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사람다운 사람을 양성하는데 주력해야”“대학이 좋은 학생을 뽑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거듭나야”

△먼저 새해 인사 부탁드립니다.
- 2011년은 한마디로 공사다망한 한 해였습니다. 국내외 어려운 경제여건과 그에 따른 청년 취업난 등 여러모로 힘든 한 해였습니다. 그러나 어려울수록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2012년 임진년(壬辰年) 새해에는 용이 구름을 타고 하늘로 힘차게 오르듯이 시민 여러분이 계획하신 바 모두 이루시는 넉넉한 한 해, 작은 결실이라도 행복을 선사하고 그에 만족하는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현재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어떻게 바라보시며, 또 우리나라 교육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 지난 반세기 대한민국은 부지런히 숨 가쁘게 달려 왔습니다. 우리나라는 반세기만에 가난에서 풍요로, 전제에서 민주로, 폐쇄적 은둔의 나라에서 현대적 국가로 변모한 거의 천지개벽과 같은 기간을 살아왔습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나라 교육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막중한 소임을 수행해왔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이른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 교육은 무엇보다도 사람다운 사람을 양성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입니까? 무엇보다 먼저 “전인적 인간” 양성에 초점이 모아져야 할 것입니다. 기본적인 지, 정, 의, 체를 고루 갖춘 전인이라야 미래를 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는 결코 세계적 수준의 석학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최고의 지식은 습득하였으나, 올바른 윤리의식과 영성과 지혜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사회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육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전문 지식인으로서 화해하고 용서하고 통합하고 소통할 줄 아는 윤리적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이처럼 오늘의 우리 교육은 사람다운 사람을 양성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언급해 주셨으면 합니다.
- 그동안 우리나라는 성장기를 거치면서 전문 지식의 습득과 모방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반세기만에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탈바꿈하는 데에 결정적 기여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나라 대학 교육도 선진국에 걸맞게 조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교양교육에 새로운 관심을 기울일 때입니다. 인성과 영성을 도외시한 체 전문지식만 습득한 기계적 인간에게는 현대의 첨단 기술이 무서운 무기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국가와 공공을 자신의 일로 생각할 줄 아는 공인의 자질이 투철한 사람이라야 문명의 이기를 인류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데 사용할 수 있고 사람다운 사람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제는 대학이 좋은 학생을 뽑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학부대학을 통해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비판적이면서 분석적, 종합적 사고를 기반으로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법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대학으로 가꾸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폭넓은 고전 독서를 통해 다양한 간접 경험을 쌓게 하고, 교수, 학생들과의 격의 없는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며,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이웃에 대한 봉사와 사랑을 실천하게 함으로써 내일의 대한민국과 세계를 선도할 인재를 키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대학생 반값 등록금 제도에 대한 총장님의 견해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 대학 등록금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마음 편히 공부만 할 수 없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학부모들이 높은 학비와 사교육 부담으로 인해 받으시는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장기적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대학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문제이기도 합니다.
결국 대학교육 역시 국가에서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국립 대학생이든 사립 대학생이든, 모두 우리의 아들딸들입니다. 국립대학만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사립대학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평등권에도 맞지 않을 것입니다. 사립대학 학부모들도 똑같이 세금을 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국립이든 사립이든, 대학은 국가를 대신하여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더욱 확대하여 등록금 때문에 학업에 지장을 받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물론 대학에서도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장학금 규모를 늘리는 등의 자구적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총장님의 교육 철학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학생들이 행복해지는 대학을 만드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총장 취임 초기부터 ‘학생관점 경영’을 도입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입니다. 학생관점 경영이란,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들의 건설적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행정을 도입하여 재학생이 만족하고 학부모가 자랑스러워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학생관점의 경영이 학생들을 만족하게 하는 경영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들의 의견은 반영하되 학생 자신이 만족하기보다는 학부모와 사회가 더욱 만족하는 경영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대학은 ‘나 홀로’ 성장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가톨릭대는 부천시의 일원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천시 공무원의 교육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부천시민을 대상으로 대학 도서관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인들과 대학 구성원들이 공동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선동렬 사랑의 장학금’을 통해 매년 관내 중고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봉사 교과목을 지역 내 봉사 기관들과 긴밀히 연계 운영해 재학생들이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천시의 사회복지회관들을 위탁받아 운영함으로써 시민들에게 따뜻한 사랑이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만, 가톨릭대는 부천 지역 유일의 4년제 대학으로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부천시와 함께 협력하여 상생의 발전을 이루어갈 것입니다.

△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새해 덕담 및 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우리 모두에게 학창시절은 참 소중합니다. 학창 시절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야 합니다. 폭넓은 학습을 경험하고 자신의 취미와 적성에 맞는 일을 발견하고 더 깊이 탐구하는 시간입니다. 뜨거운 열정으로 급격한 시대 변화에 창조적으로 대처하고 물밀듯 쏟아지는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충분히 담고 처리할 수 있도록 자기 그릇을 키우는 시기입니다. 폭넓은 독서를 통한 교양 습득과 균형을 잃지 않은 자기 성찰이 필요합니다. 대학에서 습득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든 기본 지식과 가치는 일생 동안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할 것입니다. 여러분 안에 잠재된 가능성을 믿고 힘차게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부천시는 지난 10월 전국 232개 시·군·구 중 가장 우수한 환경을 갖춘 도시에 수여하는 ‘2011년 도시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시장님을 필두로 90만 부천 시민 여러분께서 다 함께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천시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 첨단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가톨릭대는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과 함께 더욱 살기 좋은 명품 도시, 따듯한 공동체 문화로 거듭 성장하는 부천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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