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피부과 박철종교수

[부천신문]오는 10월 29일은 세계건선협회연맹(IFPA; International Federation of Psoriasis Associations)이 지정한 ‘세계 건선의 날’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건선’으로 병원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16만9천여 명에 달하는데 해마다 환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선(乾癬, psoriasis)’은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비전염성 만성 피부질환으로, 발병초기 피부에 좁쌀 같은 붉은 색을 띠는 발진과 함께 그 위에 하얀 피부 각질세포(인설)가 발생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흔히 건선을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단순 피부질환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많은데, 건선은 환경적 자극과 유전적 요인이 연관된 면역학적 만성 전신 질환이다. 피부면역세포(T세포)의 이상 활동에 의해 염증유발물질이 피부의 각질 세포를 자극, 과도한 세포증식과 피부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주로 팔꿈치·무릎·엉덩이·머리 부분에 발생하며 손바닥·성기·정강이·손발톱 등에도 생길 수 있다.

초기 건선은 발진 위에 피부 각질이 새하얗게 덮이고, 더 진행되면 발진이 생긴 피부가 두꺼워지고 발진들이 합쳐지면서 병변이 커진다. 여기서 더 악화되면 피부 병변뿐만 아니라 손가락과 발가락이 뻣뻣해지고 붓는 증상이 나타나는 건선성 관절염이나 척추염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증상이 심한 중등도 이상의 건선이거나 건선을 오래 앓을수록 관절염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또한 관절염 외에도 심장·혈관질환이나 비만,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도 높고, 우울증을 야기해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다.

가벼운 건선은 피부에 연고를 바르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되며, 증상이 심한 경우 경구 치료제를 쓰거나 광선치료를 받게 된다.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생물학적제제(생물학적 방법으로 제조된 항체 단백질로 만든 약)를 쓰게 되는데 중등도 이상 건선 환자들에게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치료법은 건선 정도와 활성도, 병변 형태, 발생 부위, 환자 나이 등을 고려해 정한다. 또한 생활습관 개선도 매우 중요한데 음주와 흡연을 피하고,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를 건조하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 때를 심하게 밀면 피부가 자극을 받아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가볍게 씻어내는 것이 좋으며, 정신적 스트레스도 건선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평온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선은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여 호전되어 보이다가도 중증 건선으로 진행할 경우 우울증은 물론 ‘건선성 관절염’, ‘협심증’ 등 합병증을 초래하므로 건선에 대해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는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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