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천 교육학 박사, 교육문화포럼 공동대표

[부천신문] 지난 11월 12일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입시위주의 교육'이라고 주저하지 않고 대답한다.

즉, 50년간의 한국교육사상 가장 풀기 어려웠던 난제가 바로 대학입시의 문제일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입시지옥, 엄청난 사교육비, 청소년자살, 청년실업, 부동산 투기 등 모든 문제의 근본에는 교육문제 즉 입시문제가 있다.

입시위주의 교육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대학입학 전형제도의 개혁이다. 그러나 대학입시제도는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서 그 요소를 어떻게 변화시키느냐에 따라 정부, 대학, 학부모, 학생 등 관련 집단의 이해가 첨예하게 달라진다.

또 대학입시정책의 요소들은 다면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이것'만 바꾸면 될 것이라는 단순한 접근으로는 항상 새로운 문제를 유발하기 마련이다. 대학입시정책을 둘러싼 관련 집단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그것에 따라 정책의 방향도 바뀔 것이다.

대학 입학 전형제도는 우리의 교육문제 중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임은 물론 우리 국민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교육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고등교육법 제28조에는 "대학은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학술의 심오한 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교수ㆍ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대학입시의 중핵적 기능은 입시를 치르는 학생 중 대학에 진학하여 대학의 교육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제공하는 강의를 터득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학입시 전형제도를 갖추어야 한다.매년 사교육비가 32조 9,000억원이고 그 규모가 OECD 평균의 3배라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자료에서도 나타나듯이, 높은 사교육비 비중은 특히 서민층 ,저소득층에 더욱 부담으로 작용해 저출산, 가정해체, 빈곤한 노년층를 양산하는 등 많은 사회문제들을 발생시키고 있다. 

또, 대학의 학생 선발권을 최대한 신장시켜야 한다. 대학은 전문적인 학문을 추구하는 곳이기에 근본적으로 고도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대학입학전형은 원칙적으로 개별 대학의 재량과 책임아래 수행되어야 한다.

교육과정의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입시제도도 필요하다. 시험을 위한 공부 즉 점수를 높이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진정한 실력을 위한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등학교 교육체제를 개편하고 조기 진로지도를 함으로써 일반대학 진학희망자의 축소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독일식 직업 기술교육의 비중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또한 지나치게 복잡한 현행 대학입시제도를 더욱 더 단순하게 해야 한다. 몇 년 전 3,000여개에서 줄었으나 아직도 2016학년도 대입 전형 유형이 2,000가지를 넘는다. 대학별, 모집 단위별로 제각각인 반영 비율부터 원점수, 표준점 등 너무나 복잡하다. 수험생 당사자들이 왜 떨어졌는지, 합격한 사람도 왜 합격했는지를 잘 모를 정도이다.

대학 입시교육문제 만큼 모든 사람을 분노케 하면서도 무력감에 젖게 만드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아울러 현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간판위주의 출세 지향적 교육과 학벌 및 학력위주의 고용 및 임금 인사정책, 그에 따라 사회전체에 흐르는 지나친 교육열 등의 해결 없이는 진정한 대학입학 전형제도의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직시하고 이에 대한 대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수천 교육학 박사, 교육문화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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