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생한방병원 정재현 원장

[부천신문] 온 산과 들이 형형색색 찬란하게 물들고, 단풍놀이 가기 좋은 10월이 지났다. 잠깐 한눈 판 사이 찬바람 스산한 11월로 접어 들면 소리소문 없이 찾아드는 불청객 같은 질환이 있다. 

바로 ‘오십견(五十肩)’ 이다. 오십견은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 또는 ‘동결견(frozen shoulder)’ 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름에서 짐작해 볼 수 있듯이 마치 어깨가 얼어붙은듯 움직이기 어렵고 통증이 동반되는 질병이다. 

오십견이 꼭 겨울에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겨울철에 보다 빈발하는데 그 이유는 낮아진 기온 때문에 우리 몸의 혈관이 수축하여 순환기능이 떨어지고, 더불어 근육과 힘줄, 인대와 관절낭과 같은 어깨를 둘러싼 조직들이 경직되는 것과 관련이 깊다고 여겨진다. 

추위로 인하여 움츠러든 어깨는 가벼운 맨손체조나 온찜질로 풀어볼 수 있겠지만, 통증을 동반한 어깨 운동범위의 제한이 1~2주 이상 지속되고 밤마다 어깨가 아파 잠을 설치기 시작한다면 오십견의 시초일 수 있으므로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오십견은 흔히 노화가 시작되고 가속화되는 50대 전후로 발생해서 지어진 이름이지만, 최근에는 3, 40대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추세이므로 주먹구구식으로 나이를 따질 것이 아니라 정확한 검사를 통한 확진이 중요하다. 

오십견은 평소 어깨가 건강하고 문제 없던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지만 기존에 회전근개 손상이나 충돌증후군과 같은 어깨 문제들로 인해서 야기될 수도 있다.  

특히 당뇨는 혈당 증가로 어깨의 염증반응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평소 혈당 수치가 높거나 당뇨를 가진 분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어깨 통증이 오십견은 아닌지 주의해야 한다.

오십견의 증상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는 염증기로서 관절 주변에 염증이 증가하고 염증반응의 결과로 서서히 관절의 유착이 진행되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환자들은 어깨 속 깊은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며 아픈 쪽 어깨로 모로 누우면 아파 견디기 힘들고 밤에 어깨가 아파서 깨기도 하며 서서히 팔을 머리 위로 올리거나 뒷짐지는 동작을 하기 힘들어진다. 

2단계는 동결기로서 발병 후 약 3~6개월 정도 경과된 시기이다. 발병 초기의 통증은 서서히 줄어들지만 어깨를 움직일 수 있는 범위는 한결 좁아져서 셔츠를 갈아입거나 찬장에서 물건을 내리는 등 일상적인 동작들도 제대로 하기가 힘들어 지면서 곤란함을 겪는 시기이다. 

마지막 3단계는 해동기로서 발병 후 6개월 ~ 24개월 정도 경과된 단계로 여간해서는 다시 움직이지 못할 것처럼 굳어졌던 어깨가 조금씩 풀리는 시기이다. 통증이 한결 더 감소되며 한동안 하지 못했던 만세나 열중쉬어 자세도 할수 있게 되고 비로소 예전의 편안하던 어깨를 되찾는 단계이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대부분 수술 없이 한방치료 만으로도 완쾌가 가능하다. 오십견을 수월하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한약의 도움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오십견의 주요 원인인 냉기가 많은 환자는 따뜻한 온기를 보충해주는 한약을, 순환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기혈의 순환을 돕는 한약을, 몸의 기운이 저하되어 가동력이 떨어진 환자는 몸의 기운을 보충해 주는 한약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처럼 진단은 동일한 오십견이라고 하더라도 개개인의 특성과 상태를 충실하게 반영한 개인맞춤식 한약을 쓰는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유착된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는 침구치료와 더불어 관절 및 주변조직의 통증을 줄이고 염증을 제거하며 재생을 촉진하는 신바로약침,  면역계를 자극해 회복을 돕는 봉약침, 관절과 조직을 윤활해주는 자하거약침 등 여러 약침을 병행하면 통증 조절과 기능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된다. 

통증이 초기보다 많이 줄어있는 동결기에서 해동기의 환자라면 유착된 관절을 움직이고 틀어진 날개뼈와 어깨의 위치를 바로 잡아주는 추나치료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나, 통증이 극심한 염증기에는 추나치료 자극이 일시적으로 통증을 더 자극할 수도 있으므로 추나에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한의사와 상담 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천자생한방병원 (032-320-8813)
부천시 원미구 부일로 191번길 17(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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