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신문]롯데는 억울한 박해를 당하고 있다. 사드를 설치할 부지를 내어주었기 때문이다. 애국심이지는 모르지만 ‘살자니 굴욕이요, 죽자니 청춘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이 땅에 사는 한국인이라면 져야 할 멍에일 것이다. 자기 유익을 위해 심사숙고하여 중국보다는 한국이 우선순위라고 소비자들을 놓고 비교 검토하여 선택한 결단인지는 모르지만, 사드의 부지로 내어준 땅 때문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안타깝기 짝이 없다. 중국은 한 발 더 나섰다. 북한의 핵을 미국이 타격한다면 하라. 그러나 남한군이나 미군이 북한으로 공격해오면 중국은 개입하겠다라고 한다. 중국이 무엇 때문에 조국의 통일을 위해 국내전을 하는데 개입하겠다는 것인가? 60여년전 판문점의 휴전 협정 때의 일로 그러한 발언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미국은 한번 겨루어 볼만한 상대라고 생각하고 간접적 선전포고를 하는 것인가?

미국의 트럼프는 중국이 모종의 북핵을 억제할 행동을 할 것이다. 말하지만 전혀 다른 속내를 중국이 내어 비치며 정치적 으름장을 놓고 있다. 결국은 한국이라는 이 마당은 1950년의 사건처럼 잿더미가 되었던 그 사건을 다시 되풀이하자는 대리전 양상을 다시 보는 듯하다. 조국의 운명이 그러한가? 아니면 지형적으로 그러한 위치라서 그런가? 자못 별 헛된 생각이 다 들어간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그저 답답하니까 해 본 생각일 뿐이다.

사실은 우리 탓이다. 독일을 보라. 동독과 서독이 하나가 되었다. 그 이유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수준 높은 이성적 문화의 탓인가? 아니다. 지금 독일의 총리인 메르겔에서 증거를 찾는다.

독일은 하나의 종교국가이다. 바로 기독교 국가이다. 기독교란 종교가 다른 종교보다 우월함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한 국가가 한 종교를 믿으면 가치관이 동일해지고, 윤리의식이 일치되어 하나의 목적을 향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다.

메르겔은 목사의 딸로 태어났다. 메르겔의 아버지 목사는 서독에서 안정된 목회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독에서 목회하는 고난당하는 목회자가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나의 동역자는 고난을 당하고 있는데, 나는 안정 되게 산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던 것이다. 한 식구의식이 강했다. 식구는 사랑하는 공동체이다. 그래서 서독 목사들이 자기들이 국가로부터 받은 급료의 일부를 모두 쪼개서 모아 동독의 목사들에게 생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라고 보냈다. 그런데 그 돈이 다시 돌아왔다. 서독 목사들의 사랑은 충분히 받았다. 고난 받는 삶에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는 답이다. 그러나 고난 받는 영광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자원하는 고난의 종살이를 기뻐하고 있었다.

메르겔의 아버지 목사는 메르겔이 태어난지 석 달도 체 되지 않아 메르겔을 가슴에 안고 베를린의 장벽을 넘어 안정된 목회생활을 포기하고 동역자가 당하고 있는 고난으로 들어갔다. 동독으로 탈서독하여 동독목회를 시작한 것이다.

메르겔은 아버지, 어머니의 이 특별한 사랑의 심장의 고통을 영감으로 느꼈을지도 모른다. 부모가 뜨거워진 가슴의 온기를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동독과 서독은 같은 가치, ‘서로 사랑함’이라는 하나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었기에 이데올로기도, 총칼도 하나를 둘로 갈라놓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는 불행스럽게도 조선 말기에 이데올로기가 들어왔다. 유교의 전통적인 인(仁) 사상이 개화와 함께 분리되고, 듣도 보도 못하던 생경스러운 유물론(唯物論)과 유신론(有神論)이 정신세계를 흔들어 놓기 시작했다. 아직 우리의 정신가치로 정착하기 위한 진지한 토론도 없이 냉전시대의 희생양으로 북한과 남한의 분단 되어버렸고, 패권주의의 총알받이로 징집된 국민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이것이다. 서로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궁금한 것이 있다. 이젠 충분한 토의와 검토가 끝나지 않았는가? 어느 쪽이 옳다. 잘못이다가 아니다. 해야 할 ‘관계론’말이다. 그런데 서로 사랑해야 할 관계가 자꾸만 미워지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권력욕 때문이다.

이젠 이데올로기 이의제기가 아니다. 권력욕심의 문제이다. 김정은에게 이데올로기가 있는가? 삼대 세습하는 권력은 좋다 좋다 하고 남한의 기득권과 세습은 죽도록 미워지는 이율배반이 지금 우리의 상처의 근원이다. 가슴이 차가워져서 하나 되지 못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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