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92억원 교육경비 지원했지만 시민들에겐 ‘꼭꼭 닫힌 문’

 학교 측 “냉·난방비 등 경비소요, 개방은 생각해볼 문제” 난색

경기예술고등학교가 아트홀 공연장 건립을 하면서 부천시로부터 92억여원의 예산을 지원받고도 시민들이 이용할 경우 100여만원의 대관료를 요구하는 등 ‘그들만의 공연장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실제로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10월 개관한 경기예고 아트홀 대관실적은 지금까지 경기도교육청 2회, 부천교육청 1회, 음악교사모임 연주1회 등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더욱이 경기예고는 학생들의 음악회를 위해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초청해 놓고도 대관료를 요구해 물의를 빚는 등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경기예고 아트홀은 579석의 첨단 시설을 자랑하며 지난해 10월 10일 개관식을 가지고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중심이 되겠다는 포부와 함께 화려하게 문을 열었다.


경기예고 관계자는 “학생들이 정규수업으로 아트홀을 이용하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최대한 외부대관을 한다”며 “경기도교육청 두 번, 부천교육청 한 번, 음악교사 연주회 정도 대관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이나 관내 문화예술단체에 개방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대관료 감면은 운영약관에 준해서 아트홀운영위원회가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한다”며 “사실 아트홀을 한 번 가동하게 되면 냉·난방비, 조명, 인건비가 만만치 않다. 개방은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난색을 표했다.


이에 대해 관내 예술단체에서 활동하는 A씨는 “경기예고 아트홀 대관료 안내 유의사항에 ‘아트홀 사용료는 할인되지 않으며, 할인을 요청할 경우 대관하지 않습니다’라고 적혀있다”며 “무대설치 공연을 하게 되면 평일 4시간 기본 대관료가 100만원이고 부대비용은 추가로 지불해야한다. 작은 예술단체는 대관을 꿈도 못 꾼다”고 지적했다.


예술단체 회원 B씨는 “경기예고 아트홀에는 음향이나 조명을 만지는 전문 인력이 없어 따로 기사를 불러야 하는 등 좋은 시설을 만들어놓고도 운영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트홀운영위원회가 대관료 등을 내부적으로 결정한다는 말은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놓지 못하고 폐쇄적인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경기예고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개관해 인건비를 포함한 아트홀 운영경비 예산을 지원받지 못했다”며 “오는 5월이나 6월에 예산을 신청해 전문 인력 등을 보완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한나라당 경기도의회 문화공보위원회 이재진 의원은 “경기예술고 입학문제 등 조만간 경기도 전체 특목고 문제에 대해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경기예고 아트홀도 건립당시에는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조건으로 예산을 지원받아 놓고 이제 와서 딴 소리를 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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