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백년대계를 시민과 함께 고민해보자!

▲ 이기봉 중흥마을 신동아영남아파

트 입주자대표 회장

[부천신문] 부천시가 지난 6월 22일, '부천 중동특별계획1구역 토지 이용 활성화 및 처분전략' 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시 홈페이지 정책토론방에 처음 올리면서 시작된 중동 특별계획1구역에 대한 논란이 식지 않고 있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통합개발이냐 부분매각이냐는 찬반을 떠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바람을 생각나는 대로 두서없이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가뜩이나 인구밀도 전국 2위인 비좁은 부천 땅에 계속해서 아파트만 지어대면 과연 부천 시민들의 삶의 질은 어떻게 될 것인가, 또한 시민들이 쾌적한 주거환경 속에서 살 권리까지도 세심하게 고민해가며 시정을 펼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중동신도시 개발 당시 문예회관을 짓기로 계획되어 있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당초 약속된 그 자리에 제대로 된 문예회관을 지어야 마땅하다.

다만, 현재 부천시의 취약한 재정 형편상 불가피하게 건립 시기가 늦춰지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부천시의 문예회관 건립계획에도 문제는 있다는 생각이다.

알려진 대로라면 문예회관은 단순히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전용콘서트홀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 시민들은 시민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원하고 있다.

아울러 중동 특별계획1구역의 통합개발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랜드마크의 필요성에도 일면 공감이 간다. 하지만 그것이 초고층아파트를 의미한다면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초고층아파트를 자신들의 랜드마크로 소개하는 국가나 도시는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과 개선문, 이태리 로마의 콜로세움과 피사의 사탑,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영국 런던의 타워브리지, 인도의 타지마할, 이집트의 피라미드, 북경의 천안문 광장과 만리장성,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가우디성당 등 전 세계의 수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그들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도시 랜드마크 중에 초고층아파트는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참에 세계 최고의 진정한 랜드마크 하나를 손꼽자면, 단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100년 넘게 짓고 있는 건물 '가우디 성당'이 그 주인공이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위치한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성당은 1882년에 짓기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 건축 중인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낸다. (건축가의 이름을 따 일명 '가우디 성당'이라고도 불린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진행된다면 앞으로도 100~200년 이후에나 성당이 완성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성당은 관광객들의 입장료를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건축 중이기도 하다.

가우디성당의 사례에서 보듯, 몇몇 위대한 조상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으로 인해 그의 후손들이 자손만만대로 엄청난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는 것처럼,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 세대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에 의해 이 땅에 남길 훌륭한 유산으로 인해 우리 후손들도 그들처럼 자손만만대로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다는 상상을 한번 해보자. 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우리 부천시도 자칫 시장의 짧은 재임 기간 중 치적 쌓기 유혹에 빠져 뭔가에 쫓기듯 너무 조급한 마음에 전시행정 졸속행정 불통행정을 펼쳐 혈세가 낭비되는 일은 없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할 일이다.

지금 당장 아무리 부천시 재정이 어렵다 하더라도 마지막 남은 시민의 땅(선산)마저 팔고 초고층아파트를 지어 부족한 재정을 충당할 것이 아니라 오랜 시일이 걸리더라도 부천의 백년대계를 설계한다는 각오로 실효성 있는 시민대토론회, 공청회, 시민공모전 등을 통해 부천의 도시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짜내야 할 것이다.

일례로 그 자리에 초고층아파트 대신 부천과학고, 부천외고, 부천공대 등을 설립해 도시의 가치를 제고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 보는 것은 어떤가. 이렇듯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도시계획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2015년 지역주민 삶의 질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상위 30개 도시 중 경기도의 6개 도시(1위 과천시, 2위 군포시, 7위 고양시, 9위 성남시, 22위 구리시, 27위 의왕시)가 그 이름을 올렸다. 특히 문화분야의 상위 10개 도시 중 경기도의 과천시(1위), 군포시(6위), 성남시(7위)가 선정된 반면, 문화특별시를 표방한 부천시는 그 어디에도 이름을 찾아볼 수가 없어 그 표어가 무색하기 짝이 없다.

아무쪼록 90만 부천시민 모두가 부천시의 백년대계를 함께 고민하고 설계한다는 굳은 각오로 다소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절대 조급하게 서둘지 말고 적법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자손들에게 길이 남길 위대한 유산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정말 좋겠다.

이기봉 중흥마을 신동아영남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

편집자 주 : 시민기고는 부천신문의 입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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