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종 안전보건공단 부천지사장

[부천신문] 지난 3월 김포지역에 소재한 금속 가공공장에서 노출된 회전축 밑으로 통행하던 근로자가 회전축 돌기부에 상의가 감기면서 사망재해가 발생했다. 통로를 이용하지 않고 회전축 밑으로 통과하려다가 발생한 어이없는 사고였다.

프라스틱 원료 재생공장에서 배합기 내부에 들어가 청소를 하던 근로자가 배합기 회전날개와 구조물 사이에 목이 끼어 중상을 입는 경우도 있었다. 주변에 있던 동료 작업자가 배합기 내부에서 청소작업 중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전원 스위치를 작동시켜 사고가 발생했다.

이렇듯 끼임·말림재해는 후진국형 재해로 그동안 우리 공단에서는 안전장치 개선시설자금 지원, 각종 안전교육 등을 통해 많은 노력을 해 왔음에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올해 7월 말 기준 우리 지사 관내인 부천과 김포지역 사업장에서 1,338명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는데, 그중 끼임·말림재해가 283명(21.2%)을 차지해 가장 많은 유형이다.

끼임·말림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첫째, 기계설비가 근원적으로 안전하게 설계 및 제작되어야 한다. 하지만 불안전한 상태로 제작되거나 안전성이 결여된 중고제품이 유통,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구매와 사용 전에 안전사고 발생 위험에 대한 위험성평가를 하는 것이 좋다.

둘째, 기어, 풀리, 벨트, 컨베이어, 체인 등과 같이 끼임·말림재해 위험성이 있는 동력 전달부는 격리시키거나 덮개, 방호울 등을 설치하고, 프레스, 사출기, 전단기 등 기계에는 기계구조에 따른 적합한 방호장치를 부착토록 해야한다.

셋째, 작업자가 작업상 불편함을 이유로 기계설비 안전장치기능을 해지하지 않도록 안전교육과 관리감독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며, 안전장치 기능이 적절한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넷째, 작업 전 안전점검을 생활화하도록 한다. 특히 끼임·말림재해는 정상적인 생산 작업보다 유지보수와 점검, 청소작업 등 비정형 작업에서 빈번히 발생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작업 전 안전점검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산업화 발전에 따라 기계설비가 자동화, 시스템화 되고 있지만 끼임·말림재해가 빈발하고 있고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사업주와 근로자가 상기와 같은 재해예방대책 실천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 공단에서는 “작업 전 안전점검은 당신의 생명을 지킵니다”라는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끼임·말림재해 예방 안전문화조성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안전한 기계설비와 쾌적한 작업환경 조성을 위한 사업주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 근로자의 안전작업 실천이 확산돼 우리 지역의 끼임·말림재해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재종 안전보건공단 부천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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