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회관, 호텔 부지에 문화산업 컨트롤 타워 구축해야

▲ 서영석 바르게살기운동 부천시협의회장.

[부천신문] 중동특별계획구역(이하 특별구역) 통합개발이 좌초되었다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특별구역을 분리해서 처분한다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김만수 시장이 부천 중동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시유지를 모두 매각하고, 그 곳에 주상복합 주거단지를 만들고자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특별구역은 세 필지로 구분된다. 문예회관부지로 지정되어 있던 중동 1153번지, 현재 사유지로 대중음식점과 인쇄기업 등이 소재한 중동 1154번지, 호텔부지로 지정되어 있는 중동 1155번지가 바로 그것이다.

부천시는 특별구역에 대한 행정계획이 어그러지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위 1153번지와  1155번지를 분리 매각하려는 계획이다. ‘얼치기 정치인’ 운운하며 특별구역 통합개발을 반대한 지역정치인들에 대하여 격분을 토로했던 김만수 시장의 페이스북 메시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매각대금은 김만수 부천시장의 민선 6기 출범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3대 분야 9대 중점 사업계획’을 추진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다분히 전시성·일회성 토건사업이 주를 이룬다.

필자는 지난 9월 20일, 특별구역 전체가 주상복합 주거단지로의 변화를 추구한다는 부천시의 입장에 대해서 반대를 전제로, 1153번지 매각을 중단토록 하는 반대서명운동을 이끌었다.

부천시의 예산낭비와 재정위기로 인한 시유지 매각이라는 악순환을 지켜보면서 ‘국유지 파는 그리스, 시유지 파는 부천시’라는 모토(motto)에 대하여 많은 시민들이 공감해주었고, 짧은 기간  임에도 무려 1만 2,242명에 달하는 지역사회의 지지도 얻을 수 있었다.

반대서명 명단을 첨부한 민원에 대해 부천시에서 회신(형식적으로나마)이 온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지역사회의 여론이 김만수 부천시장에게 보고되었음이 분명할 터인데, 일각에서는 중동 1153번지 매각 중단은 고사하고 중동 1155번지까지 처분해 다시 통합개발로 선회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시선이 여전하다.

이는 특별구역에 대하여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어떠한 대안이 필요한지에 대한 부천시장의 고민이 읽히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부천시장 개인의 정책공약을 무리하게 관철시키기 위한 예산낭비와 재정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시유지 매각을 통한 예산확보라는 고육책을 마련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런데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시유지가 개발될 경우 폭발적인 각종 사회문제의 야기에 있다.

중동1153번지와 중동1155번지는 모두 주상복합 주거단지가 건설될 계획이다. 주택과 상업시설의 양적 팽창이 분명하다. 이로 인하여 부동산의 가치하락과 중소상인의 경쟁력 약화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떠한 대안이 필요한 것인가. 산업화 시대 이후 제조업 중심의 부천은 인천광역시와 서울특별시의 점이(漸移)도시가 되면서 베드타운 도시로 바뀌었다. 제조업 도시로서의 부천시 고유의 성장 동력이 쇠퇴하면서 기업가 정신의 혁신적인 야성이 사라진 것이다.

20여 년간 문화도시 부천을 정책목표로 일관해 왔지만, 야성이 사라진 부천의 문화정책은 이후 복지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에 매몰되어 버리고 말았다. 문화산업이라는 날개를 달아, 베드타운이라는 오명을 깨고 혁신과 기업가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새로운 정체성(identity)을 형성해야 한다.

지속가능한(Sustainable) 방향으로 도시계획의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과거 새누리당 부천시장 예비후보시절 오정구 공업단지 리모델링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위 두 가지 고민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감히 제시하자면, 우선 문예회관부지(중동1153)와 호텔부지(중동1155)에 문예회관을 비롯한 각종 문화기업을 집적시키고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컨트롤타워(Control Tower)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시청 바로 옆에 위치해 있기에, 문화산업과 관련된 인·허가 원스톱 행정서비스가 가능할 것이고, 문화산업 종사자의 인력시장(Job Market)을 동시에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각종 문화산업 종사자들은 물론 이와 관련된 인프라의 구축과 이들이 부천에 영구적으로 정착하면서 정주의식도 높아질 것이고, 자연스레 부천의 위상과 더불어 부동산 가치상승과 중소상인들의 경쟁력 확보와 같은 ‘경제부흥’도 가능할 것이다.

고된 농번기를 지낸 농부는 추수에 희망을 기대한다. 같은 이치로, 지난 20여 년간 문화도시 부천이 갈고 닦아온 문화산업 분야의 결실을 거둬들일 때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만수 시장과 부천시는 추수는 고사하고 금싸라기 시유지 위에 주상복합 주거단지를 짓겠다고 일관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한숨만 나올 뿐이다.

서영석 바르게살기운동 부천시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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