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원인 규명 위해 태반 요구했으나 병원은 이미 처분”
진료 차트 기록 엉터리, 병원 측도 일부 인정



지난 5월 26일 30대 부부가 부천 중동에 있는 J여성병원을 찾아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했지만, 갑자기 심장박동이 떨어지며 아기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해 병원과 유족 측이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29일 오전 11시 30분경 J여성병원 앞에서는 아이를 잃은 아버지 호성진 씨가 가족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무언의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호성진 씨는 “병원 측에서는 사인이 태반조기박리(태반조기분리)라고 해서 부검을 통해 원인을 밝히고자 했다. 부검의가 병원에서 태반을 가지고 있을 거리고 해서 요구했는데 이미 처분한 상태였다. 태반이 없는 상태에서는 원인 규명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진료 차트에 허위로 기재된 사항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 호 씨는 병원 측에 항의를 했고, 아기의 사인을 둘러싼 공방이 시작되기에 이르렀다.

호 씨는 “분만하기 전 3시 10분에 아내가 항생제 반응검사 주사를 맞았는데 차트에는 이미 3시 10분에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또 분만 대기실에 간호사가 모니터링 하는 응급알람이 꺼져있는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기가 막힌 것은 간호사가 ‘시끄러워서 자주 꺼놓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아기의 심장박동이 떨어지면서 의사와 간호사가 허둥대는 것을 15분가량 지켜봤지만 병원 측에서는 그 시간도 5분으로 단축시켜놨으며, 4시에 마취가 깨서 병실에 이동했는데 도착시간이 4시 50분이라고 기록되어 있어 차트 기록 내용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또한 의료법상 간호사들의 서명이 있어야 하는 일지에도 서명 없이 너무나 깨끗한 상태였으며 마치 한 사람이 일괄 정리한 듯했고 병원 측에서도 차트 미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을 했다는 게 호 씨의 주장이다.

호 씨는 “처음엔 병원에서 태반조기박리라고 했고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고 해서 아이를 화장시키기 위해 화장장까지 갔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상한 점이 계속 발견돼 증거자료를 가지고 의사들과 변호사들을 찾아다닌 결과 병원 원장이 해줬던 얘기들이 거짓말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의사들의 소견으로는 태반조기박리의 전조증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태반조기박리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의 잘못된 의무기록 작성이 미비하거나 누락되거나 허위기재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알리고, 우리 아기도 빨리 마음속에서 보내고 싶어서 시위를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병원 측 관계자는 “의료진은 최선을 다했지만 아이가 사망에 이른 사실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얼마 전 경찰에 진술을 마쳤으며 수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더 이상의 답변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후속 기사 보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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