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7.17 수 11:23

상형문자를 배우자

전병권 박사의 도강 칼럼① 부천신문 l승인2015.06.04l조회수 : 206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해석 : 지혜의 신 토트(Thot)의 유언 헤르모폴리스의 영주가 당신에게 글을 쓴다.당신이 있는 곳에서 진리를 찾으면서 기뻐할 수 있는가?

[부천신문] 어떤 말을 배우는 것은 삶을 새롭고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 내가 이집트 상형문자의 세계를 펼쳐 놓고 싶은 것은 단순히 그러한 이유 때문이 아니다. 이집트 상형문자의 세계는 언제나 전체와 부분의 조화를 추구하는 종합적인 사유의 능력에 있다.

이집트 상형문자의 장점은 추론이나 분석 없이 어떤 사태를 한 눈에 들어오게끔 만드는 능력에 있다. 게다가 상징(symbol)을 사용하여 사태(事態)를 새롭게 펼치고 추론하여 좋은 자세(disposition)가 사태의 긍정적인 원인을 추동시킴을 진술하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삶의 양식을 찾는 개인이든 탈자본주의의 삶의 양식을 고민하는 사회운동가든 공히 필요한 사유의 체계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상징의 의미를 만드는 게임, 즉 누구는 나쁘고 누구는 착하다는 식으로 딱지를 붙이는 게임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상징의 시니피앙(signifiant; 기표)놀이 속에는 어떠한 지향점을 향해 나가는 삶의 방향과 양식이란 찾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누가 어떠한 상황 속에서 나쁘게 되고 어떠한 상황 속에서 착하게 되는 지를 간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 힘들의 상징을 종합하여 배합할 것인가를 사고하는 주체철학이다.

이집트의 에네이드(Ennead; 이집트의 9神)에는 오지리스(Osiris)와 세트(Set)가 있다. 오지리스와 세트는 하늘과 땅의 신의 자식들이다. 형 오지리스는 대지를 비옥하게 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게 해주어 백성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동생 세트는 백성으로부터의 형에 대한 사랑을 질투하여 형을 무참히 살해하여 나일강에 버리고 비옥한 토지를 황폐하게 만들었다. 혼돈의 상황은 오지리스의 아내 이지스(Isis)와 세트의 쌍둥이 동생 네프티스(Nephtys)에 의해 변한다. 이지스는 네프티스의 도움으로 버려진 시신의 조각을 찾는다.

64개의 조각 중 팔루스(phalus) 하나만 못 찾았지만, 그것을 나무로 깎아 짜맞추어 온전히 시신을 복원한다. 이를 불쌍한 시선으로 지켜본 천상의 신 누(Nous)는 이지스의 꿈 속에 오지리스를 만나게 해주고  아들을 점지해 준다. 그래서 세트와 영원히 싸우는 빛을 볼 수 있는 새, 매의 화신 호루스(Horus)가 탄생한다. 이로써 상황은 파괴와 혼돈의 힘 세트와 긍정과 질서의 힘 호루스의 상징투쟁이 전개된다.

▲ <상형문자1>
▲ <상형문자2>

한편 오지리스는 부활하여 중간계 하늘에서 영혼의 심판을 하는 존재가 된다. 천상의 신 누는 세트를 처벌하지 않고 빛의 신 라(Ra)의 진정한 적 아포피스(Apophis)와 싸우게 하여 우주의 평형을 유지시켜준다. 혼돈의 진정한 적은 모호함, 불명료함에 있기 때문이다. 세트의 왜곡된 질투가 혼돈 상황을 만들지라도 그 혼돈 속에서 자신의 입장을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 더 큰 악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이와 같은 에네이드에서 말해주는 상징적 은유는 상형문자 전체와 부분의 관계 속에서도 나타난다. (상형문자1)은 전체 혹은 영주를, (상형문자2)은 부분 혹은 개인을 뜻한다. 여기서 개인을 풀어보면, ‘영주의 정신이 나쁘게 되지 않게 해주는 물과 같은 에너지’로 해석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상형문자의 상징에 대한 해석은 단순히 사물의 기능과 사태를 재현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철학(哲學), 즉 잣대를 갖고 말하는 것을 제공해 준다.                            
<dogang.jeon@gmail.com>


부천신문  puchonnp@chol.com
<저작권자 © 부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주소 : 부천시 원미구 석천로184번길 28 씨티원빌딩 3층
대표전화 : 032-321-7400  |  팩스 : 032-329-1980  |  E-mail : puchonnp@chol.com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기 아50688  |   등록일 : 2013년 6월 11일  |  발행인·편집인 : 권순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미경
Copyright © 2019 부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