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견하고 견제하는 것이 시의원의 역할인데 '프로참견러'라고 오명 씌우기

 

권슬기 기자
권슬기 기자

[부천신문] 정부가 하는 일에 비해 많은 국민, 시민들의 의견을 다 수렴할 수 없기에 대리인을 뽑은 것이 의회다. 의원들은 지역을 바탕으로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얻은 사람이 그들을 대표하여 발언권을 갖게 된다. 또한, 많은 지역민들의 표를 얻어 지위를 얻은 만큼 의원들은 개인의 입장이 아니며 시 의원들은 지역민의 대표자다.

지역민들이 바라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견제 역할이다. 지역 공동체의 입장으로 쓸데없이 예산낭비 하지 않고 지역 발전을 도모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공무를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더 철저하고 투명하게 일을 하게 되는 것은 의회의 존재가 큰 역할을 한다. 시민들은 의원의 업무를 관찰하고 의원은 공무원의 업무를 감찰하고 공무원은 시민들의 공익을 위해 업무를 하는 순환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작년 연말, 전국공무원 노조 부천시지부의 2020년 으뜸&개선요망 시의원 설문조사 결과는 의아함을 자아냈다. 큰 문제점은 이 설문조사가 어디 기관을 통했고 몇명이 조사에 응답했으며 오차범위나 신뢰도 등 데이터는 없이 찌라시 처럼 뿌려지고 있다.


으뜸 상을 받은 시의원은 홍보하며 기분 좋아할 수 있겠지만,  28명뿐인 시의원 중 1위부터 5위 으뜸 순위를 매기고 사실상 하위를 명목상 개선요망 순위로 5명을 실명 비공개로 공개했다. 대신 개선요망 시의원의 '해당 시의원을 보고 떠오른 단어들'로 유추할 실마리가 들어있고 주로 부정적이며 공격적인 표현들이 나열되어 있다. 
   
사실 이는 시의원에게 정치 사망신고와도 같다. 시민들에게 눈치챌 수 있는 단어들을 섞어놓고 부정적인 색안경을 끼우기 충분하다.

시의원의 존재와 역할은 공무원에게 매사의 걸림돌이겠지만, 시민들은 괜찮은 인간상을 인기투표로 뽑은 것이 아니다. 지역 공익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지방정부를 '견제'하는 일을 '나 대신' 잘할 사람을 뽑았을 뿐이다. 

개선요망 1위 시의원과 관련한 단어들 중 '쓸데없는 오지랖', '권한남용', '과도한 자료요구', ''프로불편러', '꼬투리' 등 이런 단어들은 시의원의 역할이다. 오히려 공무원들을 업무적으로 시달리게 한 것은 제 일을 잘했다고 시민이 상을 줄 상황이다. 그러나 공무원 노조는 귀찮고 불편한 시의원의 의무와 역할을 비아냥대며 의도적으로 프레임 씌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이외의 단어들은 사례가 필요하며 검증이 되지 않은 감정적인 단어들이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갑질'인데 '갑'이 시의원이고 '을'이 공무원이라면 을이 갑을 평가하며 눈치줄 수 있는 상황일까? 

이를 보며 시의원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공무원 눈치를 봐야하는 웃기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시민-시의회-지방정부'의 순환이 지방정부 공무원이 시민 사이에 꼭두각시 시의회를 두는 먹이사슬 구조로 변질되려 한다. 시의원들은 더 똑똑하게 정직하게 행동하며 더 철저하게 '갑질'을 해주길 바란다. '슈퍼 갑'인 시민들이 항상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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