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슬기 기자
권슬기 기자

[부천신문] 최근 제보를 받아 상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 취재를 하러 갔다. 해당 아파트는 주거환경이 좋아 몇 달 전 '구해줘 홈즈'라는 주거지역 찾기 예능 부천 편에도 출현해 좋은 인상을 남긴 곳이다.

그런데 며칠 전 아파트 주민들은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1층에 성인용품 판매점이 들어온 것.

입주민들이 드나드는 주 출입구 옆에 떡하니 자리를 꿰찼다.

겉으로 보기 불편한 이미지들은 없다. 오히려 꽁꽁 감추고 있는 외관이다.

다만, 매장 출입구가 열리면 그 내부가 적나라하게 보인다.

사실 성인이라면 별걱정이 없을 수 있지만, 아이를 가진 학부모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나라의 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소극적이며 폐쇄적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성이 개방적인 나라인 네덜란드에서도 아파트 단지 내에 'SEX MUSEUM'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개방적인 일본에서도 매장 내 있거나 밀집된 거리에 있다.

주거지역에 성인용품점 입점을 반대하는 것은 성문화를 '쉬쉬'하는 것과는 다르다.

구매층이 확실한 상권으로, 위락시설이 밀집된 지역으로, 홍보가 될 만한 곳으로 당연히 가지 않나.

개인적으로는 해가 지기도 전에 먹자골목에서 교복 입은 학생들이 지나가든 말든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도우미 노래방 옥외 불법 광고물도 꼴 보기 싫다.

그런데 집 앞에서 이런 가게도 봐야 한다면 자치정부의 단속반과 건축과는 무엇을 하는 건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하는지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것이 당연지사이다.

그렇다고 이는 주거에 필요한 폐기물처리장 또는 쓰레기 매립지 같은 시설을 반대하는 님비(NIMBY)와도 다른 상황이다.

입주민들이 다니는 길목에 성인용품점이 있다는 것은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들이 올바른 성문화를 배우기도 전에 변질한 성 가치관이 유입될 수 있다.

가뜩이나 기초적이고 본질적인 성교육의 부재와 미디어의 발달로 초등생의 나이에도 성폭력 등 문제가 발생하는 세상이다.

성인용품은 올바른 성 지식을 가진 상황에서 선택적으로 사용되는 慰樂(위락)의 도구이다.

과연 성인용품은 판매할 대상이 아파트 입주민들일까? 구매층이 제한적인데 왜 아파트 주 출입구 1층으로 입점한 것일까?

업주가 상권 분석도 안 하고 들어온 초짜일지, 악의적인 마음을 품고 들어온 소위 '알박기'인지 상황이 진행됨에 따라 더 명확해질 것이다.

성인용품 상품 자체에 대한 의문이 들기보다는 주거지역에 입점한 업주의 의중이 의심스럽다.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문제를 얼마나 빠르게 해결할지도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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