 질소 및 인이 함유돼 수로변에 이끼 및 악취, 유해성 해충알 등이 발생하는 문제점도 발생했었다.

부천시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생식물인 꽃창포· 물억새· 부들· 부처꽃· 갈대 등 5종 5천여본을 식재하는 등 수질개선 노력과 어류 발생 등 끊임없는 노력을 꾸준히 전개해 잠자리, 거미 등 다양한 곤충들이 서식하는 등 자연하천에 가까운 생태계를 차츰 회복해가고 있다.

시의 노력 못지 않게 부천경실련을 주축으로 시민의 강 지킴이 회원과 자원봉사자 200여명의 활동도 ‘시민의 강’이 자연하천의 모습을 찾아가는데 큰 힘을 보탰다.

인터넷 네이버 카페에는 ‘들풀세상’이라는 ‘시민의 강 천사들의 모임’(cafe.naver.com/civilriver.cafe ▶‘시민의 강 천사들의 모임’ 바로가기 클릭)이 꾸려져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시민의 강’이 사람들의 관심속으로 차츰 파고들면서 그동안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을까” 미덥지 않지 않게 바라보던 아파트단지 주민도 어느덧 개울가를 따라 산책을 하거나 조깅코스로 자리매김하면서 강 주변에 버려지는 쓰레기 줍는 것은 기본이고 밤이 되면 자체 순찰·방범 자원봉사를 하는 청년지킴이 활동도 전개하는 등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상동신도시 아파트단지의 명물(名物)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시민의 강’을 탄생시키는데 발벗고 나섰던 전덕생 시의원(송내2동)은 “시민의 강이 자연하천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거마산에서 내려오는 자연수를 시민의 강에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시민의 강이라고 명명한 것은 이렇다할 만한 자연하천없는 삭막한 부천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마음에 흐르는 강이라는 의미가 담긴 만큼 1차적으로는 강 가까이 살고 잇는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관심과 애정을 쏟고 더 나아가서는 부천시민 모두가 가꾸어간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늘 강조한다.

한편 ‘시민의 강’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경우 앞으로 부천시는 심곡복개천과 베르네천도 서울 청계천처럼 콘크리트를 뜯어내고 자연의 모습을 되찾는 노력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을 파괴하는 것도, 그리고 되돌려 놓는 것도 인간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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